본문 바로가기
그외(뻘짓)

the years 1,2

by 어정버정 2023. 5. 20.

2012-10-06 

Life, Paint and Passion

 

 

 

The Years (1937)

Virginia Woolf

 

 

 

1880

 

봄 날씨가 아리송하였다. 끊임없이 변하는 날씨로 땅 위를 푸른색, 자주색 구름들이 바쁘게 떠돌아다녔다. 시골에서는 농부들이 들판을 걱정스레 바라보았고 런던에서는 하늘을 올려다 본 사람들이 우산을 펼쳤다가 접었다. 하지만 4월 날씨란 늘 그러려니 하잖아요. 수천 명의 점원들이 위틀리나 육해군 조합매점(Army and Navy Stores) 판매대 맞은편에 주름 장식 드레스를 입은 손님들에게 말끔하게 포장한 꾸러미를 건네며 그렇게 한마디씩 했다. 웨스트 엔드(런던 중심지의 서쪽 지역, 극장, 상점, 호텔들이 많다,)에 쉴 새 없이 들고 나는 쇼핑객이나 동부의 사무원들이 자갈 보도를 퍼레이드 하듯 걸어 다녔다. 한없이 행군을 하는 캐러반들 같았다. 무슨 이유에라도, 편지를 부친다든지, 피카딜리의 클럽 창문에서 내다본다든지 같은 여타 이유로 멈춰선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비쳤다. 랜도 마차(포장이 앞뒤로 나뉜 마차), 빅토리아 마차(2인승 4륜마차), 2륜의 영업용 마차의 물결이 쉬지 않고 흘렀다. 시즌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더욱 조용한 거리에서는 음악가들이 그들의 건포도 바구니를 조금씩 나눠 주고 있지만 대개는 울적한 피리의 소리들을 내불었다. 피리 소리는 메아리가 지거나 혹은 흉내를 내듯 여기 하이드 파크의 나무에서, 여기 세인트 제임스(중앙 런던, 웨스터민스터의 구역)에서 참새들이 지저귀고, 그 사이로 이따금씩 요염한 개똥지빠귀 소리가 왈칵 쏟아졌다. 광장의 비둘기들은 나무 꼭대기에서 이리저리 나부대며 잔가지 하나, 두엇 떨어뜨리고 늘 방해를 받고 마는 자장가를 다시 또다시 흥얼흥얼거렸다. 마블 아치와 앱슬리 하우스의 문들은 오후가 되자 속치마 틀을 받친 다양한 색깔의 드레스를 걸친 숙녀들과 지팡이를 지고, 카네이션을 꽂은 프록코트의 신사들로 꽉 막혔다. 여기 공주가 왔다. 공주가 지나면 모자가 들렸다. 주택지구의 기나긴 거리 지하실에서는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계집종들이 차를 준비했다. 지하실에서 우회로로 올라온 은 차 주전자는 탁자 위에 놓이고, 처녀들과 독신녀들은 버몬지(19세기 런던의 슬럼가가 있던 곳)와 혹스톤(과거 런던에 학교와 정신병원 수용소, 난민촌이 있던 곳)의 아린 상처를 누르던 손으로 하나, , , 넷 조심조심 찻숟갈 가득 차를 덜어내었다. 해가 가라앉고 나면 수백만의 작은 가스등이 유리로 된 우리에서 활짝 펼친 공작 꼬리의 눈깔 모양을 형성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넓게 뻗은 어둠은 보도 위에 길게 남았다. 남포등과 저무는 해가 섞인 빛이 라운드 폰드(켄싱턴 가든 인공연못)와 서펜타인 호수(하이드파크의 호수)의 잔잔한 수면에 고루 되비쳤다. 이륜승합마차를 타고 따각따각 브릿지(19세기 후반까지 템즈 강에 유일하게 놓여 있던 다리, 런던 브릿지를 말한다)를 건너가던 저녁식사 나들이객들은 한순간 매혹적인 풍광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달이 떠오르고 잘 닦은 이 동전은 이따금 구름 줄기로 흐릿해지긴 해도 청명하게, 엄정하게, 어쩌면 완전히 무심하게 빛을 내었다. 등대의 탐조등처럼 천천히 휘감기며 하루가, 주일들이, 연년이 하늘을 가로질러 하나씩 지나갔다.

 

에이벌 파지터 대령은 오찬 뒤에 그의 클럽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앉아 있었다. 일인용 가죽 소파에 앉은 그의 말동무들은 다들 군인들, 공무원들이었다가 이제는 퇴역하고 퇴직을 한 그와 똑같은 유형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오래된 농담과 이제는 과거인 인도, 아프리카, 이집트에서 지낸 이야기들을 되살리다가 자연스레 화제가 전환되어, 현재로 말들을 돌렸다. 어느 자리 임명에 대한, 지명 가능한 후보에 대한 문제였다.

갑자기 셋 중에 가장 젊고 말쑥한 이가 앞으로 몸을 숙였다. 어제 저녁하고 저녁을 먹었어요. 여기서 화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다른 사람들도 그쪽으로 몸을 구부렸다. 에이벌 대령은 짧게 손을 흔들어 커피 컵을 치우고 있던 하인들을 쫓았다. 이마가 벗겨지고 회색으로 샌 머리 세 개가 몇 분 동안 서로 가까이 모여 있었다. 그런 뒤 에이벌 대령은 의자 뒤로 몸을 뺐다. 엘킨 소령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모든 눈에 반짝거리며 몰려들던 궁금증이 파지터 대령의 얼굴에서 완전히 사그라졌다. 눈부신 동방의 섬광이 여전히 그들 속에 있는 것처럼 그는 조금 얼굴을 찌푸리며 연청색 눈으로 자신의 앞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들 사이에 먼지가 여전히 있기라도 하듯, 눈 꼬리에 주름이 잡혔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의 흥미를 뚝 떨어뜨리는 다른 생각이 문뜩 스쳤다. 실로 그에게 유쾌하지 못한 생각이었다. 그는 일어서서 피카딜리 쪽으로 난 창문을 내다보았다. 가만히 여송연을 붙잡고 그는 옴니버스 마차, 2륜 승합마차, 빅토리아 마차, 화물차와 랜도 마차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전부 벗어났다. 그의 태도가 그런 말을 했다. 더 이상 그런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 빤히 바라보며 선 동안에 침울이 잘생긴 그의 붉은 얼굴에 자리 잡았다.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물어볼 질문이 있다. 그는 그 질문을 하기위해 돌아섰지만 그의 친구들은 가버렸다. 그 작은 모임은 깨졌다. 엘킨스는 서두르며 벌써 문을 나가고 있었다. 브랜드는 다른 남자에게 이야기를 나누러 자리를 떴다. 파지터 대령은 하려고 했던 그 일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창가로 몸을 돌리고 피카딜리를 바라보았다. 붐비는 거리 속,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 계략을 품은 듯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나름의 약속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르고 있었다. 빅토리아와 브루엄(말 한필이 끄는 사륜마차)을 탄 숙녀들조차도 피카딜리를 심부름이나 이러저러한 일로 달가닥거리며 바삐 지나갔다. 사람들이 런던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시즌을 대비해 정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떤 시즌도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할 일이 없었다. 그의 아내는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죽지 않았다. 오늘은 몸이 더 나았다. 내일이면 더 나빠질 지도 모른다. 새로운 간호사가 올 것이고 그런 나날이 지속되었다. 그는 신문을 집어 들고 신문지를 넘겼다. 그는 쾰른 대성당의 서쪽 정면 사진을 쳐다보았다. 그는 신문을 다른 신문들 사이 제자리로 도로 비집어 넣었다. 조만간에 그는 런던을 벗어날 것이다. 조만간이란 그의 아내가 죽은 순간의 완곡어법이다. 그리고 시골에서 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 문제가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물론 다른. 그의 얼굴이 바뀌었다. 덜 만족스러운 낯빛이, 그러면서도 약간은 간활하며 불안한 얼굴이 되었다.

어쨌든, 그는 어딘가에는 가야만 한다. 그들이 한담을 나누는 사이에 그는 마음 한편 구석에서 계속 그 생각을 했었다. 몸을 돌리고 그들이 갔다는 걸 알자 그 생각은 그의 상처에 넓게 펴 바른 향유였다. 그는 미라를 가서 만날 수도 있다. 미라는 그를 보면 적어도 반가워하겠지. 그래서 클럽을 나서서 그는 바쁜 남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동쪽으로 틀지 않았다. 서쪽, 애버콘 테라스에 있는 자신이 집 쪽으로도 돌지 않았다. 대신 웨스터민스터 방향 그린 파크로 나있는 단단한 경로를 택했다. 풀밭은 아주 푸르렀다. 이파리들은 막 움을 트기 시작하여 새의 발톱을 닮은 작은 녹색 발톱들이, 가지에서 뾰족 내밀었다. 광채가 돌았다, 도처에 활기가 넘쳤다. 공기 냄새는 말갛고 상쾌하였다. 하지만 파지터 대령은 풀밭도 나무도 보지 않았다.

그는 바싹 단추를 채운 코트를 입고 바로 앞을 똑바로 내다보며 공원을 행군했다. 하지만 웨스트민스터에 도착을 하자 발을 멈췄다. 그는 이쪽 분야 관련 일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엄청난 덩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아래 놓인 그 작은 거리, 노란색 커튼에 창문에 카드지를 댄 거무주죽한 작은 집들의 거리, 머핀장수가 늘 종을 울리고 있는 것 같은 거리,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고 보도 위의 흰색 분필 선을 깡총대며 건너다니는 거리를 들어설 때마다, 멈춰 서서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보았다. 그런 후 아주 재빨리 넘버 서티로 걸어가 종을 울렸다. 얼굴을 다소 파묻고 기다리면서 그는 똑바로 문만 쳐다보았다. 그는 문간에 서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들어오라 안내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심즈 부인이 안으로 안내하는 일도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는 항상 무슨 냄새가 났다. 항상 더러운 옷이 뒷마당 줄에 걸려있었다. 그는 계단을 뚱하고도 무겁게 걸어 올라가 응접실로 들어갔다.

아무도 거기에 없었다. 너무 일찍 왔다. 그는 불쾌한 마음으로 방을 둘러보았다. 작은 물건들이 사방에 너무 많았다. 그가 있을 자리가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 크다. 골풀 위에 날아가 앉으려는 행동을 막 취하고 있는 물총새가 그려진 장막 앞쪽으로 덮개를 덮은 벽난로 앞에 반듯이 서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위층 마루에서 여기저기로 허둥지둥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났다. 누구 다른 사람이 그녀와 있는가? 그는 귀를 기울이며 자문을 했다. 아이들이 바깥 거리에서 소리를 질렀다. 부도덕적인 일이었다. 비열한 일이었다. 수상한 일이었다. 조만간에,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허나 곧 문이 열리고 그의 정부, 미라가 들어왔다.

, 보기, 자기!’ 그녀가 반가이 소리를 질렀다. 그녀 머리는 아주 어수선했다. 조금 표정이 밝았다. 하지만 그녀는 나보다 훨씬 어리고 정말 날 만나서 기뻐하는군, 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작은 개가 그녀 곁에서 폴짝폴짝 튀었다.

룰루, 룰루.’ 외치며 그녀는 작은 개를 한 손으로 붙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 머리로 가져갔다. ‘이리온. 보기 삼촌한테 얼굴 보여주자.’

대령은 삐거덕거리는 버들가지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개를 그의 무릎에 놓았다. 개의 한쪽 귀 뒤로 작은 버짐이 보였다. 아마도 습진이겠지. 대령은 안경을 거리고 몸을 숙여 개의 귀를 살폈다. 미라는 그의 옷깃과 목이 만나는 부위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그의 안경이 떨어졌다. 떨어지던 안경을 잡아채고 그녀는 개에게 안경을 씌웠다. 이 노친네가 오늘은 영 기분이 별로군,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결코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신비 속의 클럽과 가족생활에서 무언가 잘못 되었다. 그녀가 머리를 하기도 전에 그가 왔다. 이는 성가신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무는 저 남자의 머리를 식히는 일이다. 그래서 그녀는 나풀나풀, 예전처럼 몸매가 불기는 했어도 여전히 의자와 탁자 사이를 잘도 미끄러지듯 돌아다니며, 그가 말릴 틈새도 없이 난로 철망을 치우고 인색한 하숙집 난로에 불을 지폈다. 그런 뒤 그녀는 그가 앉은 자리 팔걸이에 걸터앉았다.

, 미라.’ 그녀가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바라보고, 머리핀을 옮기며 말했다. ‘너 정말 꼴사납게 어수선한 여자애로구나!’ 그녀는 길게 돌돌 만 머리를 풀어 어깨 위로 늘어뜨렸다. 거의 마흔에 가깝고 사실대로 말하자면 베드포드에서 친구들과 기숙을 하고 있는 여덟 살 딸 하나를 두고 있긴 해도 여전히 황금색으로 번득이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이었다. 머리카락이 자체 조화를 이루며, 자신의 무게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보기는 구부정한 자세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머리카락에 키스를 했다. 손풍금이 거리 아래쪽에서 울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전부 그쪽 방향으로 몰려갔다. 갑작스런 적막이 감돌았다. 대령은 미라의 목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잃은 손으로 더듬기 시작해 어깨와 목이 만나는 조금 아래로 손이 내려갔다. 미라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앉으며 그의 무릎에 등을 기댔다.

그런 뒤 계단에서 삐걱 소리가 났다. 누군가  존재를 그들에게 경고라도 하듯이 톡톡 두드렸다. 미라는 바로 머리카락을 함께 핀으로 꽂고 일어나 문을 닫았다.

대령은 평소의 꼼꼼한 태도로 개의 귀를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습진인가? 아니, 습진이 아닌가? 그는 붉은 버짐을 쳐다보고 개를 바구니 안에 제 발로 세워두고 기다렸다. 그는 바깥 층계참에서 길어지는 속삭임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드디어 미라가 돌아왔다. 걱정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걱정을 하는 모습을 하면 그녀는 나이가 들어보였다. 그녀는 쿠션과 덮개 아래를 뒤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가방을 찾고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어디다 그녀는 가방을 둔 걸까? 물건들이 이렇게 어수선하니 어디에라도 있겠군, 이라고 대령은 생각했다. 그녀는 소파 구석 아래에서 얇게 가난에 찌들어 보이는 가방을 찾아내고 아래위를 뒤집었다. 들고 흔들자 손수건, 엉망이 된 종잇조각, 동화와 은화가 떨어졌다. 하지만 1 파운드짜리가 있었을 텐데, 그녀가 말했다. ‘분명 어제까지 가지고 있었어요.’ 그녀가 웅얼거렸다.

얼마라고?’ 대령이 말했다.

1 파운드면 되어요아니, 1파운드 팔십육 펜스면 되어요, 그녀가 세탁 어쩌면서 중얼거렸다. 대령은 작은 금색 갑에서 2파운드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그 돈을 가져갔고 층계참에서 다시 속닥거리는 대화가 오고갔다.

세탁이라고?’ 대령은 방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을 했다. 방은 우중충하고 난잡한 작은 굴이었다. 하지만 그녀보다 훨씬 나이를 먹었으니 세탁을 두고 이래저래 질문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었다. 다시 그녀가 돌아왔다. 그녀는 휙하니 방을 가로 질러 마루에 앉아 머리를 그의 무릎에 기댔다. 까무룩거리던 난로의 깜부기불이 이제는 거의 죽어버렸다. ‘그냥 두어.’ 그녀가 부지깽이를 집어 들자 그가 앞질러 말했다. ‘그냥 꺼지도록 둬.’ 그녀는 부지깽이를 내려놓았다. 개가 코를 골았다. 손풍금이 울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목의 아래, 위로, 두껍고 긴 머리카락 안팎으로 항해를 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방은, 다른 집과 너무 가까운 이 집은 아주 빨리 해거름이 찾아들었고 커튼의 반이 처져있었다. 그는 그녀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여자의 뒷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그런 뒤 손가락 두 개를 잃은 손으로 목과 어깨가 만나는 곳 아래쪽을 더듬기 시작했다.

2012-10-11

 

갑작스러운 비가 한차례 골목에 몰아쳤다. 분필로 된 우리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질풍처럼 집으로 흩어졌다. 머리 뒤통수에 어부 모자가 달라붙어 연석을 따라 흔들흔들 거닐며 당신의 복을 감사하라, 당신의 복을 감사하라.’ 우렁차게 부르던 늙은 거리의 악사는 옷깃을 올려 세우고 선술집의 처마 아래 비를 피하고는 마지막으로 그의 경고를 내질렀다. ‘당신들의 복을 감사하소, 모두들.’ 그런 뒤 다시 해가 빛났다. 젖은 골목이 말랐다.

 

물이 끓지 않아.’ 밀리 파지터가 차 주전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에버콘 테라스에 있는 집의 정면 거실, 둥근 탁자에 앉아 있었다. ‘끓을 생각도 않네.’ 되풀이해 말을 했다. 주전자는 새겨 넣은 장미가 거의 지워진 구식의 황동 주전자였다. 가물거리는 작은 불꽃이 황동 그릇 아래에서 일었다 죽었다 했다. 옆에 있는 의자에 누워있던 동생 델리아도 역시 이를 쳐다보았다. ‘이제는 주전자가 끓겠지?’ 그녀는 한갓되이 딱히 대답을 바라지 않는 사람처럼 물었다. 밀리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침묵 속에 노란색 심지 다발 위의 작은 불꽃을 쳐다보고 앉아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듯 접시들과 잔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당장에는 그들뿐이었다. 방은 가구로 가득했다. 그들 맞은편에는 네덜란드식 장식장이 있었는데 장식장 선반에 푸른 도자기들이 놓여 있었고, 4월 저녁의 햇살로 장식장 유리가 밝게 물들어 있었다. 벽난로 위로는 흰색 모슬린 옷을 입은 붉은 머리의 젊은 여성이 넓적다리에 꽃바구니를 잡고 그들을 향해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밀리는 머리에서 머리핀을 뽑아 불꽃 크기를 키워보려고 심지 가닥을 따로 푸슬푸슬 떼기 시작했다.

그거 아무 소용도 없어.’ 델리아가 밀리를 지켜보며 찌그럭하게 말했다. 그리고는 꼼지락거렸다. 모든 일에 저처럼 성가시게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런 뒤 크로스비가 들어와, 주전자를 부엌에서 끓여야 할까냐고 물었다. 그러고 밀리는 아니라고 답했다. 어떡하면 이 허접하고 시시한 일을 관두게 할 수 있을까, 그녀는 탁자를 칼로 톡톡 치며 언니가 머리핀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약한 불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각다귀 소리가 주전자 밑에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때 마침 문이 다시 벌컥 열리고 뻑뻑한 분홍색 외투를 입은 작은 소녀가 들어왔다.

보모가 너에게 깨끗한 점퍼스커트를 입혔을 텐데.’ 밀리가 어른 같은 태도로 꾸미며 엄하게 말을 했다. 나무라도 오르내렸는지 아이 점퍼스커트에 녹색 얼룩이 졌다.

빨래해도 지지 않았어.’ 아직은 어린아이인 로즈가 뾰로통하게 뱉었다. 아이는 탁자를 바라보았지만 차 마실 기미가 아직 없었다.

밀리는 머리핀으로 다시 심지에 갖다 대었다. 델리아는 뒤로 기대 그녀 어깨 너머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는 정문의 계단을 볼 수 있었다.

저기, 마틴이 오네.’ 그녀가 침울하게 말을 했다. 문이 꽈당 닫히고, 책이 복도 탁자에 털썩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열두 살 난 소년, 마틴이 들어왔다. 소년은 사진 속 여인처럼 붉은 머리칼을 지녔지만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가서 옷 좀 잘 차려 입어.’ 델리아가 엄격하게 말을 했다. ‘시간은 많아. 주전자가 아직 끓지 않고 있어.’라고 말을 덧붙였다.

그들은 모두 주전자를 보았다. 주전자는 흔들거리는 작은 황동 그릇 아래 작은 불꽃이 깜박거리며 멜랑콜리한 희미한 노래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

주전자 터뜨려버려.’ 마틴이 획 돌아서며 말을 했다.

엄마는 네가 그런 말 쓰는 안 좋아하실 걸.’ 밀리가 다 큰 어른의 흉내를 내듯 그를 야단을 쳤다. 그들 어머니가 오랫동안 아프다보니 그 두 명의 누이들은 어린 동생들에게 죽 그런 태도를 흉내 내며 대했다. 다시 문이 열렸다.

쟁반이요, 아가씨.’ 크로스비가 문을 발로 붙잡아 열어둔 채 말을 했다. 그녀 손에 소용이 없는 쟁반을 들고 있었다.

쟁반,’ 밀리가 말했다. ‘그럼 누가 쟁반을 들고 올라갈래?’ 다시 그녀는 아이를 요령껏 다루길 원하는 어른 흉내를 내었다.

넌 안 돼, 로즈. 너무 무거워. 마틴에게 나르게 하자. 넌 오빠하고 같이 가도 돼. 하지만 오래 머물지는 마라. 그냥 엄마한테 뭘 했는지만 말씀드려. 그리고 주전자는주전자는.’

그러면서 그려는 심지를 다시 머리핀으로 깔짝거렸다. 작은 김이 풀썩 뱀 모양의 주둥이에서 뿜어져 나왔다. 처음에는 가끔씩 나오더니, 점차 점차 힘이 세졌다. 막 계단 가에 발자국 소리를 들을 참에는 주전자 주둥이에서 힘차게 김이 분사가 되었다.

끓어!’ 밀리가 소리를 질렀다. ‘끓는다고!’

 

그들은 침묵 속에서 먹었다. 네덜란드식 장식장 햇볕을 감안해보면 태양은 깜박깜박 점멸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때로는 그릇이 깊은 파란 빛으로 빛났다가 시퍼렇게 되었다. 다른 방에 빛이 살그머니 가구 위에 드리워 이쪽에 무늬를 이루고, 또 이쪽에는 또렷한 그늘이 졌다. 어딘가에 아름다움이 있겠지, 어딘가에는 자유가 있겠지, 라고 델리아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또 어딘가에, , 아버지가 흰 꽂을 꽂고 계시구나.곧 복도에서 지팡이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야!.’ 밀리가 주의의 말을 던졌다. 제꺽 마틴이 아버지 소파에서 꿈틀 빠져나왔다. 델리아는 똑바로 앉았다. 밀리는 바로 나머지 그릇들과 어울리지 않은. 장미가 흩뿌려진 아주 큰 컵을 앞으로 놓았다. 대령은 문가에 서서 사람들을 매서울 만치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의 작은 눈이 잘못을 잡아내려는 듯 빙 돌았다. 그 순간에 딱히 흠잡을 만한 데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화가 나 있었다. 그들은 그가 말을 뱉기도 전에 즉각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지저분한 악동 같으니.’ 그는 로즈 곁을 지나면서 아이의 귀를 꼬집었다. 그녀는 바로 손을 점퍼스커트 얼룩에 올려놓았다.

엄마는 괜찮으시냐?’ 그가 단단한 뭉치처럼 큰 소파의자에 주저앉으며 말을 했다. 그는 차를 몹시 싫어했다. 그래도 항상 그는 한때 아버지 소유였던 크고 오래된 찻잔으로 조금은 홀짝이곤 하였다. 그는 잔을 들어 올리고 형식적으로 조금 마셨다.

그리고 모두들 오늘 무슨 일을 했느냐?’ 그가 물었다.

그는 주위를 어릿한 하지만 깐깐한 눈길로 돌아보았다. 언뜻 나긋한 듯도 보였지만 지금은 퉁명스럽게 변하였다.

델리아는 음악 레슨을 받았어요. 그리고 전 위틀리에 갔었어요.’ 먼저 밀리가 배운 내용을 암송하는 아이처럼 말문을 열었다.

돈을 쓰러 갔다, 그런 거냐?’ 아버지 말투는 날카롭긴 해도 영 매정한 것은 않았다.

아녜요, 아빠. 말씀 드렸잖아요. 그 사람들이 잘못된 시트를 보내서.’

그리고 마틴, 너는?’ 파지터 대령은 딸의 발언을 자르며 아들에게 물었다. ‘평소처럼 학급에서 바닥이냐?’

일등이에요!’ 마틴이 소리쳤다. 이 순간까지 어렵사리 꾹 누르고 있었다는 듯이 불쑥 내지른 소리였다.

, 그렇게 말하지 말거라.’ 아버지가 말했다. 그의 어두운 분위기가 조금은 풀렸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은 동전 한줌을 꺼냈다. 그의 아이들은 아버지가 온통 플로린(2실링짜리 동전)중에서 육 펜스 동전 하나를 골라내려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세포이 항쟁에서 오른손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그래서 오른손의 근육이 줄어들어 손은 마치 늙은 새의 발톱을 닮았다. 그는 뒤적뒤적, 더듬거렸다. 하지만 그는 항상 그의 부상을 묵살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감히 그를 돕지 못하고 가만있었다. 절단한 손가락의 반짝거리며 남은 둥치에 로즈는 마음이 뺏겼다.

여기 있다, 마틴.’ 그가 한참 만에 6펜스를 아들에게 건네주며 말을 했다. 그러고 그는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의 콧수염을 쓸었다.

엘러노어는 어딨지?’ 침묵이 이어지자 그가 말문을 열었다.

그로브 가는 날이에요.’ 밀리가 아버지에게 상기시켜주었다.

, 그로브 가는 날.’ 대령이 투덜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잔에 든 설탕을 허물어뜨리려는 것처럼 둥글게, 둥글게 휘저었다.

친애하는 레비씨 노부부는.’ 델리아가 망설이며 말을 꺼냈다. 그녀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딸이었지만 지금 아버지의 기분으로 어느 정도까지 과감하게 말해도 되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버티 레비는 한쪽 발에 발가락이 여섯 개래요.’ 로즈가 갑자기 큰소리를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웃었다. 하지만 대령은 그들 웃음을 가로막았다.

아들아, 너는 서둘러라. 예습하러 가야지.’ 여전히 먹고 있던 마틴을 얼핏 보며 채근을 했다.

차 다 마시게 놔두시죠, 아빠.’ 밀리가 다시 어른을 흉내 낸 태도로 말을 했다.

새 간호사는?’ 대령은 탁자 모서리를 다다닥 두드렸다. ‘왔니?’

…….’ 밀리가 말을 꺼냈다. 하지만 복도에 치마 쓸리는 소리가 나고 엘러노어가 들어섰다. 아이들 마음이 한결 놓였다. 특히 밀리가 그랬다. 진짜 고맙기도 해라, 엘러노어 언니가 왔어. 회유자, 싸움의 해소자, 그녀와 가정사의 갈등과 격화 사이의 완충제인 언니를 올라다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숭배했다. 언니를 여신으로 부르곤 하였으며, 그녀에게 없는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여기고, 한 무더기 얼룩진 작은 책과 검정 장갑을 같이 들지 않고 있기라도 하면 그녀에게는 없는 옷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기도 하였다. 나 좀 도와줘. 언니에게 찻잔을 건네주며 칙칙하고 혹사당하고 비효율적인 작은 계집인 나를 보호해줘, 라고 생각을 했다. 항상 제멋대로 하는 델리아와 비교를 하면, 나는 항상 아빠한테 무시를 당해. 아빠는 무슨 이유에서든 성질을 내시고. 대령은 엘러노어에게 미소를 지었다. 벽난로 러그에 앉아 있던 붉은 개 역시 올려다보고 꼬리를 흔들었다. 자신에게 뼈다귀를 주고 그런 후에 손을 씻는, 마음에 드는 여인 중 한 명으로 여기는 듯하였다. 그녀는 딸 중에서 맏이였다. 약 스물두 살로 아름다움은 없으나 건강하였고 그 순간에는 지치긴 했어도 타고나길 활기차게 타고 났다.

늦어서 죄송해요.’ 엘러노어가 말했다. ‘기다리게 했네요. 그리고 예상을 하지 못했는데…….’ 그녀는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생각했던 거 보다 일찍 일어났다.’ 그가 서둘러 말을 했다. ‘그 모임이…….’ 그리고 말을 하다 말았다. 미라와는 다시 다툼이 있었다.

그로브 갔던 일은 어땠느냐, ?’라고 말을 덧붙였다.

, 그로브요.’ 말을 되풀이하는데 밀리 뚜껑이 덮인 접시를 내밀었다.

제가 기다리게 했네요.’ 같은 말을 하고 음식을 먹었다. 그녀가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밝아졌다.

말씀 좀 해주세요, 아빠.’ 델리아가 대담하게 나섰다. 그녀는 그가 총애하는 딸이었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하고 지내셨어요? 혹시 무슨 흥미진진한 일이라도?’

이 발언은 운이 없었다.

나처럼 고루하고 구식인 사람에게 흥미진진한 일은 없어.’ 대령이 퉁명하게 대답했다. 그는 다시 설탕 알갱이를 찻잔 벽에 바수었다. 그런 후 그는 자신의 무뚝뚝함을 후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클럽에서 오랜 친구 버크를 만났다. 너희들 중 한 명을 저녁에 데리고 오라더구나. 로빈이 돌아왔어. 휴가를 갔었지.’ 그가 말했다.

그는 차를 끝까지 마셨다. 차 몇 방울이 그의 약간 끝이 진 콧수염에 떨어졌다. 그는 커다란 비단 손수건을 꺼내고 조바심을 내며 턱을 닦았다. 낮은 의자에 앉아 있던 엘러노어는 처음에는 밀리를 그 다음에 델리아의 얼굴을 표정에 궁금증을 담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들 사이에 적대감이 흐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들은 계속 해서 먹고 마셨다. 마침내 대령이 자신의 컵을 집어 들고 그 안에 아무 것도 없는 것으로 들여다보고 살짝 댕그랑 소리를 내며 단호하게 내려놓았다. 차를 마시는 의식은 끝났다.

아들아.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서 예습을 시작하렴…….’하고 마틴에게 이르자 마틴은 접시 쪽으로 뻗던 손을 스르륵 뒤로 뺐다.

퍼뜩 사라지지 못할까.’ 고압적인 어투로 대령이 말했다. 마틴은 일어나서 나갔다. 가는 발길을 늦추기라도 할 태세로 손으로 마지못해 의자와 탁자들을 따라 끌었다. 그는 문을 조금은 큰소리로 쾅, 닫았다. 대령은 일어나서 단단하게 프록코트 단추를 채워 입고 그들 사이에 우뚝 섰다.

나 역시 나가봐야겠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굳이 나가야할 이유가 없는지 잠시 멈칫거렸다. 그는 거기 아주 똑바른 자세로 그들 사이에 서있었다. 무언가 명령이라도 내리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당장에는 내릴만한 어떤 명령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 같았다. 그러다 생각이 떠오른 듯 말을 시작했다.

너희들 한 가지 기억을 했으면 한다.’ 그가 누구 하나 집지 않고 고루에게 말을 건넸다. ‘에드워드에게 편지를 써라그에게 엄마한테 편지 쓰라고 전해.’

그럴게요.’ 엘러노어가 말했다.

그는 문 쪽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멈춰 섰다.

엄마가 나를 만나고 싶은 시간 알면 알려주렴.’ 말을 한 뒤 잠시 멈추고는 그는 막내딸의 귀를 꼬집었다.

지저분한 악동 같으니라고.’ 그는 점퍼스커트에 묻은 녹색 얼룩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는 손으로 가렸다. 문가에서 그가 다시 멈췄다.

잊지 마라.’ 그는 손잡이를 더듬으며 말했다. ‘에드워드에게 편지 쓰는 거 잊지 마.’

마침내 그는 문손잡이를 돌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 말이 없었다. 엘러노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긴장이 감도는구나, 라고 느꼈다. 탁자에 놓아두었던 작은 책 중 하나를 꺼내들고 무릎에 펼쳤다. 하지만 책에 눈길을 두지는 않았다. 눈은 저쪽 방 멀리로 아무 생각 없이 고정이 되었다. 후원의 나무들에 싹이 트고 있었다. 작은 이파리들이, 귀를 닮은 작은 잎새들이 덤불에 달려있었다. 해는 변덕스럽게 빛이 나고 있었다. 나갔다 들어갔다 하더니 지금은 불을 환하게 켜고 있었다, 지금은.

엘러노어 언니.’ 로즈가 생각 사이로 끼어들었다. 로즈는 기이하게도 아버지와 비슷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

엘러노어 언니.’ 그녀는 언니가 돌아보지 않자 낮은 소리로 다시 불렀다.

?’ 그녀를 쳐다보며 엘러노어가 대답했다.

나 램리에 가고 싶어.’ 로즈가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이미지, 거기 서서 손을 등 뒤로 돌려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램리에 가기엔 너무 늦었어.’ 엘러노어가 말했다.

거긴 일곱 시까지 문을 안 닫아.’ 로즈가 말했다.

그럼 마틴에게 너하고 같이 가겠냐고 물어봐.’ 엘러노어가 말했다.

작은 소녀는 문 쪽으로 슬그머니 움직여갔다. 엘려노어는 엘러노어는 다시 장부를 집어 들었다.

너 혼자 가서는 안 돼, 로즈. 너 혼자 가서는 안 된다고.’ 로즈가 문가에 다다르자 엘러노어는 장부에서 시선을 떼고 말했다. 로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졌다.

 

'그외(뻘짓)'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Sheltering Sky IV 2013-5-22  (0) 2023.06.03
the Sheltering sky I II III 2013-05-21  (0) 2023.06.03
What Maisie knew II, III  (0) 2023.05.20
What Maisie knew 1  (0) 2023.05.20
The great good place  (0) 202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