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진짜로 위험천만의 일
Something Truly Dangerous 359
내가 텅 빈 기차에서 내려 오시닝의 거리로 들어설 즈음에, 태양은 서쪽 지평선을 향해 슬슬 벗어나, 캐츠킬 산맥 너머로 빠지고 있었다. 나는 마치 마지막 결전을 위해 먼지가 자욱한 할리우드 목우지 소읍에 도착하는 수염 덥수룩한 무법자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집에 오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싱싱, 난공불락의 중세 요새처럼 내 오른쪽 절벽에 높은 탑이 있는 성벽으로 빙 둘러싸여 (이것만 아니면 햇볕이 잘 드는 운동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다정한 붉은 벽돌 학교 건물같은,— 갑작스럽게 이곳에 오기로 결정한 이후로 모든 것이 그렇게 양날의 칼처럼 상반되어 보였고, 장래성과 위험이 동시에 가득했다.) 웅크려 있는 데가 아니라 이 친숙한 교외 중심가 땅딸한 3층 건물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찌그러진 포드와 쉐보레 차량, 알아볼 수 있는 모든 브랜드 이름을 홍보하는 상점과 광고판이 있는 거리로 돌아온 느낌. 보안관을 만나게 될지, 아니면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쪽이 더 위협적일 가망이 크지만. 이 장소의 익숙함이 일종의 미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교한 함정. 어쩌면 엄마가 보안관일 수도 있었다. 물론 말 그대로는 아니지만, 내가 저 펜 열차 역에서 외면했던 사람이 어머니였고, 지금 내가 둘 중 한 사람과 함께 걷고 있다면 반항적이고 다혈질인 노친네 쪽이지 엄마가 아니었다. 나를 지나쳐 남쪽으로 향하는 열차편 표를 사려고 역 안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은 위티어의 거리에서 마주쳤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와이셔츠 차림에 멜빵을 멘 중년 남성, 유행에 뒤진 여름 드레스를 입은 여성, 낮은 밑단에 팔꿈치까지 소매가 내려오고, 외로운 흑인-아마 모범수- 이 한가롭게 역을 쓸고 지나가고. 휘티어에도 흑인이 한 명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없었던 사람들은, 저들 온갖 경찰들이었다. 그들은 도처에 있었고 빌어먹을 군사 점령 지역 같았다. 이 모든 보호는 어떤 면에서는 안도감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하였다. 내가 그들의 편이라는 데 그들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리라. 몇몇 소년들은 저쪽 철로 옆에서 구슬치기를 하고 있었다. 내 기억에 화신이 덮쳤을 때 타일러가 하던 놀이도 구슬치기였다. 그렇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혹은 아무것도 안 일어나거나. 너무 두렵지만 되돌릴 수는 없었다. 용기와 자신감, 혼잣말을 뱉었다. 용감한 사람은 결코 등등등. 선택이 이루어졌다. 이제 그 선택을 안고 살아라.
나는 이 결정을 아주 차분한 형편에서 내린 것은 아니었다. 사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때는 룩어헤드네이버스페셜 호에 탑승하고 거칠게 밀고 때리던 장난이 절정에 달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는 예상했어야만 했다. 위기 국면에서는 매사 쉽지 않기 마련이었고, 힘든 일 전개가 가장 난감할 때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우려했던 것처럼 우리는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속도도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괴성을 질러대었고, 뉴욕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더 속이 울렁거렸으며, 내 주변의 광경은 더욱 야만스레 날뛰었다. 노래는 더 지저분했고, 웃음소리는 더 커졌고, 엄청 사람들은 돌아다니고, 플라스크 술병을 교환하고, 장난을 치고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객차 반대편에 앉아 있던 젊은 법률 보조원 두 명이 실랑이 벌이다 맞붙었는데, 그 누구도 그들을 떼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소녀들은 들떠 숨넘어가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통통하고 깐깐한 회계 감사원 사무원이 찌그러진 전투모와 선글라스, 옥수수대 파이프를 물고 감상적으로 통로를 뽐내며 오르락내리락 “노병은 죽지 않아, 그들은 그냥 날아갈 뿐!”을 노래하다, 흘린 술에 미끄러져 넘어졌고, 타임의 쇼맨 남동생 라이프의 품에 안겼는데, 아주 충격적인 로맨스가 될 모든 조짐을 보여주는 일을 개시하였다. 라이프는 계속 바쁘게 놀릴 일 뭐든. 그 개새끼는 사진을 많이 찰칵거리며 찍고 다녔는데, 아마 인류학적인 특집 중 하나, “라이프 파티에 가다,”에 실으려는 것이겠지만 터지는 플래시건 불빛은 나는 미칠 듯이 늘 초조해졌다. 조금이라도 소리지를 목이 남은 소수 술취한 사람들이 “다리를 뒤집어라”를 부르고 있었는데…
“모든 어린 소녀들이 원자력 스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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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다리를 뒤집어라, 오 다리를 뒤집어라
오 다리를 뒤집어라, 달에 있는 사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승산 없는 정책을 피하려면 반격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리고 누구를 상대로? 나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이슈, 좋은 이슈 하나면 되었다 — 저런 곤경에 빠졌을 때는 나 자신이 아니라 이슈를 찾아 그것에 집중해야 했다 — 나는 내 편 1야드 라인으로 돌아왔고, 긴 스로를 던질 시간이었다! 펀트(punt)하고 기도할 시간이었다! 어쩌면 그건 지도, 어쩌면 기도를 해야 했나 보다! 퀘이커로 양육되고 프렌드 교파에서 얻은 종교적 경험으로 과거에 나는 힘든 걸림돌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아마도 지금 그런 것들이 효과적으로 도움될지 몰랐다! 그런데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다. 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젊은 여성들은 마치 기차의 격렬한 흔들림에 몸이 되튀기라도 것처럼 객차 주위를 까불고 깡총거리며 다녔고, -슴을 흔들고 남자들의 무릎에 떨어지며 거기에 발견되는 무엇이든 붙잡았다. 왠지 그들은 나를 쏙 빼놓았다. 하지만 그들이 주변으로 집어던지고 있는 음식은 나를 놓치지 않았다 — 마구 흔들어 서로를 향해 발사해대는 탄산수병은 … 소방 호스 같다. 아 젠장, 내가 한 짓에 대해 정말 후회스럽구나, 마침 때맞춰 눈가에 펑펑 솟구치는 눈물을 느끼며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우는 법을 배운 건 연극, <손안의 새(Bird-in-Hand)>였다. 나는 늙은 여관 주인 역할을 했다. 그 대사들이 이제 고대의 심판처럼 너울을 그리며 다시 떠올랐다. 내 인생 끝날 때까지 후회할 것이다! 아, 그 불쌍한 늙은이! 나는 전투에서의 냉정함, 어쩌면 평온함이 더 나은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믿음의 산물임을 알았지만, 이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이게 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평화의 구조를 구축하려는 노력한다는 미국의 이상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아, 나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동을 저질렀어, 안다, 계란 샐러드 샌드위치가 내 옆 창문에 부딪혀 내 무릎에 튀자 누구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울었다. 하지만 이 업무가 거의 마음을 바수어 놓았어… !
“이 공산주의자 스파이는 쇼비즈 열망을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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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다리를 뒤집어라, 오 다리를 뒤집어라…!
하지만 잠깐만, 잠깐 있어 봐, 이들 연극들은 다 어떻게 된거지? 나는 의아했다. 우리는 모두 연극에 참여했고 심지어 세기 전환기에 고등학교에 다니던 아이젠하워도 연극을 했다. 그는 <베니스의 상인> 패러디에서 유대인 어릿광대를 연기하여 찬사를 한몸에 끌어모았다. “샤일록의 하인인 론슬롯 고보 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이 세대의 애빌린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아주 웃기는 최고의 아마추어 캐릭터였다!”라고 마을 신문이 보도했다. 마치 우리 모두가 수십 년 전에 연기할 배역을 부여받았고 계속해서 확대되는 무대에서 그 여전히 배역을 실연해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비극적인 연인, 젊은 작가, 운동선수, 진행자, 아버지, 사업가 — 나는 그 모든 배역을 해봤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어린 소녀들이 모두 빈민가 출신의 유대인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그 판사라면, 나는 그들 - 물집을 만들어 줄텐데!
오 다리를 뒤집어라…!”
그래, 부랑자 역 역시, 우리 2학년 연극인 조지 M. 코핸의 <선술집>에서, 내 최고 역할 중의 하나, 부랑자 역을 맡았다 – 그리고 검사. 지난 가을 자금난 동안 내가 미국 국민들 앞에 내 사건을 상정하고 그들에게 나를, 그렇다 혹은 아니다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당시 나는 사실상 그들에게 <1월 16일 밤>의 클라이맥스를 상연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지금 당장-중요한 일은 어쨌든 <손안의 새>에서 맡은 주연 자리였다! 그 연극은 정당들 간의 갈등 그리고 어떻게 사랑이 이데올로기 사이의 틈에 가교를 놓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물론 나는 연인 역을 하지 않았다. 그런 역할 맡은 날들은 오래전에 지났다. 나는 늙은 토마스 그린리프, 둘 사이 막아서는 소녀의 아버지 역이었다. “하지만 이것 봐, 딸아, 계층은 계층이야, 우리는 항상 누가 누구인지, 어떤 모자가 어떤 머리에 맞는지 알고 있었어!” 하지만 악당인 만큼 나는 또한 영웅이었고, 가교가 내 안에서 형성이 되었고, 그 이후로 나는 균열의 치유자, 당 통합자, 끈임없는 유동을 인식할 수 있는 근본주의자, 울 줄 아는 강경파였다…
“어린 소녀들이 모두 자유를 사랑하는 빨갱이였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는 조 스탈린이라면, -!
오 다리를 뒤집어라, 오 다리를 뒤집어라
오 다리를 뒤집어라, 달에 있는 사나이!”
그러고 나서 계속 찜찜하게 달라붙던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마치 모두 미리 대본에 쓰인 것처럼 여하간 불가피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랄! 대본도 없고, 필연적인 패턴도 없고, 최종 장면도 없고, 액션만 있었고, 그다음에 또 액션! 아마도 러시아에서는 누군가가 미리 깔아놓았기에 역사에 꿍꿍이 계획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자유란 다 이런 게 중요하지 않는가! 엉클 샘이 말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행동하라. 살아 있는 현재에서 행동하라! 나는 불현듯 떠오르는 영감, 뜻밖의 행운,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며 인생이 나에게 가르쳐준 모든 것을 잊고, 우두커니 앉아만 있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예수님께 몸을 맡기던 그날 밤처럼 나는 엉덩이 털고 일어나 움직여야 했다. 나는 그 통로를 걸어내려 가야 한다. 물론 이 통로는 아니다, (나는 조심스레 몸을 뒤로 물려앉았다.) 여긴 미친 사람들로 너무 가득 차 있으니까. 하지만 요점은 헌신을 약속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말이 아닌 행동: 그것은 아이크가 사람 말문 막을 때 던지던 말이었지만 이제는 철로에서 등골 부러져라 일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렇다면 나의 중대고비는 이랬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받아들여라. 작가도 없고, 감독도 없고, 관객들에게도 어떤 기억도 없었다. 그것들은 매일매일 새로 고안하여야 한다! 아마도 빛의 아들들과 어둠의 아들들 사이에는 전쟁조차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그런 척만 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떠올리는 나 자신이 오히려 신기했다. 수년간의 토론과 적대적인 정치는 나에게 비난과 배격에 대한 신봉으로 내몰았고 그리하여 원인과 결과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었다. 사건의 역사, 전개되는 패턴, 상벌, 통제된 삶. 그러나 나에게 역사란 무엇이었는가? 나는 일기를 쓰거나 오래된 편지, 학교 공책들, 심지어 오래된 법률 소송사건을 보관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소위 말하는 이슈 뒤에 자주 무슨 탁상공론의 공허가 깔려 있는지 알지 못한 채 토론 문제의 양편에서 너무 자주 승리했다. 이는 나 자신의 오랜 믿음의 확증으로만 이어졌다. 즉 우파와 좌파, 유신론과 무신론, 율법주의와 무정부주의, 단일주의와 다원주의 등, 모든 사람은 온갖 관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오로지 일관성에 대한 인위적인(정치적이라고 부르는) 헌신만이 그들을 확고하게 단일 위치에 붙어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우주가 그렇지 않은데 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까? 무법의 우주에는 물론 일관성 있는 힘이 존재했다-하지만 혼란에도 힘이 있었다! 나는 붙잡았던 팔걸이를 놓고 마음대로 방귀를 뀌며 기분이 훨씬 나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원자폭탄의 비밀처럼 정말 위험한 것을 알게 된 뒤 불안한 느낌에 께름칙하긴 했지만, 물리적 다이어그램이나 화학식이 아니라 정신의 구멍과 같은 비밀. 동기 진공상태. 그리고 나는 마침내 팬텀과의 투쟁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목적의 거짓말에 맞서는 전쟁이었다!
한 비서가 복도를 비틀거리며 질러 화장실로 가고 있었고, 남자 세 명과 여자 한 명이 “팬티 레이드!”라고 외치고, 그녀에게 태클을 걸고 그녀의 치마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옆 빈자리로 아주 세게 굴러떨어졌고, 그 결에 흔들릴 정도로 내게 쿵 부딪쳤지만 나는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다칠 수도 있었지만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부상을 입을 가능성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용맹하게” 굴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러한 배려니 뭐니가 더 큰 관련이슈들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온 나라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경력이 위축되고 있었고, 오직 거칠고 완전히 전례 없는 행동만이 이를 살리고 저들을 구할 것이며, 일들이 다시 굴러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뭐로?
그리고 그들이 몽롱한 여자를 좌석 밖으로 끌어내서 객차의 한쪽 끝에 팔다리를 쭉 펼치고 눕혔을 때, 갑자기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떠올랐다! 내가 대본에 개입해서 이를 바꿔야 했다! 그 일은 위험했고, 정치적으로는 죽음의 입맞춤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도박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했다. 내 철학은 항상 이랬다.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정치적으로 편의주의적인 일을 하지 말며, 본능이 옳다고 말하는 대로 하라! 엉클 샘이 한때 나에게 강의한 것처럼, 만약 단 한 사람이 자신의 본능에 불굴의 의지를 갖고 단단히 발을 박고서 그곳에 머무르면, 거대한 세상이 방향을 바꾸어 그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 내 본능이 나에게, 저 아래 멀리 끄트머리에 --,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고, 룩어헤드네이버스페셜 호가 지하로 총알처럼 들어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자, 너는 반드시 싱싱까지 계속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닿아야 했다! 그들에게 무엇이든 약속하라. 모스크바로 가는 일등석 뱃길, TV에서의 자유 시간, 이베츠 메이저리그 야구장 박스석, 각료직 등 무엇이든! 하지만 그 자백을 받아라! 이런 처형을 중단하라! 오늘 밤엔 그 쇼가 계속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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