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은 와르다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에 놀랐다. 여성으로서 전형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녀의 나이와 살아온 인생 경험의 제약들을 고려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지성과 객관성을 선보였다. 그녀의 내면에 있는 무언가가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바스크인을 매료시키기 시작했다. 평온함, 자연스러운 확신, 자신과 미래를 바라보는 차분한 태도가 혼합이 된, 이 모든 것이 마음이 물렁해졌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에게 훈훈한 발삼의 효과처럼 무언가로 물들였다. 그녀는 거친 모서리도, 예상치 못한 우회적인 기만도, 막 치솟을 듯한 숨겨진 장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영속토록 완벽한 이목구비 그리고 못지않게 조화롭고 균형 잡힌 몸매를 통해 표현되었다. 불현듯 이투리는 이 대화와 그전에 나눴던 다른 대화를 들으며, 항상 그의 얼굴에 떠올랐을, 놀라움에 찬 감탄 그리고 못 믿겠다고 현혹된 표정을 보고 그녀가 재미있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그 생각에 얼굴이 붉어졌다. 아주 처음부터 이런 특성의 와르다의 아름다움과 영향력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고, 그 깊어지던 여파는 점점 더 분명하고 결정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과장되고 과잉몰입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존에게 세상이 변해버렸다. 그녀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 정박하고 있다면 그럼 세상은 그가 늘 생각하고 있던 세상이 아닐 것이다. 며칠 후면 쉰 살이 되는 그에게 갑자기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롭고 심기 불편하게 당혹스러워 보였다.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그토록 총체적인 현상에 사랑이라는 용어로 판시하는 일은 얼토당토않게 피상적인, 지나치게 단순화의 늪에 빠지리라. 그 단어는 거의 항상 표시가 드러나는 카드 한 벌을 가지고 게임을 벌인다는 의미였다. 지금으로서는 말로는 다 담아둘 수 없는 무언가가 깨어났다.
레스토랑을 벗어나, 그는 아무런 제안이나 강요 없이 그녀와 함께 호텔까지 동행했다. 그들이 작별 인사를 하자 그녀는 따뜻하지만 다소 역설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장님, 조만간 선장님 연락을 받겠네요. 제 미래가 선장님 손에 달렸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그는 와르다가 사라진 회전문 밖에 잠시 서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다시 배로 돌아와 완전히 옷을 입은 채 간이침대에 털썩 누워, 이목구비 하나하나, 어조 하나하나를 떠올려 보았다. 이것들로 한때는 마법사와 은둔자 종족인, 전사와 별 없이 항해하는 선원들의 종족인 늙은이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을 사랑의 묘약에 잠겨 들고 있었다
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 따뜻하게 고동치는 인광의 늪지에서 지새우는 밤들에 존 이투리의 긴 고백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아쉽게도 여기서 내가 요약하거나 순서를 바꾸면 억눌린 감정에 그가 말을 하며 격해져 두던 강세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와르다 바슈르의 아름다움을 두고 선장이 계속 외던 일에는 시편이나 옛 발라드처럼, 반송 암송하는 면모가 있었다. 나는 말을 두고 씨름하는 그의 고투에 감동했다. 말이란 게 사람의 아름다움이 본질적으로 형용할 수 없을 지경에 다다른 그런 형상에는 늘 동떨어지고, 부족하다. 예를 들어, 그는 그녀를 볼 때마다 매번 입은 옷차림을 묘사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아마도 존은 그녀의 얼굴과 몸매에 대한 단순한 묘사만으로는 뜬구름처럼 혼란스럽고 실체 없는 이미지 이상은 거의 남지 않는다고 감지하고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유로는, 타고난 겸손과 내성적인 그의 민족적 성격과 관련된 이런 경우에는, 그는 와르다와의 관계와 그가 차마 표현을 못하는 친밀한 호르투스 클라우수스(둘러 막힌 정원)에 도달을 묘사할 때마다 말을 더듬거렸다. 이는 이미 내가 언급한 이유뿐만 아니라 그가 육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표현과 전략에 경험이 거의 없는 뱃사람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존이 늪에서 밤을 나며 자신의 애처롭고 뭉클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빠져들었던 길보다 더 곧고 단순한 길을 따라가도록 하겠다.
함부르크에서 그디니아와 리가로 가는 커피와 중장비 부품 화물을 실은 후 킬로 돌아와 마르세유로 향하는 화물을 더 실었다. 그는 알시온 호의 선주에게 이미 약정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경로를 알려주었다. 그는 부정기화물선과 관련하여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경험했다. 배의 개탄스러운 모습에 점점 익숙해졌는데, 앤트워프에서 바슈르가 말했듯이 상당히 그릇된 인상의 겉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장비는 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세심하게 관리하고 성실하게 손보았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맥이 안 고르고 씩씩거리는 일에 견주어도 훨씬 더 잘 작동했다. 페인트 칠이 모자라고 배의 아주 숨은 구석까지 조금씩 슬어 들어간 녹, 운좋지 않은 외관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고칠 수 있는 결함이었고, 그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를 고치겠다고 제안했다. (데릭) 기중기는 여전히 큰 말썽 없이 작동했다. 기중기 속도가 느리고 멈칫, 멈칫거려서, 부두의 하역 노동자들의 화증을 돋구었지만, 완전히 작동 안 한 적은 없었다. 존은 자신의 배에 호의적인 연대를 느끼게 되었고, 동료나 부두 노동자들의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어떤 때는 대놓고 적나라하게 까는 논평 듣는 일을 탐탁지 않아 했다. 그럴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선주만 알면 어떤 얼굴이 될지, 분명 아주 다른 시선으로 알시온을 보게 되겠지.”
다음 날 마르세유에 도착 예정이라는 와르다의 짧은 메시지가 그가 마르세이유에 닿자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이나 어떤 교통편을 골라 이용하고 있는지 언급은 없었다. 다음 날 정오, 구름 한 점 없는 6월 땡볕이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짐을 한창 부리고 있을 때 존은 하선 사다리 발치에 나타난 그녀를 목격했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도착했고, 바로 택시가 떠나던 참이었다. 와르다는 뜻밖에도 친근하게 손을 흔들어 반갑게 인사를 했고 흔들리는 건널판자 위로 재빨리 올라왔다. 그는 좀체 벗지 않던 선원 모자는 없이, 셔츠 바람이었고, 그의 신경 중 일부는 끄떡하면 자꾸 움직이려 들지 않는 거중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녀는 눈이 부셨다. 그는 그녀가 옷을 바꿔입을 때마다 마치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냥 새로워지는 아름다움에 넋을 놓았다. “저 망할 기중기를 갈가리 박살 낼 뻔했습니다. 아름다운 손님에게 시선을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 주의를 끌어서요.” 그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럴 때면 꼭 기계가 눈치 없이 짜증하게 변덕 부리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갑판장이 나를 도와주러 와서, 저는 갑판장에게 작업을 감독하도록 책임을 넘겼습니다.” 와르다는 주인이 동포이고, 그녀의 형제들을 잘 아는 카네비에르 지역의 한 식당에 가자고 제안했다. “제가 보장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정직한 와인, 그리고 부야베스, 마세나 원수가 이곳에 들렀을 때 내었다고 하네요. 적어도 식당 주인들은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들은 마세나 원수가 1차 대전에 참전했다고 생각해요(마세나 원수는 프랑스혁명 당시, 나폴레옹 전쟁 시 군인). 부야베스에 치명적일 수 있으니 그런 실수 바로잡으려 하지 마세요.” 그녀는 존이 짧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 동안 갑판에서 기다렸다. 레스토랑은 이례적으로 특출했다. 화이트 와인은 영리한 신선함이 있어 음식의 아로마가 입안 가득 퍼져가도록 둔 채, 전년도 클레레트 드 디의 과일 향과 흙냄새가 가릴 듯 말 듯 느껴졌다. 존은 자신의 활동을 간략히 요약하고, 수익이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독립하려고 벼르던 추정치에 어느 정도 충족했다고 와르다에게 알렸다. 마치 두 사람 각자 상대방의 이미지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든 붙잡아, 이 두 번째 만남에서, 말하지 않았지만, 항상 존재했던 공통 기반 영역을 마련한 것 같았다. 존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어땠는지, 지난 몇 달 동안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물었다. “제가 물은 이유가, 당신은 이런 경험에 큰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당신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 감성이 무뎌지지 않았고 관광객의 눈으로 사물을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 서양과의 접촉으로 야기되는 장애물들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물론 당신 눈에 유럽은 결국 거의 최신 대륙, 좀 더 안정이 된 미국 같겠지요. 아니면 제가 틀렸나요?” “네, 완전히 틀렸어요.”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왜 제가 보통 이상으로 총명하다고 여기시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천진난만한 눈을 굴리며 유럽에 왔습니다. 오래전에 우리의 성숙함은 일종의 피로로 바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더이상 따라서 살기 힘든 관습과 신념으로 쇠퇴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유럽에서 느낀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느리지만 점점 커지는 실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다른 환경, 다른 기후에 속한다고 느껴요. 어느 곳이냐? 모르겠어요. 아직은 말할 수 없어요. 내 나라나 내 문화에 대한 향수는 확실히 아니에요. 마치 제가 지금 유럽에서 보고 흡수하려고 하는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고 벌써 지루해하는 것처럼요. 선원으로 살아가고, 발붙이고 살아갈 곳이 없는 당신 같은 사람에게, 아마 너무 빤한 이야기겠지요. 모르겠어요. 선장님 의견 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깊은 눈에 눈물로 그렁거리며, 그를 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 바스크인은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우리가 오랜 지인으로 말을 나누는 일만이 아니라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화가 취하고 있는 방향으로 분명하게 드러나는 막 태어나기 시작한 초기 감정의 공범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화이트 와인은 서로의 방어벽을 낮추고 두려움을 진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것은 또 다른 문제, 또 다른 종류의 관계였습니다. 첫 만남을 떠올려 보면 그때 모습이 우리 자신에게 낯선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말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말이 필요 없었어요. 적어도 변화를 직접적으로 난폭하게 암시하는 말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감지했고 그게 중요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와르다의 '유럽 경험'에 대한 일반적인 상투적인 말들로 계속 주절주절 늘어놓는 일은 소용이 없었고, 게다가 그것은 그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기꺼이 하려는 마음 자세, 개방적인 기백과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해답과 경험, 변화들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요. 알시온은 그녀가 '감성 교육'을 계속 이어나갈 만큼 충분히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는데, ‘감성 교육’이란 용어에 거의 항상 평온하고 고요하던 와르다의 검은 눈썹이 잠시 찌그러졌습니다. 나는 그것이 단순한 사랑의 분야보다 훨씬 더 광대한 영역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갑자기 그녀는 우리가 공통 역사에 진입했다는 확실한 신호를 알리는 중대한 말을 고백했습니다. ‘당신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사랑의 분야’라고 부르는 부분으로, 저도 이미 가본 적 있어요. 내 나이의 여성으로 그러리라고 당신이 짐작하는 횟수보다 더 많이요. 무슬림 감시와 경계에 대해 들은 것에 너무 크게 믿지 마세요. 저는 제 인생에 여러 남자를 만났습니다. Je ne regrette rien(나는 후회하지 않아, 에디프 피아프 노래). 하지만 저는 간직할 만한 가치를 지닌 기억들도 없습니다. 그런 말씀 하셨으니, 제 “감성 교육” 계속해 나가도록 하지요. 당신의 도움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나는 그녀에게 항상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대 남자가 뭔가 정당하고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내가 덧붙였다. '이미 하셨고,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요.' 처음으로 그녀는 공개적으로 기쁘게 교태를 섞은 표정으로 대답했고, 이런 태도에 나는 지붕에서 떨어져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디에 있는지 잠시 정신 어리둥절한 고양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레바논 선술집을 떠난 것은 자정이 넘은 뒤였다. 그녀는 갑자기 택시를 잡고 서두르다시피 잘 가시라는 인사말을 했습니다. ‘호텔에 가서 못 잔 잠을 좀 자야겠어요. 여행하는 동안 전혀 눈을 붙이지 못했어요. 부두가 여기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는 것 같던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아니, 부두는 그녀의 호텔보다 훨씬 더 멀리 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보기에도 대화를 계속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무언가로부터, 뭔가 충동으로부터, 아마도 그런 친밀한 어조의 대화가 더 길게 이어지는 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서 창문을 내리고 마르세유 이후로 어디로 갈 계획인지 물었다. ‘다카르로 갑니다. 아조레스로 가는 화물을 싣고, 아조레스에서 리스본으로 화물을 실어 나를 겁니다.’ ‘리스본에서 만나요.’ 그녀는 마치 그 도시에서 어떤 비밀스러운 기쁨을 곱씹고 있는 듯이, 눈을 아주 동그랗게 떴다.
이투리는 동의로 고개를 끄덕이고 부두로 데려다줄 다른 택시를 기다렸다. 그는 요금을 지불하고 팁을 하나씩 세며 꺼내는 동안 자신이 확실히 그리고 깊이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처럼, 가난하고 무방비 상태의 학생처럼, 주춤거리며 겁을 먹었어요. 몇 년 동안 그런 식으로 느낀 적이 없었죠.” 그는 그날 밤 잠을 자지 못했고, 다음 날 지중해를 증기탕으로 바꿔버리는 여름 폭우 속에서 다카르로 출발하면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두통을 겪었다. 그는 알시온을 칠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경박한 그런 발상에 얼굴이 붉어졌다. 칠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의 진지한 태도를 신뢰하고 그를 돕고 싶어 하는 오랜 친구들이 그해 남은 기간 동안 그와 계약을 맺었다. 다카르에서의 적재 작업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 그가 아조레스 제도에 도착했을 때 가을이 이미 무르익었다. 그는 와르다가 늦은 가을에 자고르스트와 노프고로드를 포함하여, 위대한 러시아 정교회 성소들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이 기억났다. 리스본에서 그녀를 곧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그가 오랫동안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감정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환희의 기대는 연기할 수 없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불확실해졌다. 그의 숙면을 빼앗고 맑은 정신으로 일하지 못하게 막는 사소한 지옥. 무거운 중압감, 그의 앙가슴에 맺혀 짓누르는 답답한 느낌에 식욕을 빼앗겼다. 아조레스 제도에서 포르투갈 수도까지 가는 항해는 그에게 절대적인 고문이었다. 때때로 그는 열이 난다고 생각했다. 나이 오십에, 이런 경험들이 오래 전에 모조리 지워졌다고 생각하는 그런 때에,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계속 나아간다면 얻어걸리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당연하게 거절이라는 차가운 얼음물일 뿐인데, 기필코 막다른 길로 무턱대고 달려가는 것은 다소 당혹스러웠다고 곰곰이 생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타구스 강 어귀로 항해해 들어가면서 그의 심장은 마치 공원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젊은 소년처럼 쿵쾅거렸다.
그의 앞으로 온 전갈은 없었다. 그는 몇몇 고객을 만나 헬싱키로 올리브 오일과 고급 와인을 선적하는 일을 주선했다. 가을이 슬그머니 저물어 가고 있었고, 리스본은 관광객들이 선술집에서 즐기는 척하는 파도(fado)들에 아주 화음을 맞춘 듯 광택없이,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열대병의 시작처럼 몸 안에서 그를 으깨는 엄청난 피로감에 휩싸여 배로 돌아왔다. 그는 알시온에 대한 모든 관심을 잃었고, 부두에 정박지가 나길 기다리며 만 한가운데에 닻을 내리고 있는 부정기 증기선을 보았을 때, 그 볼품없는 모습에 그는 짜증과 냉담함이 뒤섞인 감정이 일었다. 그가 화물선으로 데려다줄 런치(모터 달린 대형보트)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멀리서 “존! 존! 기다려요.”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르다가 부둣가로 통하는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크림색 바지와 붉은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고, 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밝은 베이지색 스웨터를 흔들었다. 꼼짝도 하지 않고 부두에 서 있는 그의 가슴 한가운데에서 통제할 수 없는 기쁨이 폭발적으로 터졌다. 와르다가 그의 옆에 다다르자 그녀는 그의 뺨에 키스했다: 그는 오랫동안 그를 강박처럼 사로잡았던 약간 축축한 피부의 얼굴을 가볍게 스치며 간신히 대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팔과 팔짱을 끼고 그를 도심으로 이끌었다. 그들은 아베니다 빈테 에 콰트로 데 훌루를 건너 루아 두 알레크림을 따라 걸었다. 그녀는 분명 바이요 알토의 좁은 골목에 자리한 술집이 문을 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오지 않을 줄 알았어요. 당신이 정교회 성지 길에 올랐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처리해야 했던 또 다른 정교회가 있어요.” 그녀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아마 존의 얼굴에 떠올랐을 표정에 재미있어 하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이투리는 감정을 숨기는 기술은 젬병인 타고난 바스크인이었다. “우리는 술집을 찾았고, 거기서 우리는 천천히, 하지만 가차 없이 우리의 감정을 드러냈어요. 그녀가 오지 않았다면 저는 호주에 연안 무역선에 일하러 갔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어요.” 존의 목소리에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의 정직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아주 이질적인 예상치 못한 절망을 드러났다. 그는 그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와르다는 그녀의 젊음에 많은 매력을 더해 주던 그 평온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고, 주제넘은 유럽식 교육이 순전히 재앙이었고 지금 그녀가 마음 쓰는 일은 그와 함께 있는 것뿐이라고 고백했다. 그 안에 든 무언가가 그녀가 전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충만으로 그녀를 채웠다. 그것이 그녀가 원했던 전부였다. 그녀는 미래에 그들이 함께 삶을 꾸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것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을 충실하게 만끽하며 사는 일, 숨을 쉬는 것처럼 현재에 자리를 트는 일이었다. 존은 조금 주춤거리며 그들의 나이니, 국적이며, 관습이며 그런 차이들을 더듬거리며 말했다. 와르다는 어깨를 으쓱하며 예지력 깊은 심령술사처럼 확신에 차 그녀는 그가 하는 말을 전혀 믿지 않으며, 전혀 그런 것들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저녁 여섯 시였고, 그들은 몇 병의 비뉴베르드(포르투갈 미뉴 지역 와인)를 기억에 전혀 남지 못할 수준의 풍미를 지닌 튀긴 생선을 곁들여 비웠다. 그들은 리베르다드 거리에 있는 그녀의 호텔에 도달했을 때 휘청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꾸미려고 노력했다. 존은 와르다의 남편으로 장부에 기입했고, 그들이 올라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서 가까이 포옹하고 있어 승강기 운전수가 그들이 아직 숨을 쉬고 있는지 보기 위해 몇 번이고 돌아볼 정도였다. 그들이 입고 있던 옷들이 모두 문과 침대 사이 바닥에 흩어졌다.
“우리는 계속해서 - -------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사람들처럼 느리게 세심하게 공들여서. 현재를 의미로 채우겠다는 와르다의 강박적인 욕-은 우리의 관계가 들이미는 제한된 가능성과 절망적인 장애에 대한 그녀의 지적이고 정확한 평가에 기초했습니다. 제가 술집에서 말했듯이, 저는 우리 관계가 어디로 이어질지 내다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절망에 접경한 투항처럼 우리는 우리 몸의 쾌락에 피난처를 찾았습니다. 알몸인 와르다는 완벽한 몸매,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의 감촉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종의 아우라를 띠었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은, 위에서 보면, 우리가 침대에 있을 때, 더더욱 델포이 신전 정령처럼 보였습니다. 설명하거나 묘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때로 저는 정말 없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저를 막았던 유일한 일이 제가 죽으면 이 이미지가 저와 함께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투리는,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는 데 이러한 장벽에 도달하면 긴 침묵에 빠졌고 침묵 속에 깊은 절망이 아주 쓰디쓴 침전물 찌꺼기를 휘저어대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계속했다. “우리는 호텔 드 리스보아에서 3일을 머무는 곳을 떠나지 않은 채 보냈습니다. 우리는 그곳을 일종의 우리 자신만의 우주로 바꾸어, 거의 말이 없는 사랑의 행위와 우리의 어린 시절과 세상에 대한 발견에 대한 고백을 천천히 번갈아 가며 나누었습니다. 와르다는 선원의 삶이 어떠한지 아주 독특한 생각으로 심취해 있었어요. 바다에서 제 경험을 그녀에게 말할 만한 게 거의 없었습니다. 가끔 끊임없이 움직여 다니는 일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기후와 풍경의 변화만 단조로움을 덜어줄까, 회색빛 지루한 일상적인 작업으로 점철되어 저에게는 특이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대화를 재구성할 수 없습니다. 그래요, 이런 대화들이 그녀의 특성에 힘입어, 차분하고 풍부한 어조로 이어졌고, 일화와 놀라움이 세상과 세상 속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 이미지를 시찰하고 동화하는 데 길을 내주었다는 것은 똑똑히 기억합니다. 제가 말했듯이, 와르다는 그녀에게 무녀 같은 면모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몽유병 환자처럼 확신을 가지고 반쯤 깨어 그녀의 감각들을 사이에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 점에서 그녀는 천일야화의 여느 지니 못지않게 완전히 동양적이었습니다.”
존은 마침내 배로 돌아가 화물선이 출발하기 전 세관 업무들을 처리해야 했다. 그는 미리 호텔 전화를 사용하여 헬싱키행 계약을 마무리했고, 그곳에서 베라 크루즈로 갈 예정인 엄청난 종이 선적에 임할 예정이었다. 와르다는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그와 함께 있었고, 그녀는 신중하지만 강렬한 호기심으로 협상을 따라갔으며, 이런 과정들을 미스테리로 칭해 이투리를 웃게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작별 인사를 할 순간을 입에 올리려고 하지 않았고, 작별의 순간이 왔을 때 그녀는 자연스럽게 꾸미려 했지만 부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다만 “헬싱키에서 만나요. 항구에서 기다릴게요,”라는 말을 삼갔다. 존은 엔진 부품들을 교체하러 함부르크를 거쳐 가야 하는데, 조선소에서 기나긴 차례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헬싱키에 도착할 때쯤에는 기온이 영하에 한참 밑돌 것이다. “도착할 날짜를 알게 되면 날짜를 정확히 알려주세요. 항구에 나가 있을게요.” 이런 종류의 확신,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은 존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와르다의 특성 중 일부였다. 그의 말을 빌면, 와르다는 “아인호아(프랑스바스크 지역 공동체) 고향집에 있는 안댁들의 지혜가 아프로디테의 몸에 들어있었다. 가련한 삶은 살아가는 한 남자에게 너무 과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야기의 이 부분에 도달했을 때, 그는 긴 침묵 중 하나에 빠졌는데, 아마도 여러 밤 동안 이어지던 그의 고백에 단절을 두던 그 모든 침묵 중 가장 긴 침묵이었을 것이다.
-헤르쉬트 종료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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