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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더블린으로 가는 여행 준비로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싸인 듯 마음이 달아오른다. 조이스의 책들은 다른 목소리와 환경에 마음을 여는 일을 돕고 있다. 그는 그 다리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다면 책을 휘리릭 넘겨보거나-그건,구텐베르그 시대에 남아있는 영웅적인 일이다-혹은 인터넷 서핑을 하며 디지털 세계로 들어가느냐 골라야만 한다고 깨닫는다. 순간적으로 그는 두 시대를 가로놓는 상상 속 다리 바로 한 가운데 있는 것 같다. 그러자 그는 이 경우에 책을 들여다보는 게 더 빠르리라고 생각한다. 책이 거기, 서재 안에 있으니까. 그는 다시 컴퓨터를 떠나 책선반에서 더블린 사람들의 오랜 책본을 구조해낸다. 셀리아는 이를 1972년 8월 팔마 데 마요르카의 플린 서점에서 샀다. 그 당시 그는 그녀를 알지 못했다. 아마도 셀리아는 (더블린 사람들 마지막 단편) ‘망자’에 나타나는 백마에 관해 그보다 먼저 읽었으리라.
승합마차/택시가 오코넬 다리를 지나가자 오캘러건 양이 말했다.
‘사람들 말이 오코넬 다리를 지나면 꼭 백마를 보게 된다던데.’
‘이번에는 하얀 사람이 보이네.’ 가브리엘이 말했다.
‘어디?’ 바텔 다시가 물었다.
가브리엘은 조상을, 군데군데 흰 눈이 덮인 상을 가리켰다. 그러더니 그는 이를 향해 친숙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었다.
이런 토막 이야기에 꼬르따자르가 파리 메트로에서 어느 하루 엿들었다던 구절이 기억난다.
‘다리는 다리를 지나는 사람이다.’ 그리고 아주 잠깐 후에, 그는 그가 더블린에 가면 이 다리를 보러 가고 싶어 하지는 않을는지 의문이 든다. 상상적인 공간에서 그는 구텐베르그와 디지털 세대 사이의 링크로 지정해둔 곳인데.
그는 스페인어 번역에서 옮겨 놓은 다리의 이름 중 하나는 틀렸으리라고 판단한다. 오코넬 아니면 오도넬이다. 누구라도 더블린을 아는 사람은 이를 눈 깜짝 사이에 해결해주겠지. 하지만 여전히 더블린에 관한 한 그가 새파란 풋내기라는 증거만 더한다. 문제는 아니지만 자극은 된다. 그처럼 퇴직하고 술에 손도 대지 않은 따분한 사람이다 보니-그는 온갖 종류의 선동이 필요하다. 그러니 지금 그는 새로운 주제로 아주 깊숙이 파고드는 일보다 그를 더 기쁘게 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다짐한다. 이제 그가 방문을 해야 하는 장소를 탐구하고, 이런 여행에서 돌아와, 계속 해서 공부를 하고, 그런 뒤 뒤에 무엇이 남았는지 공부를 한다. 그가 컴퓨터 괴짜가 되는 일에서 달아나려고 한다면 그리고 편집자로서 그의 세월에 그에게 남긴 깊은 사회적 숙취를 벗어나려면, 이와 같은 선택들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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