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3
4 장
모든 영향들이 나를 기다리며 나란히 줄을 섰다. 태어나고 나니 거기 그 영향들이 나를 형성하기 위해 마중을 나왔다. 그런 까닭으로 나 자신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고 있다.
지금이나, 그리고 나중 역시, 나는 결과를 내다보는 내 감각은 아주 미약했고, 노부인은 내 인생이 어떻게 영글지 해주는 경고나 예상들은, 내 상상력으로 그리 많이 길을 터주지 못했다. -작업 허가증, 야적장, 삽질 노동, 교도소 돌담들, 빵과 물, 평생의 무시와 수모.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더욱 매섭고 세차게 들먹였으며, 특히나 때때로 내가 지미 클라인과 어울려 다니기 시작하자 더했고 집안 규율을 더욱 죄려고 들었고, 학교 가기 전 내 손톱과 셔츠 깃을 검사하였으며, 식탁의 내 행동거지를 더욱 날카롭게 제어하였으며, 열시 이후에 거리에 머문다면 밤에는 집에 가둬버릴 거라고 위협했다. ‘그 사람들이 너를 받아들인다면 클라인 집에 갈 수는 있어. 잘 들어라, 오기. 나는 너를 나름 출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하지만 너를 따라다니고 무얼 하나 보라고 엄마를 내보낼 수는 없어. 나는 네가 멘쉬(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네가 변할 시간은 네 생각보다 많지 않아. 클라인 아들 녀석은 너를 말썽에 휘말리게 할 거야. 그는 도둑질 할 눈을 가졌어. 자 사실대로-그 아이 사기꾼이냐 아니냐? 아하! 이 녀석 대답을 안 해. 사실이네.’ 그녀가 툭 세게 밀며 말했다. ‘말해!’
나는 멀거니 ‘아니’라고 대답했고, 그녀가 무엇을 알고 있고 그녀에게 누가 말해 줬나 속으로 궁금해 했다. 왜냐면 지미는, 스태츄 코펙스처럼, 가게나 가판대에서 그가 원하는 것은 뭐든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에 우리는 이웃한 디버의 백화점에서 사취에 참여하고 있었다. 거기에 우리는 장난감 부서에서 분장을 하고 엘프 복장을 한 크리스마스 엑스트라, 산타클라우스의 조력자 역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라 우리는 이런 종류의 일에 얻기에 너무 컸지만 산타 클라우스 자신이 엄청 덩치가 큰 스웨덴인 화부이자 잡역부였다. 가게의 옆골목에 살았고, 덜루스에서 전직 철제-배 소방관, 격자무늬 모양 감긴 근육을 지니고 네안데르탈인의 안구, 이마에 싸구려 술에 빛나는 혹들 그리고 수염에 가려졌으나 입술에 코펜하겐 실 스너프 담배로 빽빽이 채웠다. 구멍 가득한 속셔츠 위로 그는 둥근 배를 위로 베개들을 옭아맸고, 다리가 길고 가늘어서 바지에도 뭉쳐 넣었으며, 우리는 그가 코트 걸치는 일을 도왔다. 무대 분장용 화장으로 화장하고 입술을 바르고 운모 눈을 흩뿌렸다. 지미와 나는 탬버린을 들고 돌돌 말리는 피리로 시끄럽게 불고 당구대 펠트 천의 광대 옷을 입고 공중제비를 넘으며 가게를 돌며 행진했고 우리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모아 스웨덴인 산타클로스가 썰매에 앉아 있는 3층으로 이끌었다. 순록은 솜씨 좋게 천장에 매달려 있고, 장난감 자동차가 짤깍거리고 돈 바구니가 출납원의 철창으로 가는 전선 위로 날렵하게 기계적으로 쪼르르 달렸다. 여기서 우리는 붉은색과 녹색 종이로 싸고 호랑가시나무와 금강석 가루, 은색 강모 고리들로 꾸민 깜짝 선물 통을 지키는 책임을 맡았다. 이런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2 비트(25센트)에 팔았고, 지미는 꾸러미 물품목록 없을 수도 있겠다 싶어 이를 매 열 번째 쿼터(25센트 동전)마다 호주머니에 넣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그는 이를 말하지 않았고 나는 깜쪽같이 눈치도 못 했다. 그러다 그는 거래량이 점점 무거워지자 그의 비밀 사업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십 달러가 쌓이면 우리는 돈을 출납원으로 나르도록 되어있었다. ‘그녀는 돈을 나머지 잔돈들과 함께 자루에 바로 던져버려,’ 그가 말했다. ‘이게 어디서 난 건지 기록에 남기지 않아. 너무 바빠 그걸 다 긁어모을 시간도 없어. 그러니 우리라도 개평 얻지 말란 법 없지?’ 우리는 이를 두고 많은 논의를 했고 매 열 번마다 2 쿼터로 수익을 올렸다. 소음이 무성했고 온통 번뜩였다. 모두들 마음이 쨍그랑 거리고 윙윙거리는 이런 크리스마스, 캐롤과 신호용 차임벨 속으로 흩어졌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몰래 벌이고 있는 일은 관측가능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상당한 돈을 훔쳤다. 지미가 나를 앞섰다. 그가 먼저 시작한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자축으로 큰맘 먹고 사먹었던 버터스카치 크림 파이와 다른 기름진 음식들 여파로 며칠 동안 일을 내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비행의 눈부신 성공 그리고 어떻게 돈을 쓰느냐하는 문제를 거치며 잔뜩 긴장이 고조되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지미는 많은 돈을 선물에 썼다. 모두에게 우아한 실내화들과 깃털을 꿴 털실내화, 스모킹 재킷, 요란한 넥타이들, 조각천 깔개, 웨레버 알루미늄 냄비. 나로부터 엄마는 목욕 가운을 받았고, 노인네는 카메오 핀, 조지는 격자무늬 양말 사이먼은 셔츠를 받았다. 나는 클라인과 엘리노어 또한 선물을 주었고, 학교의 몇몇 여자애들에게도 주었다.
우리가 일하지 않는 날들은 우리는 내가 좋아서 클라인 댁에 머물렀다. 창문턱이 보도와 평행을 이루고 응접실 가구에 앉아 있는 일이 이런 것이로구나 맛을 들기도 해서였다. 그런 한편 바깥세상은 무언가 우리 악행들로부터 모양을 갖춰가고 있었다. 로저 투이, 토미 오코너, 베이절 반크하트, 혹은 딜린저가 얼굴에 칼을 대어 수술하고, 손가락 끝을 산으로 지우고, 솔리테어를 하고, 경기 결과를 쫓고, 햄버거와 밀크쉐이크 사러 보내고, 마침내 잡혀 영화관으로 가거나 혹은 지붕에 올랐다. 때로 우리는 지미의 족보를 손으로 적어 넣었다. 그들은 13세기 아빌라라고 불리던 스페인 가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클라인 가는 믿고 있었다. 그들에게 멕시코시티에 가죽 재킷을 짓는 사촌이 한 명 있었는데 그가 이런 이론의 입안자였다. 나로서는, 나는 그런 재수 좋은 혈통을 군말 없이 기꺼이 믿는 사람이었다. 나는 지미와 힘을 합쳐 제도용 종이에, 그의 가계도를 붉은 색과 인디아 잉크 색으로 글로 새기며 작업해 나갔다.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크리스마스 휴일 말미에 디버가 우리들을 붙잡았다. 부서책임자가 와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꾸러미의 목록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절도를 부인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고 나는 어쨌거나 부서장이 제시하는 70 달러라는 수치에, 그 양이 실제보다 더한 수치지만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노부인은 처음에 나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차갑게 그녀는 사이먼에게 개별 사회복지사 루빈을 불러들이는 게 나을 거라고 말했다. 왜냐면 그녀는 실어줄 만한 힘이 없으며 다만 아이들을 기르는 일을 도와주는 일을 맡았을 뿐 범죄자를 다룰 생각은 없다고 했다. 사이먼이 할머니를 회유했다. 그가 자선단체들이 우리 둘이 얼마나 오래 일을 해왔는지 왜 자신들은 그런 통고는 안 받았는지 분명 물어올 것이라고 이유를 댔다. 물론 노부인은 나를 늘 위협해왔던 것처럼 감화원에 보낼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협박이 먹혔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내가 벌어들인 일, 인과응보를 받으리라 미리 들은 만큼 그들의 처분에 달린 일이라는 실제적인 중국인의 묵인으로 나는 소년법원에 가서 교정원으로 넘어갈 마음의 준비를 다졌다. 부분적으로 사람들이 화가 났기 때문에 그들이 맞다 내가 느끼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나는 범법자가 된다는 지각이 영 들지 않았다. 내가 보편적이고 넓은 선에 이마에 표식을 달고 다니고 엄지가 절단되고 코와 귀가 베인, 더 나쁘고 더 약한 인류와 더불어 잘못된 편에 들었다는 감각이 진정 결여되었다.
이번에는 그냥 위협과 호된 질책이 아니라 절대적인 굴욕이 따랐다. 쇳소리 가득한 처음 거대한 굉음 이후에, 할머니는 나를 차갑게 대했다. 사이먼은 나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모자라는 잔돈에 관해 그가 충고를 했었다고 그의 탓을 입에 올릴 수도 없었다. 그는 다만 나는 얼간이이라고 퉁명하게 말하고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가 몰랐던 것처럼 행동할 것이었다. 엄마는 아마 또 한 번 박복한 처지에 접어들었구나, 우리 아버지에게 불행한 조건부 항복의 결과가 그 마지막 응분의 보복을 선보인다고, 느꼈을 것이다. 나는 비버처럼 고통을 받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내가 구걸하거나 간청하게 할 수 없었다. 비록 내가 징역형, 까까머리, 싱거운 고기국물을 상식하고, 뻘 밭에 소집되고, 위협당하고 상전처럼 부릴 거라는 생각에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결정을 한다면 나는 당연한 응보로 여길 것이다, 아아, 어떻게 항변이라도 해볼 수 있을지 감도 안 잡혔다.
하지만 나는 절대 교정시설의 진짜 위험에 처하진 않았다. 가운, 카메오와 다른 물건들은 돌려주었다. 코블린 댁에서 일한 월급으로 모아두었던 돈이 충분해서 돈이 충당이 되었다. 지미의 가족들이 그 역시 벗어나도록 손을 썼다. 그는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았고, 어머니는 울고불고, 모든 일이 내 불명예가 눈꼽만큼 걷히기 한참 전에 끝났다. 우리 집에서는 훨씬 근엄하게 치렀다. 클라인 가족들이 나에게 계속 성이 난 것도 아니었다. 그들 눈에 이는 화를 낼 대단한 사안이 아니었고 내 영혼의 흠집처럼 생각하지도 않았다. 단 며칠 후에 평소처럼 환대를 받았고 엘리노어는 나를 ‘애인’이라고 부르고 내가 돌려주어야만 했던 것을 대신하여 나에게 줄 머플러를 짜고 있었다.
지미가 내내 흔들림 없이 냉소적으로 처신을 하고 속옷 차림의 팔로 내리치던 아버지의 날카로운 변덕스러운 강타들을 움츠러들지 않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불안감에서 벗어나자, 그는 디버가 우리를 두고 돈벌이를 벌였다고 분해했다. 그들 역시 그랬다. 그는 몇 가지 복수 방안을 고심했고 불을 놓자는 말까지도 나왔다. 하지만 디버 가게에 곤경을 겪을 만큼 충분히 겪었고 진짜, 그 역시 그랬지만 적어도 그런 계획을 짜는 일이라도 호된 경험에서 난 쓰라린 마음을 어느 정도 벗었다.
클렘 탬보우, 지미의 사촌은 가게를 다 태워버리자 그리고 다른 무법자식 제안들을 두고 열을 내는 우리를 보고 가소로운 듯 웃어 젖혔다. 그는 우리가 잃어버린 돈을 어느 정도 메꾸고 싶으면 웨버에서 찰스톤 경연에 참여해 정직한 돈을 벌어 보라 노력하라고 추천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그는 배우가 되고 싶어 했고 이미 아마추어 나이트에 도전해본 적도 했다. 쇼에서 카이버 고개에서 사고에 관해 기나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영국인을 흉내 내었다. 폴란드인들과 스웨덴 인들이 우우 야유를 보냈고, 진행자는 짤려서 쫓겨났다. 그의 형 도널드가 ‘마르키타’를 부르고 탭댄스를 춰서 실제 5달러 상금을 받았다. 도날드는 잘 생긴 사촌이었고, 검정 곱슬머리-그 어머니의 그 아들이었다. 그들 어머니 역시 잘 생겼고 품위가 있었으며, 자신의 상점에서 검정 드레스와 외알 안경을 썼다. 그녀의 특별 주제는 전쟁 중에 발진티푸스 도는 바르샤바에서 죽은 실업가 아들이었다. 클렘은 아버지를 닮았다. 혈색이 좋고, 뼈가 울퉁불퉁한 머리와 콧날, 저조하게 자란 턱 끝의 수염, 커다란 입, 몸무게 빼고 모든 게 닮아서, 그의 긴 다리는 긴장으로 떨었다. 그는 궐련으로 목구멍을 다치지만 않았더라면 시 주최 하프마일 경기에서 이겼을 지도 모른다고 우기고, -그는 이렇게 뻐기고 다녔다-참말이지, 건강 안내서들이란 자학과 남성성의 고갈을 불러들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악함과 훈계로 세상을 신음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조롱했다. 그는 경주로를 뽐내며 걸었고, 검은 털로 덮인 종아리만큼 얇은 장딴지를 하고 있었다. 그의 경쟁자들에게 껑충거리고 몸을 뻗어 준비 운동하고 있는 고지식한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낭창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는 항상 조금은 미심쩍고 걱정에 차서, 오래 농담 내핍 상태에 든 머리의 검은 두 눈은 종종 아주 멜랑콜리 했다. 그는 아주 치사하게 멜랑콜리하게 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해보려고 해도, 그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어 그래, 너는 내게 눈길도 안 주는 계집들하고 놀아날 수도 있겠지.’ 그가 나를 인정하는 부분은 대개 고작 이랬다. ‘네가 지닌 이빨로. 이빨이 완벽해. 우리 어머니는 엉망으로 두었는데. 내가 잘 나가려면 의치를 끼워야 될 거야.’ 나는 그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에 웃었고 그는 종종 내게 얼빠진 ‘가여운 마치, 아무 것에나 웃어대지.’ 말했다. 대체적으로 우리는 아주 잘 지냈다. 그는 풋내기 같은 내게 관대했고 내가 사랑으로 병이 들어, 꽉 막힌 식욕과 완전 몰두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자 나는 그와 지미로부터 지원을 조금 받았다. 동경에 차고, 외관 측면에 엄청난 개선, 무능에 빠지고, 영화에서 따온 생각들과 대중가사의 구절들로 가득했다. 여자애 이름은 힐다 노빈슨이었다. 상당히 키가 컸지만 얼굴이 작고 파리하며 가슴의 약하다는 다른 징후들이 내보였고, 가벼운 목소리에, 서둘러 말을 하고 부끄러움을 잘 탔다. 나는 한 마디도 그녀와 섞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지나는 길인 척 초라한 위조로 지나치고, 몰래 황홀로 솟구치고 고통이 가득 흘러넘쳐, 무신경한 표정으로 무언가 다른 생각 중인 것처럼 터벅터벅 지났다. 러시아인 안면각에 낮게 자리 잡은, 똑바로 쳐다보고 사람을 거부하는 창백한 눈을 지녀 그녀는 나이보다 들어 보였다. 녹색 상의를 입고 담배를 피웠고 많은 교과서들을 가슴에 모아 쥐고 잠그지 않아 걸쇠가 짤랑거리는 갤로쉬(덧신)을 신었다. 열려서 넓게 벌어진 굽 높은 갤로쉬와 재빠른 짤랑거리는 소리는 사랑에 애가 녹는 영혼의 열을 부채질하며 전달하는 다트처럼 작용했고 그녀 앞에 굴복하자는 바보 같은 욕망들이 쭈빗쭈빗 곤두섰다. 나중에 눈이 트이고 고운 때깔을 벗었을 때는 나는 좀 더 육욕적이 되었지만, 그 처음 시절에는 정중하고 예의 바른 상태로, 순수한 감정을 갈구했으며, 아마도 유전에 의해, 사랑에 관한 모든 재료들을 잘 구비하고 있었다.
내가 힐다를 쫓아다닌다는 점에 그녀가 기분이 우쭐했을지는 알 수 없었고 클렘과 지미가 그랬다고 하자 내심 놀랐다. 나는 복도에서 졸졸 뒤를 쫓았고 농구 게임에서 교묘히 그녀 뒤에 섰고 일주일 한 시간 방과 후에, 그녀와 같은 교실에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보뉘어 클럽에 가입했고, 엄청나게 고통에 시달리며, 그녀가 집으로 갈 때는 그녀의 전차 정거장 뒤쪽 정거장에 서 있었다. 그녀는 전차 앞쪽에서 내렸고 나는 후미에서 검정 가득한 눈 더미가 높이 쌓이고 회색으로 푹 젖은 웨스트사이드 거리의 널판 위로 뛰어내렸다. 그녀 아버지는 재단사였고 가족은 가게 뒤에서 살았다. 힐다는 커튼을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그녀가 무얼 하나? 장갑을 벗어? 갤로쉬를? 코코아를 마시나? 담배 피워? 나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책을 만지작거려? 머리 아프다 칭얼대? 이 겨울 오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양가죽 외투를 입고 어두운 거리에 잠깐 번득이는 곳에서 내가 쪼그려 어정거리고 있다고 어머니에게 털어놓고 있나? 그녀가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재단사 아버지도 내가, 이런 호리호리하고 수염을 밀지 않은 허리 구부정한 사내가 거기 있는 줄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핀을 꽂고 스폰지로 닦고 다림질하는 그를 내가 내키는 만큼 그를 바라보고 있을 수 있었다. 다른 건 안중에 없이 지친 모습이었다. 어쨌거나 한번 들어간 힐다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집에 잠겨들어 문 바깥일에는 아무 상관을 않는 것 같았다.
‘아기들은 모두 홀딱 넘어가는 것들이 다들 있지.’ 클렘 탬보우가 말했다. 경멸 가득 코를 찌푸리고는 ‘언제 한 번 매-부에게 데려가 주지, 그 아이는 온통 잊어버릴 거야.’하고 말했다. 물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너를 대신해 그녀에게 편지를 써주지.’ 그가 제안했다. ‘그리고 데이트를 신청해. 네가 딱 한번 걔와 산책을 하고 키스를 나누는 순간 싹 씻겨나갈 걸. 얼마나 여자애가 머리가 텅텅 빈 게 보일 거야, 이쁘지도 않아. 이가 엉망이야.’ 이 말도 대답을 사절했다. ‘좋아. 그럼 내가 그 아이에게 말을 전하지. 내가 아직 눈이 멀었을 때 얼른 너를 잡으라고 말할게. 더 잘 생긴 놈은 절대 못 얻을 거야. 그 아이도 그건 알 걸. 뭐에 얼이 나간 거야? 담배 피우는 일, 분명 그렇지.’ 마침내 지미가 말했다. ‘괴롭히지 좀 마. 짝사랑으로 끙끙 앓겠다잖아.’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성기를 음란하게 잡고 우리 클럽 역할을 하는 클라인 댁 응접실의 가구 위에서 몸부림을 쳐댔다. 하지만 나는 슬픔에 가슴이 무너지고 애모에 가득 차 휘정거리며 다니거나 푸르스름한 오후 양복점 건너편 거리에 페인트칠한 목석처럼 서 있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앙상한 그 아버지는 허리를 숙이고 바늘을 바쁘게 놀리는데, 아마 불 밝힌 유리창 안에서 거리에 내보이는 그의 모습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병아리처럼 얇은 여동생은 검은 운동용 블루머를 입고 큰 가위로 종이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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