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0 ~11
5 장
윌리엄 아인혼은 내가 아는 첫 번째 발군의 상관이었다. 그는 머리가 있었고 여러 사업을 벌이고, 진짜 통솔력을 지니고, 철학적인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내가 중요하고 실제적인 결정전에 생각을 곱씹는 꼼꼼하고 체계적인 사람이었다면, 또한 (N.B.nota bene 주의) 내가 진짜 그의 신봉자이고, 현재 내가 아니라고 한다면 ‘시저는 이런 경우를 당해 봤을까? 마키아벨리는 무슨 조언을 할까 혹은 율리시즈는 무얼 할까? 아인혼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나는 자문을 했을 것이다. 내가 웃자고 아인혼을 이런 탁월한 인물 명부에 기입하는 건 아니다. 내가 아는 그가 그랬고, 그를 통해 나는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껏 난쟁이 종말에 와 있으며 단순한 어린이에 불과해서, 장엄함에 일조하는 유일한 몫이, 우리보다 더 낫고 더 강하던 시대에서 난 다른 종류의 존재들, 동화 속 왕들 사이 작은 소년의 몫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지 않는다면야. 하지만 우리가 사람과 사람, 성인과 어린이들 혹은 사람과, 우리 바글거리는 민주주의자들 사이의 시저의 비위에 속 들었을, 그런 반신반인들이 아니라 사람들 간에 바로 그런 비교를 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이런 황금빛 얼굴과 다른 옛 시절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결함들로 낯부끄러워 무언가 다른, 좀 더 낮은 존재 유형으로 퇴위하고자 하는 특별한 소망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그러면 나는 아인혼을 칭송할 권리가 있고 인류는 더 이상 이런 엄청난 이름들에서 공경해 마지않는 특성을 어느 정도를 넘어서까지 지니지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묵살의 미소들도 마음 쓰지 않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견해에 괜한 과장으로 떠밀리고 싶지 않다. 이는 연령에 상관없이, 과거와 직면할 때 그들의 소년 같은 유치함을 느끼는 학생들의 견해이니까.
나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던 때 아인혼 밑에 일하러 갔다. 월가의 대붕괴가 있기 얼마 전에, 후버 정부 시절에, 아인혼은 여전히 부유하던 때였다. 비록 그가 나중에 우기던 것처럼 그렇게 부자였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리고 나는 그의 재산 대부분을 잃은 뒤에도 그와 머물렀다. 그때는 실제로, 내가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냥 은유적으로 오른팔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팔이자 다리 노릇을 했다. 아인혼은 불구였다. 부분적으로라도 팔다리 어느 쪽도 힘을 못써, 오직 그의 손만이 여전히 기능을 하였고, 그 손도 휠체어를 밀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 그를, 아내나, 형제, 친지나 보통 고용이 되어서 혹은 그와 인맥이 닿아 그가 대기시키던 사람들이 밀고 집안 주위로 이동하였다. 그의 밑에 일을 하건 단순히 그의 집이나 사무실 주변에 얼쩡거렸거나 그는 그들을 지나던 단역들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고, 아인혼을 통해 항상 부자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 이미 잘 산다면 더욱 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쳤다. 이들은 이 구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동산 중개인들이었고 그들이 살고있는 거대한 40층 건물을 포함하여 많은 부동산을 주물렀다. 빌딩 모퉁이 가게의 내기당구장은 철저하게 그들만 이용했고 아인혼의 당구장으로 불렸다. 여섯 개의 다른 가게들도 있었다. 철물점, 과일가게, 주석냄비 가게, 식당, 이발소와 킨즈먼 소유의 장례식장. 그 아들이 내 육촌 하워드 코블린과 함께 산디노와 싸우는 해병대에 들기 위해 달아난 바로 그 아들이다. 식당은 공화당 표 모으던 탬보가 카드 게임을 하던 그 식당이었다. 아이혼 가는 이혼한 탬보 아내의 친척들이었는데, 이들은 이혼할 때 어느 편도 들지 않았다. 아내 네 명을 두었던, 둘은 아직도 이혼 수당을 주고 있던, 옛날 주지사(Commissioner), 아버지 아인혼이 그런 점에서 누군가에게 엄하게 굴었다는 그답지 않았을 것이다. 주지사는 각료 한 자리에 올라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들의 장난이었다. 그는 여전히 하얀 버팔로 빌 반다이크 수염을 한 늙은 갤리어드(경쾌한 춤곡)였다. 그는 여전히 건강한 풍채로, 흰옷을 입고 으스대며 돌아다니고 - 흡족한 커다란 눈으로 일들을 훑어보았다. 그의 약삭빠른 상황판단에 모든 이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고 원로의 입을 열어 그가 툭 간결하게 한 음절만 내뱉는 그의 말투로 동산담보나 어느 구획의 지역에 대해 무언가 말을 하면, 사무실에 있던 모든 무겁고 심각한 사람들이 하던 말을 멈췄다. 그는 귀에 새겨들을 만한 조언을 해주었고 코블린과 파이브 프라퍼티즈는 그들 돈 일부 투자하려고 그를 찾아왔다. 가끔 가다 그를 위해 일을 하는 크렌들은 그가 신만큼이나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아들도 영리하지. 하지만 행정관은 진짜 굽실거리고 떠받들어야 할 사람이야.’ 그의 말이다. 그때 반발을 했지만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비록 주지사가 무언가를 하느라 바쁠 때면 타인의 관심을 독차지했지만. 여름에 내 책무 중의 하나가 그와 함께 호반에 가는 일이었다. 거기서 그는 매일 9월 둘째 주까지 수영을 했다. 내 할 일은 그가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지켜보는 일이었고, 또한 커다란 배, 커다란 어른의 -, 노란색, 벗겨진 양 무릎을 하고 수영복을 때리는 베개를 타고 잔교에 떠다니는 동안 불을 붙인 담배를 건네는 일이었다. 그의 하얀 등의 털은 물에 퍼져 마치 북극곰의 생가죽처럼 노르스름했다. 붉게 탄 그의 활기 찬 앞 두개골은 위로 향하고, 따뜻하고 무거운 미시간의 파란 물속에서 현명하게 유쾌하게 그의 커다란 입으로 말을 하고 코로 연기를 내뿜었다. 한편 옆면에 타르 칠을 하고, 나무 버팀대를 댄 트롤선들은 제한된 물 바깥에서 증기를 뿜고 울어대었고, 수계 안에 선명한 색상의 군중들은 시끄럽게 고함지르고, 물 튀기고, 수많은 동작으로 수영을 하였다. 물가의 구조물과 탑, 호숫가의 어렴풋한 굽이에 광대한 직각으로 저 너머 고층건물들이 보였다.
아인혼은 주지사 첫 번째 부인의 아들이었다. 두 번째인지 세 번째인지 부인 소생으로 셉이라고 하는 다른 아들이 있었다. 아니 당구내기 친구들이 부르던 이름은 그랬다. 딩벳, 시의 정치문제에 행복한 캔디 키드 그리고 폴락 샘 진코비치의 친구인 존 ‘딩벳’ 오버타에서 나온 딩벳. 그는 오버타는 알지도 못하고 닮지도 않았고 서틴스 워드 정치니 뭐니 어떤 것도 연관이 없어서, 나는 어떻게 그가 그런 이름을 얻었는지 상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그 자신이 깡패가 아니면서 그는 갱단 일과 범죄에 깊이 연루가 되었다. 들은 지식으로 통하는 일종의 아마추어, 갱스터 기호로 온통 꾸미고 있어서 빅 헤이즈 후버첵의 위험한 드루치스와 모종의 관련이 있는 대단한 누군가로 잘못 여길 수도 있었다. 날렵한 최신 금융권가 모자, 몸을 움켜잡는 슈트, 안달루시아 스타일로 깃 끝까지 단추를 채운 셔츠를 넥타이 없이 입고, 뚜쟁이처럼 뾰족한, 탱고 춤꾼처럼 광은 낸 트릭 신발을 신고, 가죽 뒤꿈치로 세게 쿵쾅거렸다. 딩벳의 머리카락은 사나워서, 보습제를 발라 번뜩거리고 검정으로, 물결이 졌다. 반탐 닭, 얇은 근육에, 잽싸고, 아주 낭창거리는데, 절대적으로 불합리한 얼굴을 지녔다. 잔혹함과 거리가 멀어-전혀 그렇지 않고 얼굴에 온갖 종류의 감정들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사나운, 아래로 휜, 거친 사시에, 생각이 변함없이 단호하고 엉뚱했다. 난잡한 에프터세이브 탤컴파우더를 뚫고 검게 까끄라기들을 돋았다. 사형 집행인 칼춤 대상자의 상판을 지녔다. 살인자로서 원형이 아니라(자신의 주먹으로 공격을 하고 살인자의 가격을 지녔지만 진짜 의도는 없는 살인자같은) 아주 다루기 힘든 그런 사람으로 이해를 한다면 그렇다. 실제로 그런 점에서 그는 항상 두드려 맞았고 권투 링에서 뺨이 이빨 사이 물렸다가 잘못 나은 흉터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 해서 휙휙 튀어오르고 권투를 하고, 새로 생기는 도전에 당구장에서 뛰쳐나와 탱고 신발로 빙글 몸을 돌리고, 뻣뻣하고, 무게 없는 펀치들을 날렸다. 두드려 맞는다고 끽소리 못하고 주저앉히지 못했다. 어느 일요일 덩치 큰 파이브 프라퍼티즈에게 싸움을 걸었을 때 내가 옆에 있었는데 그가 주먹으로 프라퍼티즈 가슴팍을 밀치지만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파이브 프라퍼티즈는 그를 번쩍 들고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딩벳이 되살아나 주먹질을 하자, 파이브 프라퍼티즈는 미소를 짓지만 지레 겁먹고 주춤거리며 큐대가 걸린 벽까지 뒷걸음질 쳤다. 군중 속 누군가가 파이브 프라퍼티즈가 겁쟁이같이 노래졌다고 소리치기 시작했고, 분노로 눈이 멀고 핼쑥한 얼굴로 씨름 중인 딩벳을 팔로 잡고 저지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친구 중 하나가 샤토티에리(1차 대전 격전지)의 용사가 풋내기에게 떠밀려 다니다니 참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파이브 프라퍼티즈는 이에 마음이 상해 이후로 그 당구장을 멀리했다.
딩벳이 한때 당구장 책임을 맡았지만 신뢰가 안 가 주지사는 그 자리를 매니저로 대체했다. 이제는 주인의 아들로 얼쩡거리며 공을 랙에 차곡차곡 쌓고, 가끔씩 녹색 당구대 펠트가 찢어지면 석탄처럼 색이 변했다. 중심인물이자 폭력배, 심판, 내기 거간꾼, 스포츠 전문가 그리고 갱단 전쟁 역사가의 자격으로, 푼돈 내기에 열심히 봐주고, 관리 감독할 싸움꾼 혹은 십 센트에 공 하나 로테이션 게임을 입회하였다. 그 틈틈이 그의 아버지 운전수 노릇을 했다. 행정관은 그가 소유한 붉은 대형차 블랙호크 스투츠를 몰 수가 없었고-아인혼 가는 작은 차에 어떤 흥미라곤 없었다-딩벳은 걷기에 너무 더울 때면 호변으로 그를 차로 데려갔다. 어쨌거나, 노인네는 일흔다섯에 육박하였고 중풍 당할 위험에 노출시킬 수는 없었다. 내가 뒷자리에 그와 타고 있으면 딩벳은 할퀸 상처와 미친 듯이 화가 난 뒷목을 하고 운전대를 짧게 잡고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옆 쿠션에 우쿠렐레와 수영복이 놓여있었다. 그가 운전을 하면 특히나 - 선동이 되는지, 아버지의 여흥거리 삼아 헤퍼 보이는 여자를 따라가며 고함을 지르고, 휘파람을 불고, 빵빵거렸다. 때로 우리 동행에 클렘이나 지미 혹은 영화관 파산자 실베스터가 있었다. 실베스터는 이제는 아머 테크의 엔지니어 과정에 퇴학을 당했고 대체로 뉴욕으로 이사 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호변에서 딩벳은, 운동선수처럼 허리띠와 손목대를 죄어 메고, 선탠 기름으로 길게 아래로 자국을 남기며, 물구나무를 설 때 모래가 머리카락에 들어가지 않도록 반다나(두건)을 두르고, 여자들과 다른 호반의 선수들과 떼를 이루어, 춤을 추고 그이 우쿠렐레를 치며 노래를 했다.
Ani-ka, hula wicki-wicki
Sweet brown maiden said to me,
And she taught me hula-hula
On the beach at Waikiki
제대로 불이 붙었다, 그는 외- 암시를 하고, 잠긴 그의 흑인 목소리, 그의 작은 수탉 같은 불꽃이 깨끗이, 의심쩍게 야살스럽게 할짝 타들어갔다. 늙은 어르신은 걸걸하게 흉내 내며, 숨 넘어가게 간지럼 탄 듯, 해변의자에 에트루리아의 버팔로 빌처럼 눈이 부시지 않도록 두건 달린 망토처럼 목욕 수건을 두르고 덧붙여 그의 부드러운, 살집 무거운 팔로 그늘을 지우고 누워 있다가, 그의 숱 많은 입이 웃음소리로 크게 벌어졌다.
‘얼-가니오.’ 그의 아들에게 말을 했다.
낮의 무더위가 꺾이고 파티가 시작되면 윌리엄 아인혼 역시 내려오기도 했다. 스투츠의 화물선반에 휠체어를 나르고 그의 아내가 둘 다 그늘을 씌우며 우산을 날랐다. 그의 형제나 혹은 내 등에 업혀 사무실에서 차로, 차에서 호반의 적절한 자리로 옮겨졌다. 아주 기품 있게, 사려 깊고, 하얗게, 훼손되지 않는 변방 태수 같은 귀족이다. 재빨리 구르는 눈. 원래 주지사의 키에 맞먹게 크고, 몸이 다부지고, 편애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 주지사보다 기질이 좀 더 섬세하였고 물론 딩뱃은 그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 아인혼은 얼굴이 아주 창백하고 조금은 무기력하였다. 확연한 매부리코, 작은 입, 세어 가는 머리카락은 두껍게 자라도록 두어 귀에 닿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살피는 그의 시선은 문제가 되는 주제에 단단히 잡아채기 위해 연해 전진하였다. 묵직한, 매력적인 그의 아내는 파라솔을 들고 그의 옆에 앉았다. 나른하게 슬쩍 미소를 지으며 보드라운 갈색의 자유로운 한 손은 무릎에 얹고 강한 머리카락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이집트인 머리형처럼 내리받이 단발로 잘라, 평평한 밑이 뒷목 주변으로 검정 솔을 이루었다. 여름 산들바람과 물결 위 작은 보트들과 신이 나서 뛰노는 사람들과 음유시인들에 흥이 돋은 모습이었다.
녀가 무슨 생각인지 알고 싶은가, 잠가둔 집 뒤편이었다. 거긴 가스렌지 선반에 두 파운드 핫도그가 있고, 샐러드용 차가운 감자 2 파운드, 겨자, 미리 잘라둔 호밀 빵이 있었다. 이들이 딸리면 그녀는 더 사오라고 나를 보냈다. 아인혼 부인은 만사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좋아했다. 이 노인은 차를 달라고 할 것이다. 그의 말을 필히 들어줘야 했고, 그녀도 기꺼이 따랐고 다만 그 보답으로 마루에 침을 그만 뱉으라는 요구만 할 뿐인데, 너무 부끄러움을 잘 타 그에게 직접적으로 요구하진 않고 다만 남편을 통해, 그런 말이 그에게 그저 농담의 사안에 지나지 않으니까. 나머지 우리는 아인혼이 즐기는 음료 코카콜라면 족했다. 매일 하는 심부름 하나가 그에게 콜라를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그날 어디가 더 나은 배합을 했는지 그의 판단에 따라 당구장에서 병째 혹은 약국에서 유리잔으로 날라주었다.
사이먼 형은, 내가 인도의 모인 사람들 사이-항상 아인혼 집 앞에는 사업가들이, 킨즈먼 예배당에서 온 조문객들과 당구장 인물들이 뒤섞어 흘러넘쳤다-로 쟁반에 잔을 얹고 나르는 모습을 보고, 놀랍다는 듯 크게 웃으며 ‘그러니까 이게 직업이구나! 집사가 되었어.’ 말했다.
하지만 이는 수백의 잡일 중 단 하나일 뿐, 더 하찮은 일도 좀 있고, 더욱 개인적인 일도 있고 또 어떤 일들은 총명함을 요하거나 훈련 요하는 비서, 보좌관, 대행인, 동행인 일도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누군가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를 대신해 해야 하는 일 때문에 그는 독재자처럼 횡포했다. 베르사이유나 파리에 있는 태양왕은 그의 아침 알현식에 그에게 스타킹을 전해주는 귀족 한 사람, 셔츠에 한 사람 두었다. 아이혼은 침대에서 들어 올려 주고 옷을 입혀 주어야 했다. 가끔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나였다. 그와 그의 아내가 창문을 닫고 잠을 자 방은 퀴퀴하고 어두었다. 그러니까 양 신체에서 내뿜은 지난밤 수면들의 고약한 냄새였다. 그런 일 흠 잡는 재주가 내가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이에 금세 익숙해졌다. 아인혼은 잠옷으로 갈아입는 일도 작업이라 속옷바람으로 잠을 잤고 그와 아내는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그래서, 불을 탁하고 켜면, 속바지 차림으로, 쇠잔한 팔에 주근깨가 끼고, 반백 머리카락은 평평하게 보통 누운 얼굴 위로 날아다니고, 약삭빠르게 굴곡진 코와 딱 자른 콧수염의 아인혼이 있었다. 짜증을 낼까 봐, 때로 그가 그렇긴 하지만, 내 임무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그가 정신 차렸다는 신호가 나길 기다리는 일이었다. 아침에 성질내는 일은 방침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는 익살스럽게 더 잘 굴었다. 놀려먹고, 종종 진부하거나 외-스러운 새처럼, 그는 아내의 시끄러운 소리를 우스개 삼고 아침 식사 준비 시키는 아내를 괴롭혔다. 그를 입히는 일에 조지 옷 입히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지만 아인혼에게 내가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이 더 필요했다. 양말은 호화로운 비단 재질이었고, 바지는 가는 뱅커즈 스트라이프가 있었고, 구두는 몇 켤레나 있었다. 발등 아래 물론 결코 주름이 지지 않은, 닳을 일 더더욱 없는 고운 워크오버들 재질이었다. 고딕체 모노그램이 달린 혁대를 했다. 허리까지 입히고 그를 들어 올려 검정 가죽의자에 앉히고 전율하는 바퀴들 위로 화장실로 끌었다. 때로는 의자에 처음 자리 잡을 때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때로는 격앙된 수락의 훨씬 완곡한 표정을 짓지만 대부분 극기와 금욕의 작업이었다. 나는 그를 조심해서 편안하게 앉히고 그를 데리고 반대로 굴려 변기로 데려갔다. 마당에 면한 동쪽 창문이 있는 해가 환한 화장실이었다. 행정관과 아인혼 둘 다 일상 습관들이 부주의한 편이라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상한 상류층 부류에게 이런 점에 항상 아량을 베풀기 마련이다. 나는 영국 귀족들이, 그들이 좋다면야, 마차의 뒷바퀴에 오줌을 갈겨도 되는 법적인 권리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게 이해가 된다.
아인혼 부인이 축축히 젖은 마루를 두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가끔 집안일 거드는 바바츠키가 폴락 타운(폴란드인마을)에 너무 오래 나갔거나 지하술창고에서 술에 뻗으면 그녀는 내게 치우라는 부탁을 했다. 그녀는 내가 학생이라서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나는 돈을 받는 입장이잖은가. 잡동사니로 섞인 특정되지 않은 일에. 나는 이를 그런 식으로, 잡동사니로 섞인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의 하나로, 받아들였다. 나는 그냥 변종에 표준을 벗어난 사람이고, 내 친구 클렘 탬보우처럼 규율이나 정칙에 맞지 않았다. 다만 나와 클렘이 다른 점이라면, 내가 일이나 원인에 애착이 가면 아주 비버(부지런한 사람)가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아인혼이 이를 알아내자, 그것도 재빨리 간파했는데, 그는 내가 꾸준하게 붙어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는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그에게도 만족스러운 일이었다. 그가 시킬 일이 다 떨어져 옆에서 자리만 지키고 서 있으면 그는 더 많은 일을 고안해 내었다. 그래서 나는 화장실 특무를 자주 받지는 않았다. 그가 나에게 시킬 중요한 일들이 많고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 임무를 받으면, 뭐, 로쉬 할머니 아래 받았던 임무에 비하면 한시간 동안 짐꾼이 되는 일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인혼과 화장실에서, 그는 나를 옆에 두고 이그재미너 조간 표제, 금융권 소식, 웨일 거리나 라살 거리에서 나온 파장시세를 읽도록 시켰다. 지역 뉴스가, 빅 빌 톰슨에 관한 그런 이야기가 다음이었다. 그는 코트 극장(브로드웨이의 극장)을 빌려 가축시장에서 난 커다란 쥐 두 마리를 우리에 넣고 무대에 직접 서서, 쥐들을 공화당 변절자라고 칭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아인혼이 어떤 뉴스 항목을 먼저 원할지 알게 되었다. ‘그래, 톰슨의 말 딱 그대로야. 허풍선이 수다쟁이지만 이번에는 사실이네. 그는 이름 뭐더라 그 놈을 교도소에서 구하려고 서둘러 호놀룰루에서 돌아왔지.’ 그는 거의 완벽하게 오래 기억을 하는 사람이었다. 뉴스를 샅샅이 바싹 읽었으며, 고도로 체계적인 사람이라 그에게 흥미로운 문제들은 파일로 철해두었다. 내 일 중의 하나가 그의 파일들을 그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긴 철제 그리고 목제 상장에 순서대로 정리하는 일이었다. 아주 권위적이라 그런지, 무언가 그 앞에서 갖다놓으면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자주 괴팍스럽게, 이를 던져버려라 암시를 주었다. 이런 것들은 그가 즉시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어야만 했다. 잘라낸 소식들과 신문 조각, 상업, 발명, 주요 지역내 거래, 범죄와 갱단, 민주당, 공화당, 고고학, 문학, 국제연맹이라는 레벨이 붙은 폴더에 담겨 있었다 왜 국제연맹 폴더가 있는지 난들 모르겠지만, 그는 무엇이 사람을 이런 저런 식으로 만드는가 하는 베이컨식 사고방식에 따라 살았고, 완전한 정보라면 사족을 못 썼다. 아인혼에게는 모든 것이 말끔히 해결되어야 했고, 그의 책상이나 그 주변은 철저하게 정리가 되어야 했다. 셰익스피어, 성경, 플루타르크, 사전과 유의어사전, 일반인을 위한 상법, 부동산과 보험 안내서, 연감과 정보지들, 그리고 검은 보자기를 쓴 타자기, 받침대에 놓인 전화기들과 동전 떨어지는 것을 인식하는 전화기 장치의 부분을 떼어놓는 일을 조작하는데 쓰는 작은 나사돌리개가 있었다. 아인혼이 제일 부유한 시절에도 그가 하는 모든 통화마다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해서다. 전화회사는 사무실에 찾아온 다른 사업가들이 사용하는 동전통에서 한 재산을 긁어모으고 있으니까. 수신 및 송신으로 라벨이 붙은 전신 사각쟁반, 녹은 애트나 서진들, 사슬에 달린 공증 봉인, 호치키스, 편지 날개를 적시는 스폰지들. 돈통 열쇠, 기밀 서류들, 지폐들, 콘돔, 개인적인 서한과 시집과 에세이집들. 이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모두 적절하게 배열이 되면, 두 개의 사무실 출입구로 접근 가능한 그의 광택을 낸 장벽 뒤에서 가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거기서 그는 삶의 책임자 중 한 명, 자기 자신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때로 그의 위엄과 자부심을 망치고 명판 속 잘 생긴 용모를 망가뜨리는 요사스럽고, 고의적인 교활함으로 기민한, 안색 창백한 경영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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