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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The glimpse of the moon

the glimpse of the moon III-IV

by 어정버정 2023. 5. 15.

2013-9-29 

Ill

 

코모 호수에 지낸 달은 몇 시간이면 끝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유예를 희망했다. 하지만 선뜻 빌라를 내준 스트레피는 더 길게는 그들 마음대로 쓰도록 해 줄 수가 없었다. 막대한 가격에 그들이 약조한 날에 손아귀에 넣겠다고 고집하는 불쾌한 어느 망나니에게 임대하기로 그로서는 운 좋은 계약을 했기 때문이었다.

랜싱은 새벽에 수지 곁을 떠나, 호수로 내려가 마지막으로 첨벙 호수로 뛰어들었다. 수정 같은 빛을 갈라 집 방향으로 수영을 하며 그는 꽃으로 둘러 장식한 정원, 우거진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 달리는 길고 낮은 집, 그의 아내가 아직 잠을 자고 있는 그 아래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한 달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들의 행복은 그 앞에 지금 놓인 광경처럼 아주 드물고, 환상적으로 완벽했다. 그는 햇빛이 비치는 잔물결 속으로 턱을 잠그고 순전한 만족감에 한숨을 쉬었다.

그런 완벽한 행복의 장면을 떠나는 일은 가슴 휑한 일이었다. 하지만 진행될 그 다음 단계는 더하면 더했지 즐거움이 더하진 않으리라. 수지는 마법사였다. 그녀가 예견한 모든 일이 현실이 되었다. 집들이 그들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각 방면에서 그는 선심을 베푸는 영혼들이 베니스의 피아노 노빌레에서 애디론댁 산맥의 야영지까지 모든 것을 잔뜩 싣고 그들을 향해 날개 짓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현재로서 그들은 전자를 택했다. 다른 고려사항과 별도로, 그들은 대서양을 가로지를 여행의 경비를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지우데카섬에 있는 넬슨 밴더린의 대궐 같은 집으로 곧 향할 것이었다. 그들은 편의의 이유로 다가오는 겨울에 뉴욕으로 돌아가는 게 현명하지 않겠느냐고 서로 동의했다. 그 일을 염두에 잘 두고 나니, 어째 신선한 기회들로 이끌리는 듯도 하였다. 실제로 수지는 이미 한 철새 같은 사촌의 (만약 약삭빠르게 조정하면, 그들은 그녀의 요리사를 초과로 일하지 않게 하겠다고 확신시킨다면) 편리한 플랫을 마음에 두고 사촌을 잘 구슬리면 그들에게 빌려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동안에 그런 계획 짜야하는 어려움은 아직 먼 일이었다. 그리고 젊은 랜싱이 이십팔 년간 존재하는 동안 완벽하게 익힌 기술 하나를 들자면 완벽하게 그리고 태연자약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기술이었다.

근래 그가 평소 버릇보다 더욱 끈덕지게 미래를 살피려고 노력했다면 그건 오직 수지 때문이었다. 그들이 결혼하자 그는 자신에게 그렇듯, 그녀에게도 철학적으로 접근할 의도였다. 그리고 그가 그들의 파트너 관계를 불안한 생각의 한 이유로 여기는 일을 무엇보다도 분개를 하리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같이 한 이후로 단편적인 그녀의 과거를 잠깐씩 엿보게 되었는데 이에 화가 돌아 그녀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그녀의 미래를 지키고픈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녀처럼 가녀린 영혼이 그렇게 몹시 칙칙하니 침체한다거나 그들의 비참한 삶으로 이루어진 타협으로 왜소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견딜 수가 없었다. 자신에 관해서 그는 아무 것도 상관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지침으로 임시변통의 규칙, 그의 방침을 어마어마하게 단순화시킨 아무려면과 절대 안 된다의 간단한 일습들을 작성해 두었다. 사람은 일부 특정한, 그렇지 않고 다른 식으로 획득할 수 없는 혜택들을 위해서 참아야 하는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떤 가격에도 그가 교섭을 하지 않을 일들 역시 있었다. 하지만 여자라면 일이 다를 수도 있다고 그는 이해하기 시작했다. 유혹은 더 클 수도 있고, 비용이 비교도 안 되게 높을 수도 있고, “아무려면과 절대 안 된다를 나누는 선이 더욱 변동이 심하고 덜 또렷하게 그어졌을 수도 있다. 열일곱의 나이에 세상에 던져졌을 때 수지는, 그녀에게 그런 기만적인 선을 규정하던 아버지라는 존재의 나약하고 헤픈 씀씀이만 지닌 채, 그녀에게 그 선을 넘으라고 간청하는 모든 제반 상황 속에서, 대부분 인간적인 못난 짓의 대상들에 대한 타고난 경멸로 주로 보호를 받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버지의 몸과 마음을 결딴을 내던 그런 쓰레기라고 그녀의 부모의 너무 이른 임종에 대해 퉁명스럽게 언급을 했는데, 마치 그녀가 무언가를 바란다면 자신을 망쳐야 하는 필요성을 미리 받아들인 것 같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들 사이는 단호하게 구별하겠다고 결심한 것 같은 언급이었다.

이런 인생철학은 처음에 랜싱의 넋을 빼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렴풋한 공포가 일기 시작했다. 괴팍하고 까다로운 성벽이라는 촘촘한 갑옷이 여태껏 노출되었던 각종의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지켜주었지만 더욱 미묘한 다른 사람들이라면 그 속에서 이음매를 발견할까? 그녀의 섬세한 안목과 구별 중에서 그 자신의 규칙과 맞먹는 것이 있나? 희귀한 일과 최상의 일에 대한 그녀의 취향이 그녀의 영락의 바로 그 계기는 아닐까? 그리고 만약 쓰레기가 아닌 무언가가 그녀에게 닥치면, 그녀는 그걸로 결딴이 나더라도 그 일을 일초라도 망설일까?

각자가 다른 이의 기회라고 칠 수 있는 일을 방해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맹약을 그는 지키기로 작심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회가 왔는데 그가 이로 인식하는 일을 동의할 수 없다면? 그는 오, 그렇게 열렬하게 그녀가 잘 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잘 된다는 그의 개념은 아주 그들이 함께 한 첫 달의 광휘 속에서 그렇게 눈에 띄지 않게, 그렇게 미묘하게 변형을 했다!

그의 게으른 장구질은 그를 천천히 물가로 데리고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스트레피 배의 계류용 밧줄을 매어놓은 선창에서 몇 야드 떨어져 거기에 부유하며 꿈을 좇는 그 시간은 너무 멋들어졌다……. 떠날 일이 가슴 휑하였다. 그래서 소용없는 줄 알면서도 일의 안팎을 뒤집어 보고 있는 것이리라. 베니스는 물론 기분이 구수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것도 이것처럼 다시는 달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들 앞에 담보로 1년의 세월 밖에 없는데 이제 그 1년의 한 달이 가버렸다.

마지못해 그는 호숫가로 헤엄치고, 집으로 걸어 올라가서 시원스레 꾸며놓은 응접실의 창문을 밀어 열었다. 출발의 징후들이 벌써 보였다. 복도에 트렁크가, 계단에는 테니스 라켓이 있었다. 층계참에는 요리사 쥴리에타가 양팔에 미끄러운 것들을, 도저히 끈에 메이길 거부하고 있는 물품들을 붙잡고 있었다. 이 모든 모습으로 지나간 한 달은 마치 무대의 한 막이었던 것처럼 차가운 비현실감이 그에게 스며들었다. 연극의 배경은 접히고 돌돌 말려 딸린 광으로 치워져, 그와 수지가 참여하지 않은 또 다른 연극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옷을 차려입고 다시 내려와, 배가 고파 그를 기다리고 있는 커피가 있는 테라스로 나갈 즈음이 되자 그는 평소의 즐거운 안도감이 되살아났다. 수지는 거기, 상큼하고 유쾌하게, 가슴에는 장미를 꽂고, 머리카락에는 태양을 안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브래드쇼(철도여행 안내서)에 숙이고 있었지만 아침식사거리 너머 애정 어린 손을 흔들더니, 이내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래. 간신히 맞출 수 있을 거 같아.”

무얼 맞춰?”

우리가 자동차로 정확히 열시에 출발하면 밀라노에서 기차 타는 일이.”

그가 쳐다보았다. “자동차? 무슨 자동차?”

, 새로 오는 사람들 차, 스트레피 세입자들. 그 사람들 이름을 안 가르쳐주더군. 운전수는 그 사람들 이름을 발음할 수가 없다더군. 운전수 이름은 오따비아노야, 아무튼. 그 사람하고 친분을 텄지. 운전수는 어젯밤에 도착을 했는데 그 사람 말이 새 주인들은 오늘 저녁까지 코모에 도착하지 않을 예정이라네. 그는 밀라노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아주 덥석 받아들이더라니까.”

맙소사.” 그녀가 말을 멈추자 그가 말했다.

그녀는 웃으며 탁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시간이 촉박해. 하지만 당신이 바로 올라가서 남은 물건 당신 트렁크에 집어던진다면 내가 어떻게든 조처해 볼게.”

그래. 하지만 이것 봐. 이게 어떤 값을 치를지 생각해본 적 있어?”

그녀는 발랄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우리 철도 기차표보다는 상당히 덜하지. 오따비아노는 밀라노에 애인이 있어. 그리고 그녀를 6개월간 안 봤다네. 내가 그 사실을 알아내자 그는 어찌 되었든 거기 갈 거라는 걸 알았지.”

그녀는 영리하기 짝이 없다. 하고 그는 웃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어떻게 조처할지 알고 있다는 그런 무해한 증거조차도 움츠러드는 마음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 좋아.” 그는 혼잣말을 했다. “그녀가 맞아. 그 친구는 확실히 밀라노에 갈 작정이었을 거야.”

위층, 그의 옷방으로 올라가는 길에 그는 산더미 같은 화려한 옷에 파묻힌 그녀가 능숙한 솜씨로 마지막 포트맨토(2등분으로 열리는 대형여행 가방)에 쑤셔 넣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수지만큼 영리하게 짐을 싸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안 들어가는 물건들을 살살 달래어 한 트렁크에 집어넣는 방식은 조화롭지 못한 사실들을 그녀의 삶에 끼워 맞추는 방식의 상징이었다. “내가 부자라면, 내가 가장 싫어할 일은 어리석은 하녀가 내 트렁크들 싸는 일을 지켜보는 일일 거야.”라고도 종종 말을 하곤했다.

그가 지나가자, 씨름하느라 얼굴이 분홍색으로 상기된 아내가 어깨 너머로 넘겨보고, 깊은 곳에서 여송연 상자를 끄집어내었다. “자기, 여송연 한두 개 주머니에 넣어둬. 오따비아노에게 팁으로 주게.”

랜싱은 또렷 그를 쳐다보았다. “아니, 도대체 스트레피 시가로 뭘 하고 있는 건데?”

같이 싸고 있지, 물론……. 그가 이걸 다른 사람들 주려고 했다고 여기진 않지?” 그녀는 그에게 천진스레 놀랐다는 시선을 던졌다.

나는 그가 누굴 위해 준비한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 게 아냐…….”

그녀는 계속해서 의아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거기 무슨 엄숙하게 지켜야할 게 있나 모르겠는데. 여송연은 스트레피 것도 역시 아냐……. 그 역시 이걸 어느 망나니에게서 가져 왔을 테니까. 그리고 그가 여송연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고 우릴 미워하는 게 대순가.”

터무니없는 말이네. 그게 스트레피가 아니라면 더더욱 우리 게 아니지. 그거 이리 넘겨 줘봐.”

당신 좋으실 대로. 하지만 진짜 낭비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 하나도 못 가져 볼 텐데……. 정원사하고 쥴리에타의 애인은 보면 좋아하겠지!”

랜싱은 레이스와 모슬린 물결에 파묻혔다, 장밋빛 갯지렁이처럼 솟아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얼마나 많은 상자가 남은 거야!”

딱 네 개.”

제발 다시 꺼내 놔라.”

그녀가 다시 움직이기 전에 힐난으로 가득 찬 침묵의 정지기가 있었다. 그 사이 랜싱이 그의 화와 그 원인 사이에 걸맞지 않은 부아가 돋았고, 그런 부아의 불균형을 인식하자 더욱 화가 치밀었다.

그녀는 상자를 내밀었다. “다른 상자는 아래층 당신 여행 가방에 있어. 그건 열쇠로 잠그고 끈으로도 조였어.”

그럼, 열쇠 줘.”

베니스에서 그거 다시 돌려줘도 되지 않을까? 자물쇠가 아주 고약해서, 삼십분도 더 잡아먹을 텐데.”

그냥 열쇠 줘, 제발.” 그녀가 열쇠를 줬다.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할당된 삼십분 동안, 줄리에타의 어리둥절한 시선과 운전수의 냉소적인 쓴웃음 아래, 자물쇠와 전투를 벌였다. 그 운전수는 때때로 문지방에 서서, 그에게 밀라노에 가려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공손하게 재촉을 해댔다. 마침내 열쇠가 돌아가고, 손톱이 부러지고 땀을 뻘뻘 흘리는 랜싱은 여송연들을 뽑아내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들고서 성큼성큼 텅 빈 응접실로 들어갔다. 그와 수지가 바로 어제 따서 모은 커다란 금빛 장미 다발의 꽃잎이 바닥의 대리석 자수세공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연한 동백꽃이 창문 사이에 있는 설화석고로 만든 굽다리 접시에 떠다녔고, 호수에서 불어온 산들바람에 날아온 정원의 향내가 떠돌고 있었다. 스트레피의 작은 집은 기쁨의 둥지 같았던 적이 결단코 없었던 것 같았다. 랜싱은 콘솔 위에 여송연 상자들을 내려놓고 그의 남은 소유물들을 모으기 위해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그가 다시 내려오자 그녀의 아내는 두 눈에 성취감으로 반짝거리며 빌린 전차에 버티고 앉아 있었다. 짐은 솜씨 좋게 짐칸에 실어 놓았고 줄리에타와 정원사는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며 슬픔을 가눌 수 없는 작별로 훌쩍이고 있었다.

그녀가 저들에게 무얼 줬을까?” 그녀 옆자리로 뛰어들고 자동차가 나이팅게일-덤불을 거쳐 정문으로 빙그르르 선회를 하자 그는 궁금한 생각이 솟았다.

 

 

IV

 

찰리 스트레포드의 빌라는 장미-덤불에 있는 둥지와 같았다면 넬슨 밴덜린의 대저택은 아주 고귀한 비유가 필요한 장소였다.

건물은 하도 광활하고 장대하여 비교해 보면, 수지에게 위압적으로 보였다. 어두워진 후에 거대한 응달진 층계 기슭의 층계참에 닿아, 저녁 식사는 올림푸스 산상의 무게로 짓누른 천장 아래 희미하게 불을 밝힌 식탁에서 먹었다. 오슬오슬한 저녁나절은 군주 앞에 미뉴엣 춤을 추고 있을 것 같은 응접실의 한쪽 귀퉁이에서 지내고 보니, 그 전날까지 있었던 상호 신뢰가 갑작스런 불화감과 대조를 이루듯이 코모의 행복한 친밀감과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여행은 특히나 쾌활했다. 수지나 랜싱이나 일을 부드럽게 무마하려는 기술에 대한 너무 긴 원칙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 도달한 불일치의 참혹한 피해를 서로에게 숨기려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 깊숙이, 보이지 않는 곳에 불일치는 남았다. 그리고 테이프스트리를 드리운 둥근 천장의 침실에 앉아 금속 부분이 변색된 거울 앞에서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자 이런 일을 일으켰다는 원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깔쭉깔쭉 수지의 가슴께가 아렸다.

나는 웅장하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장소는 진짜 커도 너무 크다.” 후미져 어둑한 거울 속에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 되비친 창백한 손을 보며 그녀가 혼잣말을 했다. “그래도, 엘리 밴더린은 나보다 작으면 작았지, 손가락마디 반만치도 안 커. 분명 위엄은 더하지도 않고. 궁금하네. 내가 아주 끔찍하게 작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장소가 끔찍하게 크기 때문일까.” 그녀는 호화로움을 사랑했다. 화려한 물건들은 항상 그녀가 예쁘다는 느낌을 주었고 높은 천장은 거만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이전에 부의 흔적들로 위압감이 든 적이 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는 브러쉬를 내려놓고 꼭 쥔 손 위에 턱을 기댔다……. 지금도 그녀는 무엇 때문에 여송연을 들고 올 마음이 들었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그녀가 물려받은 양심의 가책의 가치에 발밭게 좇아 살았다. 조리 정연한 그녀의 견해들은 이랬다저랬다 유별스레 제멋대로였지만, 물건에 관련해서라면 그녀가 기이하게 집요하다는 점은 사람들도 이유를 추론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해도 스트레피의 여송연을 가져갔다! 그녀가 그래, 그것들을 챙겼다. 그게 요점이다. 그녀는 닉을 위해 그걸 챙겼다. 그를 기쁘게 하고 싶다는 열망에, 가장 작은 세부사항으로 그의 삶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화려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사로잡힌 생각에 심취를 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그를 위해, 제 욕심 바라고 저질렀다면 가장 혹독하게 자책을 했을 바로 그런, 사소하지만 저열한 짓을 벌였다. 그리고 그가 그 차이를 즉각 느끼지 않았다면 그녀로서도 이 점을 결코 설명할 수 없으리라.

그녀는 한숨을 쉬며 일어서서 느슨한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그리고 프레스코 그림의 거대한 방 주위로 시선을 돌렸다. 시뇨라가 그녀에게 편지 남겼다는 무언가 그런 말을 하녀가 했었다. 그게 그녀와 닉에게 온 편지와 함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두꺼운 봉투에 엘리의 어린아이 같은 글씨로 이름이 삐뚤 휘갈겨져 있었고, 한쪽 구석으로 눈에 띄게 친전이 황급히 가로지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할 말이 많다고, 이렇게 쓰는 일이 싫은데.” 수지가 혼잣말을 했다.

그녀는 봉투를 뜯었다. 네 개인지 다섯 개 가량 우표가 붙은 봉인 된 편지가 안에서 떨어졌다. 모두, 엘리의 손으로 넬슨 밴더린 귀하 앞으로 주소가 적힌 편지였다. 그리고 각자의 구석에는 희미하게 숫자와 날짜가 하나, , , , 날짜는 일주일 간격으로 적혀 있었다.

어머나.” 수지는 숨이 턱 막혔다. 불현 듯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탁자 가까운 안락의자에 털썩 앉아 한참 동안 앉아서 숫자 적힌 편지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엘리의 글씨가 뒤덮인 종이 한 장이 그 편지들 사이에서 펄럭거리며 나왔다. 하지만 그대로 두었다. 그녀는 어떤 말이 적혔을지 아주 잘 알았다! 그녀는 그 친구에 대해 물론 모르는 게 없었다. 가여운 우리 친구, 넬슨을 빼고,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엘리가 감히 그녀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믿을 수가 없군……. 그녀는 그렇게 졸렬한 일은 그려본 적도 없었다……. 얼굴에 피가 몰리고, 벌떡 화가 치밀어 일어났다. 저 편지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모두 난롯불에 던져버릴까 하는 마음도 반쯤 들었다.

남편이 그들 방 사이에 있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딱 위험한 꾸러미를 압지첩 아래 쓸어 넣었다.

, 저리 가요. 착하기도 해라.” 그녀가 소리쳤다. “아직 짐 덜 풀었어.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닉의 서류와 편지들을 모아들고 그녀는 방을 가로 뛰어 문 사이로 떠밀었다. “여기 당신 조용히 있을 읽을거리.” 그녀가 문지방에서 삽시간에 그에게 환하게 웃어보였다.

돌아서는 그녀에게 수치심으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엘리의 편지는 바닥에 있었다. 마지못해 몸을 구부려 집어 들었다. 예상했던 문구들이 하나하나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선심을 쓰면 다른 것으로 돌아오는 법이야…… 물론 너하고 닉은 여름 내내 머무는 일은 환영한다.……너희에게 한 푼 경비도 들지 않을 거야. 이점은 하인들이 지시를 했다……너는 그냥 천사처럼 이들 편지들을 직접 부쳐 줘……한참 만에 맞이하는 나의 유일한 기회야. 우리가 만나면 모든 것을 설명해줄 게. 그리고 아무리 늦어도 한 달 지나면 클라리사 데리러 돌아갈 거야.”

수지는 제대로 읽은 게 맞나 싶어 스탠드 쪽으로 편지를 들어올렸다. 클라리사를 데리러! 그럼 엘리의 딸이 여기에 있다고? 여기, 그들과 같은 지붕 아래, 그들이 돌보라고 남겨졌다고? 그녀는 화에 받혀 계속 읽어갔다. “아이는 네가 여기 오는 줄 알고 아주 좋아하더라. 나는 아이의 못 되어먹은 가정교사는 건방져서 파면을 해야 했어. 그러니 너희들 아니었으면 아이는 내가 많이 신뢰하지 않는 수많은 하인들에 둘러싸여 온통 혼자였겠지. 그러니 불쌍히 여겨서 내 아이에게 잘 대해주렴. 그리고 그녀를 두고 간 나를 용서해 줘. 아니는 내가 치료 받으러 간 줄 알아. 그리고 그녀는 내가 멀리 간 일을 아빠에게 말하지 말아야 하는 줄도 알아. 내가 아픈 줄 아빠가 알면 아빠에게 걱정만 끼칠 줄 아니까. 아이는 완전히 믿을만해. 그리고 얼마나 똑똑한 천사인지 곧 너희들도 알겠지…….” 그런 뒤 그 페이지의 바닥에 마지막으로 비스듬한 추신을 달았다. “수지야, 네가 내게 친절한 방식으로 아무 거나 빚을 지고 있다면, 너는, 너의 성스러운 도의에 대고, 한 마디도 이 일을 누구에게도, 닉에게도 안 하겠지. 그리고 그 숫자들 지우는 꼭 지우리라 믿는다.”

그녀는 벌떡 일어서서 밴더린 부인의 편지를 난로 속에 던졌다. 그런 뒤 그녀는 천천히 의자로 되돌아왔다. 거기, 그녀의 팔꿈치 언저리에 4 개의 치명적인 편지봉투가 놓여있었다. 그러니 그녀의 다음 일은 그걸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마음을 정하는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즉시 파기해 버리는 일은, 처음 생각에는 불가피해보였었다. 이는 엘리나 그녀 자신을 살리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조치하면 수지에게 내일 출발을 수반하고 그리고 그 다음 조치로 엘리에게 알려야 하는 일을 수반할 것이어서, 주소를 찾으러 훑었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래 어쩌면 클라리사의 보모는 그녀 어머니에게 어디로 편지를 써야할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엘리라고 해도 아이와 연락의 아무 방편도 마련하지 않고 떠나지는 않겠지. 어쨌든 그날 밤에는 결정해야 할 일은 없었다. 내일 그들의 도피에 대한 세부사항을 계획하고 그리고 그들이 거부하고 있는 환대의 대체물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일 말고는 없었다. 수지는 그녀가 얼마나 여름을 나기 위해 밴더린 아파트를 기대했던지 그 본색을 숨기지 않았고 그렇게 성사될 수 있도록 미래를 다른 대안 없이 하나로 간소화해버렸다. 그녀는 엘리가 씀씀이가 큰 줄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의 손님으로 있는 한 그들의 유일한 경비는 가끔씩 하인들에게 가는 선물만이 될 거라고 미리 어림짐작을 했었다. 그러니 무엇이 그만한 대안이 되겠는가! 그녀와 랜싱은 끝없은 대화 속에서, 리도의 해변가에서 작열하는 몇 시간 동안, 석호 위에 나태한 여름날, 그리고 음악의 저녁과 지우데카 위에 넓은 그들의 발코니에서 꿈꾸는 환상으로 파묻혀 살다시피 했었는데. 이런 환희들을 포기해야 한다니, 남편 닉에서 그런 환희를 박탈한다는 생각하니 노여움으로 가득 찼고, 남편이 그들이 조용히 베니스에 정착을 하고 그는 글을 쓸 작정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생각까지 나자 한층 노여움이 격렬해졌다. 작가의 아내로서 남편의 사생활을 방어하고 그의 뮤즈와의 접촉을 촉진해야 한다는 험악한 분노가 그녀의 가슴 속에서 이미 발생기에 들었다. 이건 가증스러운 일이다! 엘리 밴더린이 그녀를 그런 덫으로 끌어들이다니 심히 가증스러운 일이었다.

그래. 모든 일을 닉에게 다 털어놓는 일 말고 달리 길이 없었다. 사소한 여송연의 사건은, 이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사소해 보이는지!, 그가 참고 받아들일만한 일의 종류가 무언지 보여주었었다. 그리고 그 자신의 타협하려 들지 않는 기세 같은 것을 그녀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아침에 그에게 모든 이야기를 전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빠져나갈 길을 찾도록 하자. 길을 찾는 수지의 능력에 대한 자신의 믿음은 무진장하였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는 밴더린 부인 편지 말미의 간청이 기억났다. “네가 내게 친절한 방식으로 아무 거나 빚을 지고 있다면, 너는, 너의 성스러운 도의에 대고, 한 마디도 이 일을 누구에게도, 닉에게도 안 하겠지.…….”

물론, 엄밀히 이건 누구도 그녀에게 하라마라 요구할 권리가 없었다. 실로 권리라는 단어를, 하긴 연관을 상상이나 하겠냐마는, 이런 잘못된 일의 반동에 사용할 수 있다면. 하지만그녀는 엘리에게 친절이란 측면에서,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남았다. 그리고 이는 그녀의 친구가 이제껏 처음으로 요구하는 보상이었다. 그녀 자신은 사실, 우르술라 길로우가 같은 논거를 사용하여 닉 랜싱을 포기하라고 그녀에게 호소할 때처럼, 정확하게 똑같은 위치에 처했음을 깨달았다. 그렇구나, 수지는 곰곰이 돌이켜 보았다. 하지만 그러고 보니 넬슨 밴더린 또한 그녀에게 친절했다. 그리고 엘리가 그렇게 친절하게 굴고 있는 그 돈은 넬슨의 돈이다……. 기묘한 수지의 규범의 집성 체계는 그녀가 그렇게 반칙적인 일 사이에 끼어있는 것처럼, 어디에 공정함이 놓여있는지 솔직히 알지 못하는 그 기반부터 휘청댔다.

그 깊디깊은 당혹감이 의기소침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전에도 궁지에 몰린 적이 있었다. 기실, 어떤 방식이로든, 죄이고 있지 않는 적이 거의 없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바로 그런 영속적인 양보와 궁여지책의 연결망으로 그녀 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전에는 결코 발에 걸리고, 재갈이 물리고, 양팔이 묶였다는 느낌이 든 적은 없었다. 작은 여송연의 고통에 여전히 울분이 돋는데, 이제 이런 크나큰 굴욕이 아직 쓰라린 상처에 재를 뿌리고 있었다. 확실히 그들 신혼여행의 두 번 째 달은 찌뿌드드 시작부터 흐릿하였다…….

그녀는 화장대 위에 놓인 법랑칠 여행용 시계를 흘낏 보았다. 시계는 그녀가 고마운 마음에 받기로 동의한 얼마 안 되는 현물의 결혼선물 중 하나였는데, 어느새 밤늦은 시간이라 화들짝 놀랐다. 금시에 닉이 올 것이다. 목젖의 껄끄러운 감각은 순전히 안달과 짜증으로 그녀는 무분별한 말을 무심결에 말할 지도 모른다고 그녀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 오래된 습관으로 그녀는 몸을 돌려 다시 한 번 거울을 보았다. 얼굴이 창백하고 초췌했다. 그리고 신속하고 능숙하게 화장품을 발라 피곤한 모습을 더욱 증대시킨 후에, 그녀는 방을 가로질러 남편 방의 문을 살며시 열었다.

그 역시 램프 옆에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었는데 그녀가 들어오자 한쪽으로 치웠다. 그의 얼굴이 어두워 그녀는 그가 아직도 여송연을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 혼자 생각을 했다.

나 너무 피곤해, 자기. 그리고 두통이 아주 심해서 당신에게 밤 인사하고 자려고.” 그의 의자의 뒤에서 몸을 굽히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감쌌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치켜드는데 그녀는 그의 낯색이 아직도 진지하고, 거의 쌀쌀맞음을 알아챘다. 이건 마치, 평생 처음으로 그와 그녀의 눈 사이에 희미한 베일이 걸린 것만 같았다.

너무 미안해. 당신한테 아주 긴 하루였지.” 그의 입술을 그녀의 손에 누르며 그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그녀 목젖에 움찔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 그녀가 더욱 세게 포옹을 하며 와락 소리를 쳤다. “가기 전에, 당신 명예를 걸고 내게 맹세를 해줘. 당신이 내가 절대 나 자신을 위해 그 여송연을 챙기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고!”

잠시 동안 그는 그녀를 또렷 바라보았고 그녀도 똑같이 진중한 눈빛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그런 뒤 똑같은 저항할 수 없는 웃음이 둘에게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수지의 죄책감은 한바탕 터진 웃음보에 휩쓸려나갔다.

그녀가 그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태양은 낡은 양단으로 된 커튼 사이로 쏟아지고 있었고 운하의 잔물결에 산란된 빛이 둥근 천장을 가로지르며 황금색 비늘의 그물망을 그리고 있었다. 하녀는 막 침대 가까운 좁다란 상감 차탁에 트레이를 놓고 나갔고 그 트레이 저쪽 끄트머리 너머, 수지는 클라리사 밴더린의 진지한 작은 얼굴을 발견했다. 그 작은 소녀를 보자 휴면기에 들었던 모든 꺼림칙함이 깨어났다.

클라리사는 이제 여덟 살이었다. 나이에 비하면 작아서 그녀의 작은 동그란 턱은 간신히 차탁 위로 나와 있었고 그녀의 맑은 갈색 눈은 수지를 토스트 랙 칸 사이와 오래된 무라노 유리잔에 그려진 월계화 사이로 수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지는 아이를 2년 동안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안본 사이에, 생각 깊은 유아기를 거쳐 여성적인 경험으로 완벽하게 무르익은 것처럼 보였다. 아이는 어머니 손님을 승인한다는 눈매로 바라보고 있었다.

전 아주머니가 오셔서 아주 기뻐요.” 소녀는 달콤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 당신이 참 좋아요. 제가 자주 같이 있으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적어도 나에게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겠지요, 안 그래요?”

지켜본다고! 나라면 절대 너에게서 눈을 떼고 싶지 않겠구나. 그렇게 나에게 사근사근하게 군다면!” 수지는 웃으며 베개에 팔을 기대고 소녀를 그녀 곁으로 당겼다.

클라리사는 웃음을 짓고 편안하게 비단 침대보에 자리 잡았다.

, 저도 항상 주위에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알아요. 금방 결혼하셨잖아요. 하지만 반드시 제가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도록 지켜봐 주실 거지요?”

, 가여워라! 항상 제 시간에 먹지 않니?”

어머니가 이런저런 치료로 멀리 계시면 안 그래요. 하인들은 항상 제 명령을 안 따라요. 보시다시피 저는 나이치고 아주 작아요. 몇 년 지나면 물론, 제가 많이 자라지 않는다고 해도 따라야만 하겠지만.” 그녀는 사려 깊게 말을 덧붙였다. 소녀는 손을 뻗어 수지의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 줄을 만졌다. “알이 작지만 아주 좋아요. 여행 중일 때는 다른 것들은 가져가지 않지요?”

다른 거? 자상하기도 해라! 난 다른 건 있은 적이 없어. 아마 앞으로도 없겠지.”

다른 진주목걸이가 없다고요?”

다른 보석도 전혀 없어.”

클라리사가 뚜렷 쳐다보았다. “진짜 참말이에요?” 아이가 전례 없는 존재 앞에 선 것처럼 물었다.

아주 참말이지.” 수지가 고백했다. “하지만 그러나저러나 나는 하인들이 말을 따르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클라리사에 대한 흥미를 잃었던 것 같다. 클라리사는 여전히 심각하게 그녀의 동무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지만. 잠시 후에 아이는 다른 질문을 꺼냈다.

아주머니는 이혼을 하게 되면 모든 보석을 포기해야만 하나요?”

이혼?” 수지는 다시 베개에 머리를 던지고 웃었다. “아니, 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데? 네가 마지막으로 나를 봤을 때 나는 결혼하지도 않은 거 기억나지 않아?”

, 기억나요. 하지만 그건 2년 전 일이잖아요.” 작은 소녀는 수지의 목 주위로 팔을 두르고 그녀에게 애교를 부리듯 몸을 기댔다. “그럼, 곧 하실 건가요? 제가 말하기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게요.”

이혼을 할 거냐고? 물론 아니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 거니?”

아주머니는 아주, 아주 행복해 보여서요.” 클라리사 밴더린이 무심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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