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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목수가 방문차 와서, 방안 주위 벽지를 살펴보고 서 있었다. 회복기 환자의 침대는 재봉실로 옮겨져 있었는데, 재봉실의 창문은 동쪽과 남쪽을 향하고 있었고 이보다 더 작은 환자 자신의 방 창문은 햇볕에서 멀리, 북쪽과 서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문 한쪽에 긴 서랍에 여전히 수천 개의 단추로 가득 찬 바느질거리 보관장이 서 있었고, 그 위의 선반에는 학교를 떠난 후 한 번도 열지 않은 책 몇 권이 놓여 있었다. 방 안에는 그 외 카밀라의 흔적은 없었지만, 바로 여기가 어머니가 죽음의 순간에 무언가를 찾으러 온 데였다. - 그게 무엇이었을까? 그는 때로 속삭이며, 그녀를 다시 고대하듯 위아래를 살폈다. 그녀의 존재는 항상 조용하고 기대에 찬 모습이어도, 그녀가 방에 있는 동안에도 종종 없는 듯 비어 보였다.
카밀라가 벽지를 선택했었다. 분홍색 바탕에 하늘색 구슬 장식 띠가 천장까지 이어져 있고 그 사이로 장미가 줄지어 있는 벽지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방에 도배를 했고, 그들을 위해 도배를 한다는 영광스러운 기쁨을 만면에 드러내긴 해도 그 일에 매우 전문적으로 굴었으나, 그 기쁨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게 벽지를 거꾸로 붙여버렸다. 그리고 그제야 와이어트는 등을 대고 누워 벽의 선들을 따라 올라가면서 그 장미가 장미라는 것을, 어릴 적 자신은 녹색 모자를 쓴 분홍색 강아지의 얼굴로 여기고, 그 후로 다시는 의심하지 않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처음 방에 들어섰을 때 카밀라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다가 잠시 후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었고, 그녀는 아버지의 구부러진 어깨에 팔을 둘러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고 절대 말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녀는 만사를 그런 식으로 풀어나갔다.
- 괜찮아 보이네, 여전히 좋아 보여, 마을 목수는 말하며 뒤로 물러서다 그림과 스케치가 쌓여 있는 의자의 모든 것을 쓰러뜨렸다. 외려 이 실수에 곧바로 할 일이 생겨서 마음 놓이는 모습이었다. 매번 그는 감탄을 하며 그림을 하나하나 집어 들었다. - 디테일! 디테일! 그는 이제 그의 인생에 영구히 따라다닐 붙박이가 된 와이어트 병환의 이런 기념품들을 두고, 또 말하고 말했다. 이 복잡한 작업의 조각들 대부분은 복사본이었다. 복사본인 작품들만 완성되었다. 원본 작품들은 그 순간에 중도에 중단되었다. 패턴만 구상되었으나 실행되지 못한 채 작가에게 알려진 양식들은 있지만 여전히 디자인의 존엄성을 찾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기죽어 서 있었다.
- 이것 보게! 마을 목수가 바닥에서 책을 흔들며 말했다. - 풍선!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 젠장, 프랑스인. 누가 프랑스어로 적어넣었네. 그는 책장을 넘기며 투덜거렸다. - 물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일부러 그래. 프랑스인들은 우연히 진실을 발견하면 몹시 탐을 내…그는 한 시간 정도 머물면서 대부분 시간을 혼자서 이야기했는데, 이는 그가 듣기가 힘들어지고 사람들이 그에게 말을 하려는 노력에 지치자 이후 발달한 성향이었다. 이제 그는 오디세이에 대한 대략적인 요약(채프먼의 번역본을 그위언이 언젠가 보내주었다)을 하고, 항해가 갑자기 너무 짧아진 듯 오지지아 섬의 프레스터 존에게 오디세우스가 소개되는데, 자넷이 와이엇의 저녁 식사를 들고 들어왔다. 마을 목수는 수줍음 많은 영웅처럼 온갖 예법을 차려 투덜거리며, 그녀 앞에서 뒷걸음으로 물러나 문에서 침대 위의 소년에게 손을 흔들며 마치 깊은 틈새를 가로지른 듯 크게 소리쳤다 - 그리고 사람들이 내게 교회지기 일을 맡기네, 알다시피. 너희 아버지 목사가 나를 교회지기로 삼았어, 죽어도 못 시킨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뚫고서 말이지, 무슨 뜻인지 짐작가느냐…그리고 티상디에(열기구 조종사 및 저자)의 『풍선의 역사』 두 권을 가지고 도주했다.
따라서 아침 시간에 울리는 종소리는 보통 정시가 맞았지만, 아침 11시 이후에는 디포 선술집에서 교회까지 걸어서 조기 15분 정도 넘었기에, 종소리가 조금씩 뒤쳐지기 시작했다.
거꾸로 뒤집힌 이런 장미들의 방에서 잠을 깨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옥의 불로 붉게 물든 자신의 방에서 하루를 마감하던 시절 이후, 에덴의 장미(머리맡에 놓인 책 중 하나가 탈무드에서 따온 그런 내용을 담고 있듯이)에서 나온 붉은 새벽을 맞았다. 여기, 욱신거리며 밤이 흐르다가 하늘의 첫 빛 입자로 동이 터 깨진 후에, 그는 종종 침대에서 담요를 잡아당겨 두르고 창문으로 기어가서 해 자체가 떠오를 때까지 한참 동안 오롯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어둠의 시간이 서서히 부서져 흩어지고, 개별적으로 지나가는 입자의 연속으로 발리고, 풍경이 둘러싼 조용한 평가에서 분리되어 돋보일 때까지 정적인 후퇴 속에 각각 스스로 평가하고 살피는 실재적인 정체성으로 분리되는 바로 그 순간을 지켜보았다.
그는 그림을 그리며 회복기 몇 달을 보냈고, 점점 더 자주 창밖의 시선을 거두고 일에 착수했다. 그는 이런 이른 시간에 가장 정신이 맑았고, 열이 가장 적었다. 이런 때에 대낮처럼 몰인정하게, 자신의 손은 꽤나 북적이는 분리의 효과들을 묘사할 수 있었다,
단 한 번, 날이 밝기 전에 창문으로 가던 그는 하늘에 홀로 매달려 있는 낡은 달의 그 뿔 달린 덩치 때문에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이 광경이 그로서는 상당히 속으로 언짢았는지, 그는 떨면서 이를 무시하고 떠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고, 시계의 시간을 보려고 했지만 볼 수 없었고 귀를 기울였지만 들리지 않았고, 마침내 그를 거부하는 이 친밀감에 묶여 빛이 와서 드디어 그것을 지울 때까지 앉아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해뜨기 바로 직전 아침이면 아래 동쪽 쪽마루에서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가끔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뭐라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와이어트는 썰매 종소리가 그리웠다. 처음으로 기나긴 바깥 산책 시도하던 때, 그는 마차 헛간으로 내려갔지만 마차 헛간은 잠겨 있고 조용했다.
- 그래, 그 녀석... 갈 날이 온 거지, 그위언은 목을 가다듬고 등 뒤에서 한 손으로 다른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도 그 말은 안해 줬어요.
- 글쎄, 우리는... 네가 아픈데, 네가 아픈 동안에는 네 속을 상할 일은 전하고 싶지 않았어.
- 하지만, 그럼 어떻게 하셨어요?
- 그래, 내가…내가 저 아래 묻었어, 아래 저기 헛간 뒤에다 묻었다.
- 어떻게 그렇게 된 거죠? 원숭이가 그냥. 재밌는 게, 어떤 일들은, 가끔은... 그런 일들을 그렇게, 기억할 수 없는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진지하게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뭔가 한마디 재촉하는 말을 기대하는 듯이 멈춰, 자신을 바라보는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의 눈빛이, 혹여 그가 알았다면, 마치 열병에 걸린 자신의 눈빛처럼 강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게, 때때로 당황스러워요. 그는 말을 더듬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그위언은 시선을 피하고, 등을 돌리고 등 뒤 비비 꼬인 손을 내보였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그위언은 빙글 몸을 돌리고, 매우 달라진 표정에, 확신에 차, 애써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 몸은 좋은 거지? 컨디션이 좋지, 거의 나았지? 그래, 당황스럽지, 당황스러워. 그는 서투르게 화제를 바꿨다. - 황소들처럼. 그래, 사람들은 황소를 경기장에 들여보내기 전에 어두운 우리에 가둬놓았다가, 밝은 햇볕 속으로 들어가면, 혼란스럽게 하려고 그런다지만, 그건, 그렇지만, 황소가 들어올 때의 그들의 자신감, 웅장함을 너도 꼭 봐야 하는데, 멋진 순간, 어, 그들이 들어오면서…고개를 치켜들고서, 머리를 이리저리 뒤흔들고 들어오는데… 그는 잠시 멈춰서 느긋하게 와이어트의 주의가 풀렸는지 살펴보고는 열정적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 그 후에야 그렇지, 그치들이 그걸… 반데리야(장식작살)들을 황소 어깨에, 찔러넣은 후에 그래, 황소의 어깨에서 작살들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고정적인 분노의 춤이 한바탕, 다리가 바깥쪽으로 움푹 들어가기 시작한 후에야, 그 후엔 그냥 서서 당황스러워, 주위를 둘러봐… 칼을 받기 전에…, 그들은 칼로 죽이는 게 아니라 망토로, 망토의 예술로 죽인다고들 하지… 말을 하며 그 자신도 긴장을 풀었고, 방안을 서성거리며 돌다가 그는 문 근처까지 이르러, 서둘러 가야되는 것처럼 말을 하다, 거기서 잠시 멈춰 마무리를 지었다. - 그 칼, 칼이 들어갔는데 황소가 도무지 쓰러지지 않을 때, 이런, 그러면 그들은 망토를 사용하지, 단단한 원 안에서 황소를 빙빙 돌게 하고 꽂힌 칼이 안에서 산산조각 잘라 쓰러뜨리는 거지. 황소의 뇌를 찌르면 바로 다리가 뻣뻣해져. 뭐 필요한 거 있어? 하지만 이제 일어났잖아. 이제 일어났어. 뭐 필요한 거 있어? 자넷을 올려보내마, 그위언은 다 끝내고 나가 계단으로 갔다.
자넷이 도착하자 와이어트는 그녀에게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가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지만, 지팡이를 짚고 잔디밭을 내려갈 때는 그녀를 집안에 두고 떠났다. 산비탈의 구멍에 커다란 돌을 밀어 박아둔 곳이 있었는데, 그 주변에 이제 막 이른 블랙베리가 달린 가시덤불이 있었다. 그곳은 그가 기억하는 한 오랫동안 부엌 두엄더미였다. 그는 힘이 약해서 돌을 그 자리에서 옮길 수 없었다. 아주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집을 향해 다시 출발하다가, 한 줄로 길게 땅에 박힌, 무슨 목적인지 도통 모를 말뚝에 걸려 넘어졌다. 그는 얼룩진 흙과 돌멩이에서 간신히 어칠비칠 일어나 최대한 빨리 너른 잔디밭으로 걸어 올라갔다. 그 장소 주변에 불순한 무언가가 있어 그는 겁에 질렸다.
자넷은 창문 너머로 그가 비틀거리며 공터로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다가 내려와서는, 그들 사이 아무 말 없이, 쪽마루로 올라와 들어가는 일을 도와주었다.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 멈추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독창적인 작품 시작하곤 했다. 며칠 동안 지속되곤 했지만 어느 선이든 완성되기 전에 그는 그것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복사본은 계속해서 완벽을 추구했고, 위조품만이 도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원화의 완벽을 추구하며 모든 불완전한 면을, 그 흠결 하나하나까지 재현했다. 그는 아주 오래된, 종이처럼 얇지만 거의 정확한 크기의 나무 패널을 발견했고, 그 위에 ‘일곱 가지 대죄’를 시작했다: 슈퍼비아, 이라, 룩수리아, 아바리티아, 인비디아(교만, 분노, 욕망, 탐욕, 질투)... 하나씩 하나씩 원본의 흠결까지 온전하게 완성해 나갔다. 그 집에서는 비밀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그는 비밀리에 사본을 만들었다.
와이어트의 병치레가 끝났다고 확신한 아버지는 그 어느 때보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적어 보였다. 주일 설교를 제외하고는 마을의 공적인 활동에는 평소보다 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투르날리아(농신제)가 다가오면 로렌티노 별장에 칩거하던 플리니우스처럼, 그위언 목사도 절기에 따라 신도들이 암울한 축제 분위기를 띠면 때마다 서재로 숨어들며 피했다. 그러나 그의 무관심은 더 이상 집착의 어두운 외피가 아니었다. 일종의 위험한 확신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일요일 설교에 고분고분한 대담성으로 접근하였다. 예를 들어, 떡갈나무에 대한 드루이드교적 숭배의 이유는 이 떡갈나무는 너무나도 자주 일부러 골라낸 듯이 번개를 맞기 때문에 신의 총애를 받은 탓이라 소개를 한다거나. 이 모든 것을 거치며, 오로라 보리얼리스(북극광)에 대한 설교며, 밤달이 피로 변한 1790년 5월의 어두운 날, 재림의 징조로 여긴, 1833년 11월의 큰 별들이 떨어졌던 일까지, 메이 고모는 같은 설교단에서 그리스도의 성체로 보일 만한 것들은 지속적으로 출두하지 않는 게 어디냐 당연히 언급을 했을 것이다. 물론 현재 나를 쓰소서 협회 회원들은 그의 언급 중 많은 부분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코란에서는 모세가 주술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내용이 있다거나, 로마에서 처음 이삼 세기 동안 기독교로 개종한 수십만 명이 “노예와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다거나, 나일강의 한 마을에는 “털복숭이 수도사”가 만 명, "신에게 헌신한 처녀"가 그 두 배에 달했다는 사실을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샤를마뉴는 상류에서 주교들이 축복한 강에 색슨족을 몰아넣고 집단-셰례를 했다거나, 한편 성 올라프(11세기 노르웨이 왕)는 백성들에게 세례와 죽음 중 고르라고 했던 일도 마찬가지였다. 맨정신으로 인내하고 버틸 수 없는 축제의 날이 다가왔지만, 그위언 목사는 듣기 불편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이교도 의식을 암시하며 그 암울한 절기를 기리겠노라 어쨌든 알렸다. 그래도 회색빛 얼굴들은 위태롭긴 했지만 평화를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그들은 설교단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사실, 12월 25일 동정녀 출산, 불구의 수난과 부활이라는 익숙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자신들이 그리스도가 아니라 바커스, 오시리스, 크리슈나, 부처, 아도니스, 마르둑, 발더, 아티스, 암피온, 케찰코아틀를 섬기고 있었음을 발견한 충격에 흔들려,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들은 해가 어두워진 슬픈 날을 떠올렸지만, 줄리어스 시저의 죽음으로 그 때를 유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삼위일체가, 알고보니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이더라는 설교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성경을 가슴팍이 아주 바싹 붙이고 집으로 돌아갔고, 무원죄 잉태설, 씨앗이 영적인 형태로 들어갔으며, **녀의 조신함으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그랬다.
목사의 온화한 설득력 있는 어조가 어디라도 기분 상하게 하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의 회중의 독점적 소유 감각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청교도적 불굴의 감내 정신으로 그들은 그들의 피의 성찬이 다른 목소리와 다른 공간들도 모르지 않는다는 어떤 암시에도 저항했다. 그들은 목사의 저항 능력이 자신들보다 훨씬 무겁게 고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엘레우시스 밀교에서 최후의 만찬, 에덴동산의 뱀은, 사실 초기 성경 번역자들이 ‘허벅지’를 뜻하는(고대 히브리인들이 선서할 때 손을 얹는 위치) 단어 대신에 골랐다는 설명, 삼위일체 삼각형의 상징성, 그리고 (t생=식학적) 발생-기관 대응물로 초기 교회 교부들에게 아주 고충이었던, 십자가의 기원 등에 대해 자세히 말하고 싶은 유혹을 견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