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잘데기 없는 짓34 Dublinesque 123- Philip Larkin Dublinesque Down stucco sidestreets, Where light is pewter And afternoon mist Brings lights on in shops Above race-guides and rosaries, A funeral passes. The hearse is ahead, But after there follows A troop of streetwalkers In wide flowered hats, Leg-of-mutton sleeves, And ankle-length dresses. There is an air of great friendliness, As if they were honouring One they were fond of; .. 2023. 4. 14. Dublinesque 77- 2019-02-18 page 77 브렌던 비헌(Brendan Behan, 아일랜드 시인 단편소설가 1961년 사망)관한 단상을 골똘히 짚어보는 일보다 더블린 여행의 준비보다 적합한 일은 없어 보인다. 잠시-지금으로서는 예전에-이 아일랜드 작가는 그에게는 불가사의였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가 ‘우화의 중심부로 가는 여행’에서 ‘브렌던 비헌의 뉴욕’같은 여행기는 가장 흡족한 행복이다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미스터리였다. 아주 오랫동안 이 브렌던 비헌이라는 작자는 대체 어떤 놈이란 말인가 답을 곱씹었지만 실제로 찾아볼 만큼 파고드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몬테로소를 볼 때마다, 그에게 물어보는 것을 잊었다는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한 전혀 뜻하지 않은 때에, 뉴욕 첼시 호텔의 유명 투숙.. 2023. 4. 14. Dublinesque 45 page 45 그는 더블린으로 가는 여행 준비로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싸인 듯 마음이 달아오른다. 조이스의 책들은 다른 목소리와 환경에 마음을 여는 일을 돕고 있다. 그는 그 다리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다면 책을 휘리릭 넘겨보거나-그건,구텐베르그 시대에 남아있는 영웅적인 일이다-혹은 인터넷 서핑을 하며 디지털 세계로 들어가느냐 골라야만 한다고 깨닫는다. 순간적으로 그는 두 시대를 가로놓는 상상 속 다리 바로 한 가운데 있는 것 같다. 그러자 그는 이 경우에 책을 들여다보는 게 더 빠르리라고 생각한다. 책이 거기, 서재 안에 있으니까. 그는 다시 컴퓨터를 떠나 책선반에서 더블린 사람들의 오랜 책본을 구조해낸다. 셀리아는 이를 1972년 8월 팔마 데 마요르카의 플린 서점에서 샀다. 그 당시 그는 그녀를 알지 .. 2023. 4. 14. Dublinesque 26- 2019-2-09 page 26 셀리아는 스파이더의 글씨체에 관해 그에게 묻는다. 깨알처럼 작아지는 글씨가 로베르트 발저를 떠올리지 않냐고 물어온 것이다. 그래, 사실 그랬다. 그렇게 보였다. 스파이더라는 이름에 대답을 하는 심약한 젊은 청년의 내성적이며, 미세하게 자잘한 서체는 그가 첫 번째 미치광이 수용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야콥 폰 군텐 저자의 서체가 소실과 퇴색에 대한 강박 때문에 점점 더 작아지고 작아지던 때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 뒤 셀리아는 런던의 침울하고 인심 박한 이스트엔드, 스파이더가 배회하던 그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아차렸는지 물어온다. 그는 셀리아가 영화가 시작된 뒤로 쉼 없이 질문을 하는 것을 알아차린다. ‘누가 당신한테 내가 여전히 바깥세상 일에 집중을 하고 알아차.. 2023. 4. 14.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p140- 리스본에서 하룻밤 리스본과 관련하여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처음으로 머물러야 했던 시절에, 레마르크의 오래된 소설 제목 ‘리스본에서 하룻밤’이다. 레마르크의 소설은 이미 잊힌 시대 ‘사람은 아무 것도 아닌’ 그리고 ‘유효한 패스포트가 전부’이던 시절을 다룬다. 내가 독일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서베를린 사무실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그런 뒤 작은 포르투갈 영사관 동베를린 사무소에서 두어 시간 죽이며 손에 레마르크의 소설을 들고 있다 그 구절을 마주쳤다. 비자로 알록달록 장식이 잘 된 내 여권에 잘 생긴 포르투갈 비자는 꽤나 전망이 밝아 보였다. 나는 리스본으로 엄청난 양의 짐과 함께 여행했다. 아니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지만 완전히 짐은 하나도 없이 여행했다. 나는 고국을 잃었고 이 상실이 아직은 길이 들지..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2019-5-19 44. 미로슬로프 크리에차, 크로아티아 작가는 1925년 러시아로 가던 길에 잠깐 베를린에 멈췄다. 그달 베를린 사람들이 많이 찾은 구경거리는 고래 시체 전시였다. ‘베를린은 로저반더바이덴(화가) 공단과 헤에르트겐(네덜란드 화가) 마지팬 만 사랑하는 도시가 아니다. 고상한 족속들, 이집트 청동, 뒤러의 판화의 도시만이 아니라 고래의 도시기이기도 하다. 24미터 길이의 고래가 상퀼로트(sans-cullotte, 프랑스 혁명시 과격 하층민들)과 상놈들을 위한 기적처럼, 황제의 궁전 앞에 슈프레 강 위, 나무 뗏목에 전시되어 있다.’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p98- 2019-05-09 page 98 32. ‘시간 좀 낼 수 있어요?’ ‘아니요, 왜 물으세요?’ 시셀(Sissel)이 말한다. 시셀은 지도, 자, 컴파스, 세계의 나라와 그 바다들에 편집증이 있는 예술가이다. 시셀은 세계 지도들을 사서 바다를 오려내고 이 바다들을 자잘한 조각으로 자른다. 그리고 이 자른 조각들을 다시 한 표면이 되도록 붙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그 자신의 지리적 감각을 따른다. 바다 일에 몰두하고 있지 않으면 그녀는 종이쪽들에 구멍을 내고 한 줄로 이를 빨래처럼 쭉 꿴다. 이 구멍들에 빛이 통과하면 시셀은 이 작은 별이 빛나는 조각 하늘에 넋이 나가 몇 시간이고 쳐다보고 있다. 시셀이 구멍을 내고 있지 않은 때면 달궈진 다리미로 종이조각에 자국을 내고 있다. 이 자국들은 물론 지도..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79- 2019-05-08 page 79 인용 ‘기억은 내 생각에 진화의 과정 중에 영원히 우리가 잃어버린 꼬리의 대체물이다. 이는 이동을 포함하여, 우리의 방향을 조종한다. 그런 점 외에 회상의 바로 그 과정에는 그런 과정이 절대 일직선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분명 인간 본래적인 무언가가 있다. 또한 기억을 더 할수록 아마 더 가까운 것들이 죽게 마련이다. 상황이 이런 식이라면 기억을 헛딛는 것은 좋은 일이다. 꼬리가 그러듯이 대개 하지만 감기고 되튀고 사방으로 빗나간다. 사람의 서술도 조리가 닿지 않고 지루하게 들릴 위험이 있긴 해도 그래야 한다. 지루함은 어쨌거나 가장 자주 접하는 존재의 면모 아니던가. 그렇게나 열심히 현실주의를 분투했던 19세기 산문을 왜 그렇게 형편없이 대하는지 궁금하다. 마음 속 아..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50- 2019-05-06 Dusan Djukaric 3.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책 한 권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나는 운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붉은 산호처럼 묵직한 슬픔이. -빅토르 슈클로프스키, 제3 공장 page 50 ‘여기 있다.’ 엄마는 내게 숙제라도 내밀고 있기라도 하듯 무심히 말했다. 오랫동안 나는 꽃무늬 공책을 건드릴 엄두도 나지 않았다. 연다는 생각 자체가 마음이 아렸다. 그러다 하루는 아무튼 이를 열었고 이미 열린 상처 그 페이지들이 흩뿌린 것들은…소금이었다. 나는 문장들을 씻고 껄끄러운 부분과 진흙들을 제거하고, 손수건에 침을 뱉어 내 자신의 침으로 이를 씻어 내렸다. 이제 내 손바닥 안에 엄마가 사용하지 않은 단어들(어머니는 ‘shaft’대신에 ‘draught’적었다. ..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33- 2019-05-03 page 33 II 꽃무늬 표지의 공책 그리고 그가 직접 저민다. 그는 그 씨앗들을 특별한 종이조각에 주워 모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갑카에게 잉크를 가져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씨앗을 담고 있는 종이에 내용을 적어 넣는다. ‘이 멜론은 모월모일 먹었다.’ 혹시라도 손님이라도 같이 있었다면, ‘모모씨가 참여했다.’ -V. N 고골 ‘어떻게 이반 이바노비치는 이반 니코포로비치와 싸웠나’ 1986년, 어둑하고 먼지투성이 고미다락의 판자 마룻장을 짚어 모스크바에 속한 화가 일리야 카바코프의 스튜디의 빛 들어오는 공간에 어느새 들어있을 적에 나는 마음속으로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절’을 했다. 나는 인정받지 못한 쓰레기의 왕, 쿠르트 슈비터스(Kurt Schwitte.. 2023. 4. 1.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