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거운 이삿짐529

the Sheltering sky V 2013-5-26 V 찻집을 떠나 길에 오르자, 그들이 금방 왔던 길과 거의 엇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더 적었고 공기는 더 선선했다. 그들은 카스바(북 아프리카 성채, 토착민 구역)을 관통하는 상당한 거리를 걸어, 갑자기 드높은 관문을 통해 성벽 바깥 쪽 열린 공간으로 나왔다. 여기는 사방이 조용했다. 별이 총총하니 아주 그득했다. 기대하지 못했던 신선한 바깥바람에 드는 즐거움과 머리를 뒤덮던 집 아래를 벗어나 다시 한 번 열린 데 있다는 안도감으로 그는 마음속에 있던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미적이며 뒤로 미뤘다. 하지만 깊고 마른 해자의 가장자리에 있는 흉벽(胸壁, 방어용 낮은 벽, 그 위의 길)처럼 보이는 벽을 따라가고만 있자, 그는 한참 만에 그 말을 꺼냈다. 스.. 2023. 6. 3.
the Sheltering Sky IV 2013-5-22 불어는 몰라서 그냥 얼추 비슷하게. 어림잡아서. IV 그는 거리를 따라 무심코 더 어두운 쪽을 찾으며 걸었다. 혼자 있어서 기뻤고 밤공기가 얼굴에 와 닿는 느낌이 기뻤다. 거리는 붐볐다. 사람들은 지나면서 그를 밀치고, 문간이며 창가에서 쏘아보았고 연민인지 아닌지는 그들 얼굴만으로는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 서로들 그에 대해 대놓고 한마디씩 주고받았으며, 때로 그냥 그를 쳐다보느라 가끔씩 가던 길도 멈췄다. “얼마나 사근사근한가? 그들 얼굴은 모두 가면이다. 모두들 천살은 먹은 것 같군. 그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원동력은 오직 맹목적인, 살고자하는 대중적인 욕망뿐이야. 아무도 그 자신의 개인적인 힘을 얻을 만큼 충분히 먹지 못 하니까. 그런데 저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아무 생각 없겠지. 내가 사.. 2023. 6. 3.
the Sheltering sky I II III 2013-05-21 BOOK ONE Tea in the Sahara “Each man’s destiny is personal only insofar as it may happen to resemble what is already in his memory.” .EDUARDO MALLEA I 그는 잠에서 깨 눈을 떴다. 방은 그에게 너무 솔았다. 그는 방금 빠져나온 비존재(非有) 속에 너무 깊이 잠겨 있었다. 그가 시간과 공간 속에 그의 위치를 알아낼 힘을 지니지 않았더라도, 그 욕망 역시 결핍되었다. 그는 어딘가에 있었다. 그는 아무 것도 아닌 광활한 지역을 거쳐 돌아왔다. 그의 의식의 핵심에는 무한한 슬픔의 확신이 있었지만 그 슬픔이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슬픔 하나만이 오롯이 익숙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더 이상의 위안이.. 2023. 6. 3.
little children End Title https://www.youtube.com/watch?v=6mPZZjmDn5Y End Title 토머스 뉴먼의 노래 www.google.com 2013-7-14 2023. 6. 3.
음악용어 도움말 2013-7-3 순정율(Pure Temperament 또는 Just Intonation) 음악용어가 외계어로군요. 저에게는. MIKHAIL NESTEROV 2023. 6. 3.
Day is done 2023. 6. 3.
글자가 깨알이군 2013-2-3 왔다네, 왔다네, 한달이나 먼저 왔다네. 설 마중이라도 오셨나. ㄱ 우체부 아저씨 불법점유한 정보로 헤매다 무사히? 일요일날 배달이 왔다네. 그런데 하나같이 글자가 깨알 "같은데" 어째 유독 하나는 진짜 "깨알이네!" 일년은 너끈히 지어먹겠구나. 2023. 6. 3.
후어하르든 2012-12-19 LEWIS HINE '추리 이야기는 정신분석의 웅덩이 속에 너무 깊게 질퍽거리지 않으면서 매일의 긴장과 책임감으로부터 오는 불안감을 어김없이 경감시킨다. 그래서 이는 불안하고, 불만스럽고 불확실한 시기에 유난히 더 인기가 많고 사회가 돈이나 정치적 이론 혹은 선의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완화될 수 없는 문제들을 마주쳐야만 하는 경우에 특히 인기가 는다. ....... 그리고 그 증거가 암시를 하듯이, 탐정 이야기는 가장 어려운 시대에 가장 번창을 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새로운 황금시대의 초입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 page 173 from talking about detective fiction , P. D James 2023. 6. 3.
Inchworm 2012-10-24 nchworm, -- measuring the marigold you and your arithmatic you’ll probably go far inchworm, -- measuring the marigold seems to me you’d stop and see how beautiful they are https://www.youtube.com/watch?v=sxs8wTIq-SI 2023. 6. 3.
Brideshead revisited 20 Volume 3 /volume 2 실 하나 까딱하면 chapter 1, 내 주제는 기억이다. 전쟁 시간의 어느 우중충한 아침에 날개를 달고 내 주위로 솟구쳐 오르도록 초대한 이가 기억이다. 내 삶을 이루는 이런 기억들은 항상 나와 함께 있었다. 우리는 과거 외에는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지니지 못 하기 때문이다. 산마르코 성당의 비둘기들처럼 그들은 모든 곳에, 내 발 밑에, 홀로, 짝을 이뤄, 작은 무리들로 모여서 달콤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이고 으쓱대며 걷고, 눈을 깜박대고 그들 목둘레의 부드러운 깃털들을 흔들고 가끔은 횟대에 걸터앉아 쉬고, 가만히 서 있으면, 내 어깨에 앉고 혹은 내 입술 사이에 부러진 비스킷을 쪼아댄다. 그러다 갑자기 오포(午砲)가 발사되고 일순간에 파닥거리는 날갯짓이 휩쓸려.. 2023.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