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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이삿짐528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13 2019-05-03 part 2 가족 박물관 I (page 13) 앨범의 시학 현시대는 향수의 시대이고 사진들은 적극적으로 향수를 조장한다. 사진술은 애수 어린 예술, 황혼의 예술이다. 사진으로 찍은 대부분의 주제들은, 그냥 사진으로 찍혔다는 점 때문에, 파토스, 연민을 자아낸다. 꼴사납거나 섬뜩한 주제가 사진사의 주목으로 위엄을 갖추게 되었기에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름다운 주제는 나이를 먹거나 퇴락하거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회의 감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사진을 찍는 일은 다른 사람의 (혹은 물건의) 필멸성, 취약성, 변덕스러운 변화에 참여하는 일이다. 정확하게 이 순간을 잘라내어 동결시키는 일, 모든 사진들은 가차 없이 녹아내리는 시간을 증명한다. -사진술에 관하여, 수전..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7- 2019 5-02 14 애초부터 내 지인인 S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녀는 간호사 교육을 완수했고 마을 끄트머리 정신박약 소아병원에 일을 구했다. ‘좋게 끝맺지 못할 거야. 나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압지처럼 빨아들여.’ 그녀가 말했다. 병원에서 그는 작은 개인적인 행복을 발견했다. 남자 간호사, 그녀보다 훨씬 젊은, 남들보다 한참이나 작은 남자였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광택을 낸 작은 신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기억이 난다.) 그의 성조차 자소사(diminutive)형이었다. 상당히 늦은 나이에, 그녀는 임신을 했고, 둘 다 당뇨를 갖고 있는 데도 밀고 나가 보자고 결정했다. 그녀는 (쌍둥이를 임신해) 만삭에 이르렀고, 그러다, 출산 예정일 하루 전에 태중의 아기들은 질식사했다. 지..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3- 2019 5-2 page 3 part 1 ich bin müde 1 ‘Ich bin müde(나는 지쳤어)’하고 나는 프레드에게 말한다. 슬픔 가득한 창백한 얼굴이 활짝 웃음으로 길게 벌어진다. ich bin müde가 그 순간에 내가 아는 유일한 독일어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더 이상은 배우고 싶지 않다. 더 배운다는 것은 마음을 터놓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당분간은 한참까지 닫아 놓고 싶다. 2 프레드의 얼굴을 보면 옛날 사진의 인물이 떠오른다. 프레드는 러시안 룰렛을 불행하게 사랑하는 젊은 장교처럼 보인다. 나는 한 백 년 전쯤 부다페스트 식당에서 온밤을 지새우는 그를 상상해본다. 애절하게 긁어대는 집시 바이올린은 그의 창백한 얼굴에 가벼운 떨림조차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아주 가끔씩만 그의 두.. 2023. 4. 1.
무조건 항복 박물관 1999 Dubravka Ugresic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 베를린 동물원에, 살아있는 바다코끼리가 들어 있는 못 옆에 범상치 않은 전시물이 있다. 그 유리장 안에 1961년 8월 21일 죽은 바다코끼리 롤란트의 뱃속에서 발견된 모든 물품들이다. 아니, 더욱 엄밀히 말해, 분홍색 담배 라이터 하나,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 4개, 푸들 모양의 금속제 브로치 하나, 맥주병 따개 하나, 여성용 팔찌 하나(추정컨대 은제), 머리핀, 목제 연필, 어린이용 플라스틱 물총, 플라스틱 칼, 선글래스, 작은 사슬, 18인치 가량의 금속제 사슬, (대형) 못 4개, 녹색 플라스틱 차, 금속 빗, 플라스틱 배지, 작은 인형, 맥주 캔 (필스너, 하프-파인트), 성냥갑 하나, 갓난아기 신발, 콤파스, 작은 자동차 열쇠, 동.. 2023. 4. 1.
Mason and Dixon 23 2015-9-10 19 조지 바에서 그는, 격렬한 대화의 주제로서, 다시 브래들리를 마주치고 말더라.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영광을 영국에 가져왔는지는 상관하지 않아, 그는 여전히 여기 빚진 외상술값을 갚아야해.” “지금은 말도 안 되는 말이지 않은가? 불쌍한 녀석.” “그나저나-그도 한통속이었어, 잊지 말게나, 맥클즈필드와 그리고 그 패거리하고, 달력에서 십일 일을 삽시간에 훔쳐가 버렸어. 신은 기다릴 수도 있어, 살아있는 신은 맹수이니까, 기다리지, 그래, 몇 년이라도 기다려……그래도 마침내 생각도 못했던 때에 튀어 오르지.” “고마우이, 목사, -자 언제쯤이면 당신 예배당에서 에일을 팔게 될까? 일요일이면 괜찮겠소?” “아니야, 그 사람 말 잘 들어, 우리가 아는 전장터는, 땅의 삼차원에 존재하는.. 2023. 4. 1.
Mason and Dixon 19 19 조지 바에서 그는, 격렬한 대화의 주제로서, 다시 브래들리를 마주치고 말더라.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영광을 영국에 가져왔는지는 상관하지 않아, 그는 여전히 여기 빚진 외상술값을 갚아야해.” “지금은 말도 안 되는 말이지 않은가? 불쌍한 녀석.” “그나저나-그도 한통속이었어, 잊지 말게나, 맥클즈필드와 그리고 그 패거리하고, 달력에서 십일 일을 삽시간에 훔쳐가 버렸어. 신은 기다릴 수도 있어, 살아있는 신은 맹수이니까, 기다리지, 그래, 몇 년이라도 기다려……그래도 마침내 생각도 못했던 때에 튀어 오르지.” “고마우이, 목사, -자 언제쯤이면 당신 예배당에서 에일을 팔게 될까? 일요일이면 괜찮겠소?” “아니야, 그 사람 말 잘 들어, 우리가 아는 전장터는, 땅의 삼차원에 존재하는데, 또한 시간 속.. 2023. 4. 1.
Mason and Dixon 16-17 2015-07-05 16 메이슨이 딕슨에게 그와 레베카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이야기는 이러하더라. 메이슨이 진행할, 레베카를 배반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늘어놓을 그 서술 범위가 어떨지 아직 감은 안 잡히나, 딕슨은 단어 하나까지 믿으니…… 스트라우드의 반대 쪽 몇 마일 지점에 있던 랜드위크 교구 교회에서 연례 치즈 굴리기 대회가 있던 때라. 마침 메이슨의 세례날, 영국식 영광이 가득한 5월제 날이기도 하여,-그 자체의 숨결로도 열기 오르는, 향기로운 개울가, 잡목림, 밭들을 지나 다시 또 다시 이끌리나니. 주변 몇 마일 젊은 처자들은 거기 모였을 것이로다. 비록 메이슨은 좀 더 과학적인 동기를 취하니, 직접적으로 소문 무성한 불가사의, “옥튜플(8겹, 여덟배) 글로스터”라고 명칭의, 이 지역에서는 가.. 2023. 4. 1.
메이슨과 딕슨 씨 14-15 ....2015 07 03 “메이슨은 타고나길 다정하게 태어났지. 그가 여자라면 죽이 끓는지 장이 끓는지 모를 사람처럼 보여도, 하지만 그가 혹시 생각할 짬이 나면 생각하는 게 그게 전부요. 그대는 나를 회사 성에 고발할 것이오, 그럼?” “조심해서 다니세요.” 저 아래 성 안에서,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딜레마를 마주치고 있으니. 여기나 화란 모두 목하 네덜란드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바늘이 두 개인 시계에 대한 사전 모의하지 않은 열광의 물결이 있더라. 곧, 어느 심문 중에, 누군가 각 질문이 이뤄진 시간과 행동이 취한 그 정확한 시간을 바늘이 두 개인 시계에 준해, 기록하기를 바랄 것이니,-누가 심문기록을 검토하기 때문이 아니라,-아마도 그 대상자를 분명 그 시대에 가장 진보한 기계적 장치로 겁을 주기.. 2023. 4. 1.
Mason and Dixon 13-14 2015-07-01 “오월 첫날이로군, 그럼, 할까요?” 그래서 매스킬라인은 일을 시작하더라. 어두운 남포등 불빛 옆에 그의 얼굴이 희미하게 명멸하고, 밀랍처럼 매끈한데, 한편 바다는 걷잡을 수 없는 어찔한 꼭대기와 협곡들을 지나 위로 그들에게까지 부딪혀오더라. 그는 바퀴 하나를 연필로 그리고, 이를 상형문자와 숫자들로 채우기 시작하노라. 한 순간에, 생각을 미처 못 하듯이, 그는 뒤를 더듬고 꼬랑지 머리를 풀고 양쪽 앞쪽으로 머리를 흔들어, 그와 그의 밝은 눈을 계산하느라 주렴을 치더라. 곧 그는 “흠”이니 “야아크!” 같은 표현할 길 없는 발언들을 던지고, 메이슨은 아리송한 암시들을 하고 있는 예술가의 모델이 된 느낌이 들어, 다소 씩씩거리기 시작하더라. “거기,” 마침내 매스킬라인이 말을 한다. “.. 2023. 4. 1.
Mason and Dixon 13- 2015-6-30 13 장 뱃전 승강단으로 가는 젖은 바위를 도로 돌아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일에 집중하고, 똑같은 조심으로 올라가느라, 메이슨은 그가 해안에 닿고 거의 코끝에 자리할 때까지 매스킬라인을 알아채지 못하더라. 그가 배의 출항을 위해 여기 오지 않았다면 그를 발견하기에는 기이한 장소라,-그리고 조수가 이래서, 오직 딕슨의 배만 나갈 예정이라. 게다가, 메이슨은 그의 모습이 뜨이기를 바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그의 눈들이, 메이슨을 감지한 순간에 신속한 파사도(찌르기)를 실시하더라. “내 이른 산책이오,” 그가 메이슨에게 인사를 건네오. “밤 대부분 깨어 있었고, 어쨌든 별바라기의 저주지요. 딕슨 씨과 시계는 무탈하게 승선하였으리라 믿소이다.” 메이슨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작은 항구를.. 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