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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이삿짐562

Against the day p163-168 (중략) 바이브 가 어머니와 삼촌 설명 키트는 마구간으로 설렁설렁 내려갔는데, 마침 디타니 바이브가 그곳으로 와 그와 합류했다. 그녀의 눈은 거의 거부할 수 없이 유혹적인 모자 챙 아래로 반짝였다. 마구실에서 그녀는 상당한 분량의 마구, 고삐, 굴레, 가죽끈, 엮은 승마 채찍, 고리 달린 채찍, 사륜마차 채찍 등 물품들을 살펴보는 척했다. “여기 이런 식 냄새 정말 좋아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녀는 땋은 종마 채찍을 내리고 한두 번 공중에 찰싹 휘둘렀다. “분명 콜로라도에서 이런 걸 썼겠지, 키트.”“몇 마디 잘 가려 하는 정도면 돼.” 키트가 말했다. “우리 말들은 꽤 얌전하고 말 잘 듣지.”“동부 말들과는 딴판인가 보네.” 그녀가 중얼거렸다. “여기 채찍이며 마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이지. 우리 .. 2025. 6. 5.
Against the Day p156~160 키트는 예일-하버드 경기가 있는 주말, 구름 끼고 바람 없던 어느 11월 말이 되어서야, 태프트 호텔에 딸린 곁방에서 후원자를 만나게 되었다. 폴리 워커가 공식적으로 두 사람을 소개했는데, 워커는 선명한 주황색과 남색이 섞인 말덮개 격자무늬 스포츠 정장에 그에 걸맞는 중절모를 쓰고 있었다. 반면 이 거물은 여기서 상당히 남쪽으로 떨어진, 그리고 비등하게 서쪽으로 간 지방에서 온 사료 회사 직원처럼 차려입고 있었다. 그는 까맣게 그을린(훈제) “안경”을 쓰고 밀짚모자를 썼는데 모자 챙 너비로 딱 봐서는 만부득 가장을 한 티가 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린 실밥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자네는 해내겠지.” 그가 키트에게 인사했다.마음의 짐 좀 내려놓아라, 키트는 속으로 짐작했다.그다지 친밀하지 않은 일대일 대.. 2025. 6. 3.
Against the Day p149-156 북극의 불모지를 떠나, 인컨비년스 호는 만용까지 부리듯 하는 한 연료를 다 써가며, 버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무게를 버리고서 남쪽으로, 계속 밀어붙였다. 증기선 에티엔 루이 말뤼스 호보다 먼저 도시에 도착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저 불쌍한 말썽꾸러기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 칙 카운터플라이가 곰곰이 생각했다.북부 캐나다의 칙칙한 갈색 풍경, 수천 개 셀 수도 없이 호수가 구멍처럼 뚫려, 그들보다 1리그 아래를 빠르게 지나갔다. “호숫가 땅을 사기에 딱 좋은 곳이야!” 마일스가 외쳤다.보먼스 탐험대의 과학자들은 피어리와 다른 최근 과학 영웅들처럼 자신들이 가져오는 물건이 운석이라고 계속 믿었다. 북부 지역은 유성 충돌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 만큼 대선(임대선박)과 유.. 2025. 6. 1.
Against the Day p140-146 그들의 초대를 받고 우리는 거대한 비행선의 널찍한 조종실로 다닥다닥 끼어들었다. 조종실은 과학 장비들이 빈 데 없이 입방인치마다-어쩌면 다중입방 인치까지 가득 차 있었다. 꼼꼼하게 닦아 윤이 나 북극의 하늘을 반사하는 에보나이트(경질고무) 조종판처럼 우리로서는 판독할 수 없는, 환상적인 유리 외피들과 금선 매듭들 사이에서, 우리는 여기저기 좀 더 평범한 일상적인 물건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쪽으로는 망가닌 저항 상자와 테슬라 코일, 저쪽으로는 르클랑셰 전지(망간 전지)와 솔레노이드(원통) 자석, 그리고 곳곳에 상용등급 구타페르카 수지로 감싼 전선들이 사방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부는 예상보다 천장이 훨씬 높았으며, 선체 격벽들은 위에 걸린 세 개의 프레넬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 때문에 잘 구별.. 2025. 5. 29.
against the Day p133-139 태양이 하늘에 불길한 얼룩처럼 떠올랐다. 그렇다고 무정형은 아니었지만, 사실 바로 알아볼 수 있지만 그래도 딱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의장(儀仗)의 모습이었다. 너무나 친숙한데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당혹이 단순한 좌절에서 오싹하게 치고 드는 공포로 바뀌고, 그 복잡성은 거의 순간순간 더욱 깊어지고…그 이름은 힘을 지닌 단어로, 큰 소리로 입 밖에 내어서도 아니 되고, 침묵 속에서도 기억해서는 아니 되는 존재 같았다. 사방에 나쁜 얼음으로 매복이 깔려 있었는데, 잠복하여 숨은 존재들이, 무섭게 모든 업무 교섭들을 따라다녀, 이들 각각은 수학자들이 가끔 용처를 찾는 0으로 수렴하는 무한소 원과 비슷했다. 은회색, 무취, 높은 세계에서 조용히 빠져나온…태양은 구름이 있든 없든 가끔 볼 수 있었지만, 하늘은 파.. 2025. 5. 25.
Against the Day p129-133 불과 몇 년 전에 지어진, 선명한 크림색 비막이 판자로 외벽을 대고, 주위를 두른 노두와 돌벽보다 한두 톤 밝은 회색 지붕널로 지붕을 덮은 호텔 보레알리스가 원정대가 본부를 마련한 곳이었다. 호텔 한쪽 구석에는 기묘한 형태의 개방형 탑이 있었는데, 탑의 가느다란 흰색 기둥들이 1층과 2층의 반원형 발코니를 지탱하고 있었고, 그 위로는 거의 첨탑 같은 원뿔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고, 첨탑 꼭지에 풍향계와 무선 안테나가 딸린 피니얼(첨두장식)이 있었다. 호텔 뒤편으로는 가파른 푸른 산비탈이 솟아 있었다. 사방에 안개가 소용돌이로 피어오르고 슬며시 흘러갔다. 길 끝에는 깊고 급격한, 피오르드가 시작되었다.헌터는 바깥 길 건너편에 이젤을 세우고 장소를 그리기 시작했지만, 불가피한 미세한 소금 안개 물방울이 함께 .. 2025. 5. 24.
against the day p125-129 익스페디션(탐험) 증기선을 이사피요르드Isafjörðr에서 간발 차로 가로막지 못하고 소년들은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추격을 계속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매번 배를 아슬아슬하게 놓쳤다. 때로는 역풍 때문에, 때로는 무선 통신 오류 정보 때문에, 기껏해야 유령 같은/스펙트럼 일반승무원에 지나지 않는, 북극 신화 속 “가외 인원”의 늦은 귀환으로 항구에서 지연되었다는 이유였다. 이곳에서는 익숙한 이야기였지만 늘 마찬가지로 불안을 야기하였다. 이따금 인컨비니언스 호 승무원 중에서 가외 인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지만 이는 아침 점호 때 기록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소년선원 중 한 명이, 물론 너무 늦게야, 자신이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어쨌거나 진짜 얼굴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 2025. 5. 18.
Against the day p121-125 2 장빙주석ICELAND SPAR 최상층 선교에서 직접 눈을 부라리며 지켜보는 일 외에도,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는 또한 앞에도 고물에도 비행선의 가장 쌍안경으로 망을 보라고 경계를 세워 두었다. 여기, 북극권의 북쪽, 모든 기회의 친구들에게 내려진 상시 훈령은 “익숙하지 않은 창공-운항은 달리 증명되지 않으면 적대적이라고 가정하여야 한다”였다. 일상사 소규모 교전들이 일전을 치루고 있는 바 더 이상 영역 다툼이나 물품이 아니라, 전기-자기적인 정보를 두고 싸웠다. 가장 정확하게 지구를 둘러쌌다고 그 당시까지 알려진 신비로운 수학적 격자의 각 지점에 대한 장-계수들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고 지도화하는 국제적인 경주의 싸움이었다. 대항해 시절은 바다와 지상의 해안 지도, 풍배도風配圖wind rose 바람들.. 2025. 5. 17.
부정기화물선의 마지막 기항 p352-359, 끝 존은 여기서 예의 끝없는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자메이카에서의 이별을 떠올리는 일이 그에게 분명 힘겨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 일화에 대한 그의 언급 아주 간결하여 나로서는 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중 한 구절이, 힘겨운 설명과 여러 차례 반복하던 세부사항들 중에, 스쳐간 구절이 그의 감정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 배, 한쪽으로 기울어, 당신이 킹스턴에 정박해 있을 때 보았던 거의 다 부서진 잔해가 초상화처럼 선장의 심경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둘 다 가망은 아예 없었다. 남은 시간이 다 되었고, 와인과 장미의 시절은 그들 둘 다 끝이 났다. 와르다는 킹스턴 공항에서 존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녀는 런던으로 날아갈 예정이었고, 그리고 그곳에서 베이루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탈 것이었다. 두.. 2025. 5. 5.
House of leaves, Mark Zbigniew Danielewski This is not for you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