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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이삿짐533

헬블링 이야기 II 2031-7-14 나는 인간성에 관련된 거대한 이상에 열중하는 일이 맞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내 기질은 열정적이기 보다 비판적인 편이니까요. 이 점은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나는 긴 머리카락에, 벗은 발에 샌들, 둔부 주위의 맨살에 앞자락, 머리에 꽃을 꽃은 이상적인 사람과 마주치면 격하된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그런 경우들에 난처해서 미소만 짓습니다. 큰 소리로 웃는 일은 사람들이 분명 가장 할 가능성이 큰일이건만 불가능합니다. 또한 나처럼 매끄러운 머리카락의 머리를 혐오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 살다보면, 웃음소리보다는 짜증의 원인이기도 하는 게 사실입니다. 나는 성내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항상 살짝궁만 건드려도 성이 돋습니다. 나는 자주 빈정대는 발언을 하긴 하지만 분명 다른.. 2023. 4. 15.
헬블링 이야기 1 2013-7-13 Helbling's Geschichte 헬블링 이야기 나의 이름은 헬블링이고 나는 누구 다른 사람이 아마 적어줄 것 같지가 않아서 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아주 지적으로 바뀌어서 나 같이, 앉아서 제 이야기나 적어나가는 한 사람에게 요즘에는 아무 것도 궁금할 만하게 없어요. 제 이야기는 짧습니다. 아직 젊어서요,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계속 살아갈 터이니, 끝도 안 날 겁니다. 나에게 놀라운 점이 있다면 그건 아주 평범한 사람이란 것이지요, 해도 너무하게 평범하답니다. 나는 뭇사람(衆人) 중의 한 명인데 그게 전 왠지 아주 낯섭니다. 나는 뭇사람이 낯설고 항상 의아합니다. “대체 저들은 다들 무얼 하고 있나, 무엇하러 저렇게 바쁠까?” 저는 사라집니다, 그렇습니다, 대중 속으로.. 2023. 4. 15.
툰에 머문 클라이스트 2013-07-09 Adolf Menzel 클라이스트는 툰 근처, 아르 강 섬 위의 어느 빌라에 하숙을 구했다. 백 년도 더 지난 오늘날로서는 당연 틀림없노라고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그가 10미터 길이의 어느 작은 다리를 걸어서, 종 담김줄을 당겼으리라 생각한다. 이에 누군가 도마뱀처럼 집안의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와 누가 왔나 내다보았을 것이다. “셋방 놓으십니까?” 간단하게 곧장 클라이스트는 놀랄 정도로 싼 가격에 그에게 할당된 방 세 개 하숙에 편안히 짐을 풀었다. “예쁘장한 베른 시골 처녀가 집안일을 한다.” 아름다운 시, 아이, 용맹한 행위, 이 셋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그는 조금 몸이 좋지 않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누가 알겠는가. 나하고 무슨 상관인가? 여기는 아주 아름답다.. 2023. 4. 15.
Robert Walser 2013-06-06 1904 프리츠 코헤르의 작문 Fritz Kochers Aufsataze 1906 탄너 일가의 남매들 Geschwister Tanner 장편 1907 조수 Der Gehulfe 1908 벤야멘타 하인학교 야콥 폰 군텐 이야기기 Jacob von Gunten 1916 산책 Der Spaziergang (단편) 산문들 Klein Prosa (산문집) 스케치와 단편 소설들 studien und Novellen 시인의 삶 Poetenleben 1918 물의 나라 seeland (산문집) 토볼트 tobold (장편) 1918 시 , 희극 1921 테오도르 Theodor 1925 장미 Die Rose 강도 Rauber (소설) 1937 크고 작은 세계 (선집) 1944 불행과 가난의 행복에 관해.. 2023. 4. 15.
Rayuela 21 2018-12-7 reader 1936 21장 같은 일이 모든 이들에게 일어난다, 야누스의 석상은 소용없는 낭비이고, 사십 년의 나이 이후로 우리는 우리 머리 뒤에 우리 진짜 얼굴을 지니고, 필사적으로 뒤를 돌아보는 것은 진실이다. 진정으로 일상다반사라고 하는 수밖에. 여러분은 한쪽 얼굴의 청소년들의 지루한 입 사이로 비틀어져 나오는 그 단어들로는, 이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대충 그것의 힘이 그렇다. 셍제르멩 프레의 카페-크레메의 담배연기 속에서 더럴 보봐르, 뒤라스, 두아소트, 크노 사로뜨 읽는 이들, 헐렁한 스웨터를 입은 소년과 유쾌하게 펑키한 소녀들에게 둘러싸여, 여기 나는 프랑스화한 아르헨티나사람은 (공포 중의 공포), 이미 청소년기 유행은 넘어, 냉담한 사람으로, 내 손에 시대착오적으로 르.. 2023. 4. 15.
RayUela 19 page 76 19장 ‘나는 당신 이해한다고 생각해.’ 라 마가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며 말했다. ‘당신은 당신 모르는 무언가를 찾고 있어. 나도 같은 일을 하고 있고 나도 그게 무엇인지 몰라. 하지만 그것들은 둘 다 다른 일이지. 당신이 지난밤에 했던 이야기가……그래, 당신은 몬드리안이고 나는 비에이라 다 실바라고.’ ‘그래서,’ 올리베이라가 말했다. ‘나는 어쨌거나 몬드리안이야.’ ‘그래, 호라시오.’ ‘당신은 누군가 엄격한 성격의 사람을 말할 작정이었어.’ ‘나는 몬드리안이라고 말했어.’ ‘그리고 이 몬드리안 뒤에 비에이라 다 실바 실체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은 나지 않았어?’ ‘아니, 하지만 지금까지 당신은 몬드리안 실체로부터 나오지 않았어. 당신은 두려워해. 당신은 자신하기를 원하지. 나는 모르.. 2023. 4. 15.
Rayuela 14 장 2018-11-29 14 장 그는 콕 박혀있던 구석에서 나와, 그의 발을 어느 위치에 둘지 정확한 지점을 골라내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인 것처럼 바닥을 철저하게 조사한 뒤 마룻바닥 한 곳에 한 발을 놓았다. 그런 뒤 그는 또 다른 지점을 똑같이 조심을 하며 추려내었고 로날드와 뱁즈로부터 육 피트 떨어져 그는 쪼글쪼글 아래로 시들어들더니 바닥에 흠잡을 데 없이 자리 잡았다. ‘비가 와,’ 웡이 채광창을 가리키며 말했다. 손을 흔들어 담배연기를 흩고, 올리비에라는 친근한 만족감으로 웡을 바라보았다. ‘해수면 정도에 있는 게 제일 좋아. 죄 보이는 게 온통 주위로 신발과 무릎인 데. 네 잔은 어디 있어?’ ‘저기 저쪽에,’ 웡이 말했다. 알고 보니 잔은 가득하였고 뻗으면 손닿을 데였다. 그들은 감탄스러운 마음.. 2023. 4. 15.
Rayuela 13장 2018-11-29 13장 담배 연기에 휩싸여 로날드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레코드를 차례차례 끄집어내고 있었다. 가끔 가다 뱁즈가 바닥에서 일어나 쌓인 올드 78의 무더기를 죽 파헤치고, 너댓 개 골라내고서 이를 로날드가 닿는 위치의 탁자 위에 올려놓았고 그러면 로날드는 앞으로 숙이고서 뱁즈를 토닥였고 이에 뱁즈는 웃으며 몸을 비틀어 빼고 그의 무릎에 앉지만 로날드가 그가 돈 플레이 미 칩을 듣는 동안 조용히 하고 있기를 원하기에 이도 아주 잠깐이었다. 새치모(큰 입이라는 뜻 루이 암스트롱의 별명)가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그러니 무슨 소용인가 당신이 내 쥬스(전기)를 잘라버린다면 그리고 뱁즈는 로날드의 무릎에서 새치모의 노래 부르는 스타일에 흥분하여 꼼지락거렸다. 주.. 2023. 4. 15.
Rayuela 10, 11 2018-11-27 10 장 밤에 구름이 라틴 구 위로 납작하게 붉었다. 공기는 무기력한 산들바람이 희미하게 불이 밝혀진 창문을 향해 마지막 몇 방울 불어댄 것처럼 여전히 덥덥하였다. 유리창은 더러웠고, 하나는 부서져 한 조각 분홍색 접착테이프를 붙여 수습해놓았다. 저 높이 위로 도수(導水) 홈통 아래로, 비둘기들이 자고 있을 것이다, 또한 도수, 그들끼리 둘러싸여, 완벽한 반(反)가고일 석상이다. 창문으로 보호된다는 것은 이끼 낀 평행육면체, 보드카와 양초 냄새가 나고, 축축한 옷가지, 먹다 남은 음식, 도예가 밥스와 음악가 로날드가 쓰는 일종의 스튜디오인데, 클럽의 앉을 자리는 버들고리 의자, 얼룩 진 베개, 몽땅 연필 몇 자루와 마루 위 철사, 머리 반이 사라진 박제 올빼미, 깊은 바늘 긁힘으로 낡.. 2023. 4. 15.
Rayuela 8 장 2018-11-27 8장 오후에 우리는 콰이 드 라 메지스리(가죽 무두질 강둑)에 물고기를 보러갔다. 3월 표범 계절에, 웅크린 달, 하지만 매일 조금씩 붉은 빛을 더해가는 노란색 태양과 함께다. 강둑의 보도로부터 값을 치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주지 않는 부키니스트(고본 장수)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어항을 볼 수 있는 그 순간만 기다리곤 했다. (우리는 느지막이 천천히 따라 걸어갔다) 모든 어항들이 밖에 나와 있고, 수백 개의 분홍색 검은색 물고기들이 공중에 걸린 듯이, 그들의 둥그런 공기 속에 움직임 없는 새들이었다. 부조리한 즐거움이 우리 허리께를 끌었다. 너는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가로질러 나를 끌고 공중에 물고기가 걸린 세상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어항을, 그런 커다란 피처 단지들을 거리 위로 .. 2023.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