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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이삿짐528

the woman of Andros 7-22 2018-07-23 안드로스의 여인 이 소설의 처음 부분은 안드로스, 테렌티우스의 코미디를 근간으로 하였다. 이 테렌스의 작품은 지금은 망실하여 알 길 없는 메난드로스의 두 가지 그리스 비극을 근간으로 삼았었다. 지구는 자신의 궤도를 돌면서 한숨을 쉬었다. 밤의 그림자가 지중해 연안을 따라 스물스물 기어갔고, 아시아는 어둠 속에 남았다. 언젠가는 지브롤터라고 불리게 될 커다란 벼랑은 오랫동안 어슴푸레한 붉은빛과 주황빛을 머금었고, 한편 이를 가로질러 아틀라스 산은 눈부신 빛의 경사면에 짙은 파란색 골짜기들을 내보였다. 나폴리 만을 둘러싼 동굴들에는 더욱 깊은 그늘이 드리우고, 각 동굴들의 어둠 속에서 뎅겅거리는 혹은 부웅 울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승리는 그리스에서 이운되고 지혜는 이집트에서 이운되었지만.. 2023. 4. 14.
더블리네스크 168- 2019-05-03 page 168 (사무엘) 베케트만큼 자살에서 동떨어진 사람도 없었다. 그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무덤을 찾았을 때 그는 마음 깊이 껄끄러움을 느꼈고 이 낭만파 작가의 마지막 자살 행동에 찬탄은 거의 솟지가 않았다. 말로 이뤄진 세상을 사랑하고, 도박을 사랑하던 베케트는 더욱 짧게, 더욱 최소한으로 쓰는 삶을 살았고, 더욱더 뜯겨나가고 성긴 작품들을 썼다. 항상 최악을 향해. ‘이름, 아니, 어떤 것도 이름을 못 붙여. 말해, 아니,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그럼 뭐, 나도 모르겠다, 시작을 말았어야 했는데.’ 침묵으로 향하는 고집스러운 산책. ‘그러니 최소 방향으로 죽. 흐릿함이 가만히 지속되는 한. 안 흐릿한 흐릿함. 혹은 더욱 가만 흐릿하게 흐릿하도록. 가장 흐릿한 흐릿함까지.. 2023. 4. 14.
Dublinesque 139- 2019-04-30 page 139 그는 저기 라 람블라(La Rambla)초입에 있는 그들을 본다. 사십 년 전에 그들을 보듯이, 그때나 지금이나 아주 똑같다, 언제든지 대화를 나눌 태세로, 산책의 의례를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때조차도 그들을 보게 되면, 교육 잘 받고 아주 위풍당당하고, 품위를 갖출 채비를 하고, 그들이 가진 시간은 부러움을 샀다. 시간은 그들에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들은 세상을 정복할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곤 전부 그에 대해 몇 마디 말을 다는 일이다. 그게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 해도, 그들의 제한된 사고 능력에 국한되어. 그래도 시간을 그들에게 흘러가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턱을 떨어뜨리고 침을 질질 흘리는 미래의 문턱에는 아직 있지 않다. 그.. 2023. 4. 14.
Dublinesque 123- Philip Larkin Dublinesque Down stucco sidestreets, Where light is pewter And afternoon mist Brings lights on in shops Above race-guides and rosaries, A funeral passes. The hearse is ahead, But after there follows A troop of streetwalkers In wide flowered hats, Leg-of-mutton sleeves, And ankle-length dresses. There is an air of great friendliness, As if they were honouring One they were fond of; .. 2023. 4. 14.
Dublinesque 77- 2019-02-18 page 77 브렌던 비헌(Brendan Behan, 아일랜드 시인 단편소설가 1961년 사망)관한 단상을 골똘히 짚어보는 일보다 더블린 여행의 준비보다 적합한 일은 없어 보인다. 잠시-지금으로서는 예전에-이 아일랜드 작가는 그에게는 불가사의였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가 ‘우화의 중심부로 가는 여행’에서 ‘브렌던 비헌의 뉴욕’같은 여행기는 가장 흡족한 행복이다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미스터리였다. 아주 오랫동안 이 브렌던 비헌이라는 작자는 대체 어떤 놈이란 말인가 답을 곱씹었지만 실제로 찾아볼 만큼 파고드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몬테로소를 볼 때마다, 그에게 물어보는 것을 잊었다는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한 전혀 뜻하지 않은 때에, 뉴욕 첼시 호텔의 유명 투숙.. 2023. 4. 14.
Dublinesque 45 page 45 그는 더블린으로 가는 여행 준비로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싸인 듯 마음이 달아오른다. 조이스의 책들은 다른 목소리와 환경에 마음을 여는 일을 돕고 있다. 그는 그 다리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다면 책을 휘리릭 넘겨보거나-그건,구텐베르그 시대에 남아있는 영웅적인 일이다-혹은 인터넷 서핑을 하며 디지털 세계로 들어가느냐 골라야만 한다고 깨닫는다. 순간적으로 그는 두 시대를 가로놓는 상상 속 다리 바로 한 가운데 있는 것 같다. 그러자 그는 이 경우에 책을 들여다보는 게 더 빠르리라고 생각한다. 책이 거기, 서재 안에 있으니까. 그는 다시 컴퓨터를 떠나 책선반에서 더블린 사람들의 오랜 책본을 구조해낸다. 셀리아는 이를 1972년 8월 팔마 데 마요르카의 플린 서점에서 샀다. 그 당시 그는 그녀를 알지 .. 2023. 4. 14.
Dublinesque 26- 2019-2-09 page 26 셀리아는 스파이더의 글씨체에 관해 그에게 묻는다. 깨알처럼 작아지는 글씨가 로베르트 발저를 떠올리지 않냐고 물어온 것이다. 그래, 사실 그랬다. 그렇게 보였다. 스파이더라는 이름에 대답을 하는 심약한 젊은 청년의 내성적이며, 미세하게 자잘한 서체는 그가 첫 번째 미치광이 수용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야콥 폰 군텐 저자의 서체가 소실과 퇴색에 대한 강박 때문에 점점 더 작아지고 작아지던 때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 뒤 셀리아는 런던의 침울하고 인심 박한 이스트엔드, 스파이더가 배회하던 그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아차렸는지 물어온다. 그는 셀리아가 영화가 시작된 뒤로 쉼 없이 질문을 하는 것을 알아차린다. ‘누가 당신한테 내가 여전히 바깥세상 일에 집중을 하고 알아차.. 2023. 4. 14.
Against the day 2021년 8월 8일 첫번째 part의 마지막 장의 처음/ 전체 분량의 십분의 일- 호출은 딱 일주일 전에 들어왔다. 이런 폐용의 시절에도, 친구들은 그럼에도 매일밤, 계속해서 서고 있는 불침번 밤중당직에 들어온 호출이었다. 부리가 한쪽 옆으로 돌아간 헐렁한 모자 아래 옛날 그림 속 천사의 얼굴을 한 소년이 송수화기 세트를 들고 나타났다. 전화선은 문 바깥으로 끌리며 거의 불이 없는 어둠 속으로 길게 이어졌다. 아주 늦게까지 일어나 있다, 누군가 짓궂은 장난의 전화일 수도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물 같은 귀리죽과 돼지비계살과 전날 커피의 앙금을 들면서 나눈 의견은, 사실 분분했다. 그 길을 찾도록 도와줄 항법 차트가 없었다. 그들의 유일한 지침은 남서부로 항로를 유지하고 가늠되지 않는 거리의 이름 없는 .. 2023. 4. 12.
Against the day 101-107 2021-08-07 예상보다 긴 밤이었다. 여덟 시경, 한 송량장치(transmitter) 중 하나에 감아둔 이차권선이 폭파했다. 저 바깥 어딘가에서 사용 중인 주파대의 저주파에 필요하여 수 마일 나간 전선을 따라 미친 엘크가 반복적으로 돌격해대었던 것이다. 한밤 가까워 한둘 대초원 회오리바람이 마치 이백 피트 송전탑에서 전기적 방탕을 나눌 동반자라도 찾듯 솟구치며 포효하였고 밤중당직 한중간 즈음에 저 아래 레드빌에서부터 두 명의 자극 받은 화물열차부들이 분규에 접어들고 총알을 교환하였으나, 평소처럼, 아무 일도 초래되지 않는다. 이 근처에 자기장들이 너무나도 강하고 변덕스러워 그들의 총신을 자꾸 잡아당겨 목표물을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야단스러운 파란색, 빨간색, 녹색의 집중 포화들이, 인조 천둥소리와 .. 2023. 4. 12.
Against the day 97-102 2021년 8월 1일 몇 년 뒤에, 1899년 7월 4일 전날 세상 뒤바꾸던, 엄청난 밤에 대해 콜로라도에서 돌던 이야기가 있었다. 다음 날이면 로데오며, 행진 악대들과 다이너마이트 폭발이 가득할 터인데-하지만 그날 밤에 사람이 만든 번개가 번뜩였다, 몇 마일의 미쳐버린 마들이 대초원으로 뛰쳐나왔으며, 전기가 말의 편자 철을 통해 솟구쳐올랐다. 이 편자들은 마침내 벗어나, 카우보이 편자 던지기 놀이용으로 아껴두는데, 이런 프루타에서 샤이엔 웰즈까지 중요한 피크닉 토너먼트 경기도 마찬차기, 이야 편자들은 곧장 날아서 땅바닥의 못에 아니면 가까운 쇠로 만들거나 강철로 만든 아무 물건에다 달라붙어 버리네, 이것도 공중을 날아 한창 나가는 길에 기념품들을 끌어모으고 있지 않을 때지만-총잡이들의 총이 권총집에서 .. 202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