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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140

the glimpse of the moon IX-X IX 넬슨 밴더린는 여전히 여행용 옷을 입고 그 소유의 식당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내부를 다 용서해주는 만족스러운 점검의 시선으로 살펴보았다. 그는 희끗희끗한 머리에 작은 익살맞은 눈에 크고 잘 속는 미소를 지니고 있는, 짧고 동그란 남자였다. 오찬 식탁에 그의 아내가 찰리 스트레포드와 닉 랜싱 사이에 앉아 있었다. 스트레포드 옆에 어린이용 의자에 높이 걸터앉아, 클라리사가 어린이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한편 수지 랜싱은 그녀를 위해 복숭아를 잘랐다. 넓은 오렌지색 가리개를 통해 태양이 흰색으로 차려입은 무리위로 비스듬히 비췄다. “자, 자, 자! 여기서들 붙잡을 줄 알았어!”하고 행복한 아버지가 소리쳤다. 그의 아내와 친구들에게 그가 때에 맞지 않은 순간에 그들을 놀랜 듯이 말을 거는 것이.. 2023. 5. 15.
the glimpse of the moon VII-VIII 2013-9-29 VII 그가 매달린 작업에서 무언가 새로이 부걱부걱 끓어오르는 뜸을 닉 랜싱 자신도 동일하게 깨달았다. 그는 수지나 스트레포드보다 그 자신이 쓰려고 노력하는 책의 더 나은 재판관이었다. 그는 글의 약점들, 글의 기만들, 그가 아주 단단히 그러잡았다 생각하는 그 순간 그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동향들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또한 끝장 났구나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돌아와 그의 면전에서 요란하게 날갯짓을 해대곤 하는 것 역시 잘 알았다. 그는 그것의 상업적인 가치에 대해 어떤 망상도 없었다. 그리고 수지가 그 책을 마리우스로 인유하자 의기양양하기보단 움찔 움츠러들기도 하였다. 책 제목은 “알렉산더의 행차”라고 부를 작정이었다. 그의 창작열은 전설적인 아시아의 풍광을 가로지르.. 2023. 5. 15.
the glimpse of the moon V-VII 2013-9-29 V. 그 일은 진짜 별거 아닌, 사소한 조짐이었지만, 수지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베니스에서 첫날 아침 닉은 먼저 그녀를 보러 오지 않은 채 나가버렸던 것이다. 그녀는 침대에 늦게까지 클라리사와 잡담을 하며 문이 열리고 남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머물렀었다. 그리고 아이가 떠나고 나자, 그녀는 벌떡 일어나 닉의 방안을 들여다보고서 그녀는 방이 빈 것을 확인하고 화장대에서 전보를 부치러 나간다고 그녀에게 알리는 한 줄 메모를 발견했다. 그가 그녀에게 그의 부재를 꼭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다니 꼭 부부가 아니라 연인 같았다. 흡사 어린 소년 같은 일이었다. 왜 그냥 열고 들어와 말을 하지 않은 걸까?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 작은 사실을 전날 밤 저녁 그녀가 그의 방으로 들어가 그가 어느.. 2023. 5. 15.
the glimpse of the moon III-IV 2013-9-29 Ill 코모 호수에 지낸 달은 몇 시간이면 끝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유예를 희망했다. 하지만 선뜻 빌라를 내준 스트레피는 더 길게는 그들 마음대로 쓰도록 해 줄 수가 없었다. 막대한 가격에 그들이 약조한 날에 손아귀에 넣겠다고 고집하는 불쾌한 어느 망나니에게 임대하기로 그로서는 운 좋은 계약을 했기 때문이었다. 랜싱은 새벽에 수지 곁을 떠나, 호수로 내려가 마지막으로 첨벙 호수로 뛰어들었다. 수정 같은 빛을 갈라 집 방향으로 수영을 하며 그는 꽃으로 둘러 장식한 정원, 우거진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 달리는 길고 낮은 집, 그의 아내가 아직 잠을 자고 있는 그 아래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한 달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들의 행복은 그 앞에 지금 놓인 광경처럼 아주 드물고, 환상적으로.. 2023. 5. 15.
the glimpse of the moon 2013-5-8 148 쪽이다. 원래는 300쪽 가깝다. 하는 일도 반쯤 제쳐두고 어느결에, 신나게, 띄엄띄엄 하다보니 열여드레 만에! 생초벌을 (거의) 다했다. 작가는 이디스 워튼이고, 1922년 작이며, 전작과 아주 판이한, 1차 세계 대전의 깊은 시름과 상처에 주름을 지울 수가 없어 작가답지 않게 쓴 로맨스 코믹 소설이라고 한다. 어쨌든, 먼저 올린다.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만 했기 때문에 엄청 터무니 없는 말들이, 오역이, 반복이, 빠진 곳이 수두룩 빽빽해서 아마 다시 고치려들면 75% 이상은 내용이 확 바뀔 것이다마는 기념삼아 먼저 올려 놓는다. 내용인즉슨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인지, 여자에게 혼이 나간 아버지를 둔데가, 일찍이 부모를 여읜 수지와 집안이 아마 그렇게 넉넉치 못하지만 뼈대있는.. 2023. 5. 15.
Summer https://www.youtube.com/watch?v=Igmm-446qSk 2012-12-21 Brideshead Revisited (1981) OST, Sebastian's summer 2023. 5. 14.
Brideshead Revisited ~volume 1 2012-8-14 Volume 1 끝 ‘너도 내가 무얼 물으려고 하는지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세바스찬이 이번 학기에도 너무 술을 마시게 될까?’ 나도 추측을 했었다. 나는 ‘만약 그럴 거라면 전 대답을 않을 겁니다. 현 상황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널 믿는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크라이스트 처치로 오찬을 먹으러 갔다. 그날 밤이 세바스찬에게 세 번째 재앙의 밤이었다. 그가 밤 한시 형편없이 취해서 톰 사각정원을 헤매고 있는 것을 젊은 교수가 발견을 하였다. 그가 시무룩할 때 떠났지만 열두시 몇 분 전만 해도 완전히 말짱한 정신이었다. 그 다음 한 시간 동안 그는 위스키 반병을 혼자서 다 마셨다. 나에게 말을 .. 2023. 5. 14.
Brideshead Revisited 14 2012-8-11 샘그래스씨, 에이드리언 포손 경, 헝가리인들, 수사, 브라이즈헤드, 세바스찬, 코델리아는 모두 크리스마스 파티에 남았다. 종교가 집안 곳곳에서 두드러졌다. 매일 미사와 기도를, 예배실에서 아침, 녁으로 드린다는 그 실천뿐만 아니라 모든 교류에서도 쳐났다. ‘우리는 찰스를 가톨릭으로 만들어야 해.’라고 레이디 마치메인을 말을 했고 내가 방문하고 있는 동안에 대화의 주제를 교묘하게 신성한 자비로 몰고 가는 때면 우리는 많은 작은 잡담을 같이 나누었다. 처음 이런 일을 치른 뒤 세바스찬은 ‘엄마가 너하고 ’작은 잡담‘이라는 대화를 가졌었지? 엄마가 항상 하는 일이야. 진짜 안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잡담하러 오라고 불러간다거나 의식적으로 이끌어 가는 적은 결코 없었다. 그냥 그렇게 .. 2023. 5. 14.
Brideshead Revisited 13 2012-8-9 나는 거기까지 갔던 여정이나 수감 과정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멀캐스터는, 내 생각에 거칠게 저항을 했던 거 같고 우리 주머니를 다 비우라는 명령을 듣자 그는 교도소장이 절도를 한다며 비난했다. 그런 후 우리는 감금되었고 첫 번 째 뚜렷하게 떠오르는 내 기억은 두꺼운 유리창 아래 높게 달린 램프가 있던 타일로 된 벽, 침대와 문이었다. 문에는 내 쪽으로는 손잡이가 없었다. 내 왼쪽 어딘가에서는 세바스찬과 멀캐스터가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세바스찬은 다리도 흔들거리지 않고 상당히 차분하게 경찰서로 향했었다. 지금은 갇히자 광분에 휩싸였는지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댔다. ‘씨발놈들아, 나 안 취했어. 문 열어. 의사 불려줘. 불려달라고. 나 안 취했다잖아. 안 들려?’ 한편 멀캐스터는 저.. 2023. 5. 14.
Brideshead revisited 12 2012-8-6 [5] ‘옥스퍼드가 대표적이야.’ 내가 말했다. ‘새해를 가을에 시작하다니.’ 모든 곳에, 모리돌, 자갈길, 잔디밭에 잎들이 떨어지고 있었고 대학 정원에 모닥불의 연기들이 강의 축축한 박무와 합쳐져 회색 벽들 사이를 떠다녔다. 창포는 반질한 발부리에 깔리고 하나 하나씩 사각 정원을 둘러 등불이 켜지면서 황금빛 불빛들은 흩어져 멀어지고, 새로 가운을 해 입은 새로운 인물들이 아치아래 황혼 사이를 방황하고 이제는 익숙한 종소리가 한 해의 기억들을 이야기하였다. 가을의 기색이 우리를 삼켰다. 마치 유월의 무성하던 시끌벅적함이 내 창문에서 향기를 뿜던 카네이션이 정원 구석마다 들끓고 있는, 축축한 나뭇잎에 자리를 내어주며 죽어버리듯이 우리를 삼켜버렸다. 학기의 첫 번째 일요일 오후였다. ‘나 딱.. 2023. 5. 14.